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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做了一场,关于自己童年的梦。나의 어린 시절에 관한 꿈을 꾸었다.

那年我四岁,最喜欢做的事情,是坐在房间的书桌前画画。그해 나는 4살이었고 가장 좋아하던 일은 방의 책상 앞에 앉아 그림을 그리는 일이었다.
——直到听见窗外传来一阵若即若离的笛声,我欣喜地收好画笔,再拿上几颗糖果向外跑去。——창밖에서 가까워졌다 멀어지는 듯한 피리 소리가 들려오자 나는 기뻐서 붓을 정리하고 사탕 몇 알을 집어 들곤 밖으로 달려나갔다.

我判断着笛声的方向,快步赶往目的地。나는 피리 소리의 방향을 가늠하며 발걸음을 재촉해 그곳으로 향했다.
最后,我跑到教堂旁边的树下,乐声也恰好止息。마침내 나는 교회 옆 나무 아래까지 달려갔고, 음악도 마침 멎었다.
我驾轻就熟地朝树干后掷去一颗糖果,坐在树下的人将它稳稳接住。나는 익숙하게 나무줄기 뒤로 사탕 하나를 던졌고, 나무 아래 앉아 있던 사람은 그것을 안정적으로 받아냈다.
少年收起长笛,慢条斯理地剥开糖纸,一边嚼着,一边幽幽补充一句。소년은 피리를 거두고 천천히 사탕 포장을 벗기더니 씹으면서 낮게 한마디를 덧붙였다.

我从床上坐起身,抬手松动有些僵硬的脖颈。나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고 손을 들어 굳은 목을 가볍게 풀었다.
这是我成年后在这座小镇度过的第一夜——在此之前,我已经阔别此地七年。여기서 어른이 된 뒤로 보내는 첫 번째 밤이다——그전에는, 이곳을 떠난 지 이미 7년이었다.
回来其实是一个迫不得已的决定,大学毕业后挂在画廊里的画作始终无人问津,倘若我还想自由创作,只能从其他地方节省开支。돌아온 건 사실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 대학 졸업 후 갤러리에 걸어 둔 그림은 줄곧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았고, 내가 자유롭게 창작을 계속하려면 다른 곳에서 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想到这里,我有些无奈地摇了摇头。여기까지 생각하니 나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艾因就是我方才梦见的少年,在我的印象里,他总是坐在树下,吹奏自己手中的长笛。아인은 방금 내가 꿈에서 본 소년이다. 내 기억 속의 그는 늘 나무 아래 앉아 손에 든 피리를 불고 있었다.
因为有着“恶魔之子”的名号,再加上他本身性格有些孤僻,当时我是唯一一个愿意接近他的小孩。"악마의 아들"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는데다 성격도 다소 외톨이라, 그때 그에게 다가가려 한 아이는 나 하나뿐이었다.
但在彼此陪伴了一段时间后,某天我突然失去了关于他的全部消息。하지만 한동안 서로 함께 지내던 어느 날 나는 갑자기 그에 관한 모든 소식을 잃었다.
……现在回想起来,简直就像每个人童年里总会有的,想象中的朋友。……지금 돌이켜보면 마치 누구나 어린 시절에 하나쯤 있는 상상 속 친구 같았다.

大约是重回故地触景生情,更容易想起一些往事。
我下床简单洗漱一番,将那些迷思抛在脑后。아마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풍경에 마음이 흔들리니 지난 일들이 더 쉽게 떠오르는 모양이다.
나는 침대에서 내려와 가볍게 씻고 그런 의문들을 뒤로 미뤘다.

说是“随便逛逛”,行走间我仍在不自觉地寻找曾经去往教堂的方向。"아무렇게나 둘러본다"고 했지만 걸음을 옮기는 동안 나는 무의식적으로 예전에 교회로 가던 방향을 찾고 있었다.
——直到,路边的一位小摊摊主将我叫住。——그러다 길가의 노점 주인이 나를 불러 세웠다.

年轻人,你这是想去哪里?젊은이, 어디로 가려는 거냐?

你是被谁耍了吗?누가 너를 놀리기라도 했니?
已经被烧干净的地方,有什么好去的?이미 모조리 타 버린 곳에 뭐 하러 가?
我下意识攥紧拳头。나는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움켜쥐었다.

就是字面上的那个意思。说起来,你是从外地来的对吗?말 그대로의 뜻이야. 그런데, 너는 외지에서 온 거지?

哦,那你一定已经离开很久了。当时教堂里有个老头,收养了些孩子。오, 그럼 벌써 오래 전에 떠났겠구나. 그때 교회엔 노인이 한 분 있었고 아이들을 몇 명 거두었지.
没想到他收留的孩子里有很可怕的东西……咳,听说引来天罚,把一切都烧干净了。그런데 그가 들인 아이들 중에 아주 무서운 존재가 있었고…… 큼, 하늘의 징벌을 불러 모든 걸 다 태워 버렸다는 소문이야.

大约是五年前,教堂发生了一场火灾。아마 5년 전쯤 교회에 큰 화재가 났다.

在火焰熄灭后,没有人再敢去重建那座建筑。불길이 꺼진 뒤 그 건물을 다시 지으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后续有人来调查过火灾的起因——有人说是闪电天罚带来火焰,也有人说是人为纵火,但纵火者死在了废墟中,这事就不了了之。이후 화재의 원인을 조사하러 온 사람도 있었는데——벼락 같은 천벌이 불을 일으켰다는 말도 있었고, 누군가는 방화라고도 했지만, 방화범은 폐허 속에서 죽어 버려서 일은 흐지부지되었다.


要我说,这应该是引来天罚了。那老头收留了恶魔之子,把自己害死了——내 생각엔 그건 천벌을 받은 거야. 그 노인은 악마의 아들을 거두어 스스로 화를 부른 거지——
这句话轻飘飘地落下,我的脑中发出一声巨大的轰鸣。그 말이 가볍게 떨어지자 내 머릿속에서 거대한 굉음이 울렸다.
艾因……死了?아인이…… 죽었어?

我是拖着麻木的脚步,走到教堂化为的废墟前。나는 감각이 마비된 발걸음을 끌며 교회가 무너진 폐허 앞까지 걸어갔다.
记忆中的建筑已经不复存在,徒留一地断瓦残砖,仅存的墙体也带上烧黑的焦痕。기억 속 건물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깨진 기와와 벽돌만 널브러져 있었으며 남아 있던 벽체에도 그을린 자국이 남아 있었다.
我俯下身,拨开地面的碎石,想要确认眼前这一切的真实性。나는 몸을 굽혀 바닥의 깨진 돌들을 헤치고 눈앞의 모든 게 진짜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耳畔传来了古怪的音乐声,像是有什么东西在耳膜边拉锯。귓가에 괴이한 음악 소리가 들려왔고 마치 무엇인가가 고막을 톱질하는 듯했다.
我退后半步,还未想明白发生了什么事,突然感觉自己手上握住了什么。나는 반걸음 물러섰고,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깨닫기도 전에 갑자기 손에 무언가를 움켜쥐고 있음을 느꼈다.
是一个坚实的管状物品。低下头仔细一看,外轮廓却是再熟悉不过。단단한 관 모양의 물건이었다. 고개를 숙여 자세히 보니 겉모양이 너무도 익숙했다.
——是当初艾因吹奏过的长笛。——그건 예전에 아인이 불던 피리였다.
我像是抓住救命稻草般喊出这个名字——尽管刚听人说了那样的传闻,但我还是觉得那些传言一定搞错了什么。나는 마치 구명줄을 붙잡은 듯 그 이름을 소리쳤다——방금 그런 소문을 듣긴 했지만 그래도 그 소문은 틀림없이 뭔가 잘못됐다고 느꼈다.
身边依旧无人回应,我咬了咬牙,干脆把长笛横到嘴边,不管不顾地吹出了一个音节。주변에선 여전히 아무도 답하지 않았다. 나는 이를 악문 채 아예 피리를 입가에 가로대고 닥치는 대로 음 하나를 불어냈다.
刚吹出第一个音时,我便感到一阵头晕目眩。첫 음을 불어 넣자마자 나는 아찔한 어지럼을 느꼈다.

我努力维持平衡,却只听见了一声轻微的嗤笑。나는 균형을 잡으려 애썼지만 들려온 건 가벼운 비웃음 소리였다.
最终,我脚下一空,彻底失去了意识。결국 발밑이 텅 비면서 완전히 의식을 잃었다.
…………

那股未知的力量将我带向地面,意识被身下坚硬且冰凉的触感唤醒,我迷茫地睁开眼。그 알 수 없는 힘이 나를 지면으로 끌어내렸고, 아래에서 전해지는 단단하고 차가운 감각에 의식이 깨어나 나는 멍하니 눈을 떴다.
——我怎么躺在教堂的地板上?!——내가 왜 교회 바닥에 누워 있는 거지?!
身旁的装潢布置都与我的记忆别无二致,若不是亲眼见过那片废墟,我几乎要以为自己回到了儿时的那座教堂。곁의 장식과 배치는 내 기억과 조금도 다르지 않아, 그 폐허를 직접 보지 않았다면 나는 어린 시절의 그 교회로 돌아왔다고 생각할 뻔했다.
…………
脑内的眩晕感尚未彻底散去,我听见翅膀拍打的声响,像是有鸟群在我的头顶上方徘徊。머릿속의 어지럼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채 나는 날개가 퍼덕이는 소리를 들었다. 내 머리 위를 새 떼가 맴도는 것 같았다.
尖利的鸟叫近乎刺穿耳膜,黑压压的鸟群不由分说地俯冲向我。날카로운 새 울음이 고막을 거의 꿰뚫을 듯했고, 시커먼 새 떼가 가차 없이 나를 향해 급강하했다.
耳边响起一道脆响,我本能地闭上眼。
预想中的攻击并没有袭来,反而是鸟群发出的声响变得微弱。귓가에 또렷한 소리가 울려 나는 본능적으로 눈을 감았다.
예상하던 공격은 닥치지 않았고 오히려 새 떼가 내는 소리가 약해졌다.
我慢慢睁开眼,望向挡在我身前的人影。나는 천천히 눈을 뜨고 내 앞을 가로막은 사람의 실루엣을 바라보았다.

我抬起头,视线被空气中溅起的殷红色液体浸没。나는 고개를 들었고, 공중에 튄 진붉은 액체가 시야를 가득 채웠다.
利刃划过的脆响夹杂惨叫声此起彼伏地响起。视线与来人在空中交汇,我隔着逃窜的飞鸟,辨认他的容貌。날 선 칼날이 스치는 소리와 비명소리가 잇달아 울려 퍼졌다. 허공에서 시선이 그와 맞닿았고 나는 달아나는 새들 너머로 그의 얼굴을 식별했다.

嗯,是我。응, 나야.
你好啊,又见面了——或者说是初次在“这里”见面。안녕, 또 만났네—— 아니면 "여기"에서 처음 만났다고 해야 하나.
……欢迎来到我的世界。……나의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해.

记忆中的少年脸上带有一种近乎于慈悲的平静,他扬起手中的银质剪刀,利落而无情地施以裁决。기억 속 소년의 얼굴에는 거의 자비에 가까운 평온이 떠 있었고, 그는 손에 든 은빛 가위를 들어 능숙하고도 냉정하게 심판을 내렸다.
零落的黑羽四处飘散,光洁的白色瓷砖连同少年的衣襟皆被染上星点赤红。흩어진 검은 깃털이 사방으로 흩날리고 매끈한 흰 타일과 소년의 옷자락에는 별처럼 붉은 점들이 묻었다.
我仰望着那张陌生又熟悉的脸,愈发觉得自己正在做一场光怪陆离的梦。나는 낯설면서도 익숙한 그 얼굴을 올려다보며, 점점 더 기이하고 요란한 꿈을 꾸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一切喧嚣归于平静,艾因收起剪刀,慢条斯理地开了口。모든 소란이 가라앉자 아인은 가위를 거두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喜悦与不安的情绪在心头交杂,有太多问题不知从何问起。
在我尝试开口前,艾因倾身凑了过来。기쁨과 불안이 뒤엉켜 무엇부터 물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내가 말을 꺼내려는 순간 아인이 몸을 기울여 다가왔다.
我有千百个问题堵在喉头,却见到艾因皱了皱眉,抬手挑起我耳旁垂落的发丝。목구멍에 수많은 질문이 막혀 있었지만, 아인이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손을 들어 내 귀 옆으로 떨어진 머리카락을 들어 올리는 게 보였다.
艾因摘下了沾在我头发上的羽毛,有那么一刻,我甚至觉得一切回到了记忆中的从前。아인은 내 머리카락에 붙은 깃털을 떼어 주었고 잠깐이나마 모든 것이 기억 속 그때로 돌아간 듯했다.
唯独一点不同……他的手比印象中要凉许多。다만 한 가지가 달랐다…… 그의 손이 기억보다 훨씬 차가웠다.
对艾因的担忧占据上风,我不假思索地握住他的手。像是没料到我的举动,艾因低头笑了一声。아인에 대한 걱정이 앞서 나는 주저 없이 그의 손을 잡았다. 내 행동이 뜻밖이었던지 아인은 고개를 숙여 한 번 웃었다.
他摇了摇头,手腕一松,回握住我的手。그는 고개를 저으며 손목의 힘을 풀고 내 손을 되잡았다.
只不过,如果你没打算过来还东西的话,我就不该让你这么轻易来这里。다만, 네가 돌려주러 올 생각이 아니었다면 네가 이렇게 쉽게 여기로 오도록 냅두면 안 됐어.
我应该一直看着你的。내가 계속 너를 지켜보고 있었어야 했는데.
我欲言又止——艾因正好端端地站在我面前,和传闻完全不同。
斟酌一阵,换了个方式开口。나는 말을 머뭇거리다 삼켰다——아인은 내 앞에 멀쩡히 서 있고 소문과는 전혀 달랐다.
잠시 말을 고르고 다른 방식으로 물었다.
艾因的手指在相握间带上些力度,嘴角的笑意逐渐加深。맞잡은 손에 아인의 손가락이 조금 더 힘을 주었고 그의 입가 미소가 점점 더 깊어졌다.
艾因牵着我的手走了一段,而后松开手,对我招了招。아인은 내 손을 잡고 한참 걷다가 손을 놓고 내게 손짓했다.
实话说,此刻我心里更多的是困惑——奇异袭击的鸟群,“死而复生”的艾因,谜团越来越多。솔직히 말해 지금 내 마음속에는 혼란이 더 커졌다——기이하게 습격해 온 새 떼, "죽었다가 되살아난" 아인, 수수께끼는 점점 늘어났다.
艾因带着我一路向前,我注意到大厅里有很多隔断的小隔间,有点像忏悔室,却比现实中更加密集。아인은 나를 이끌고 계속 앞으로 걸었고, 나는 홀에 칸막이로 나뉜 작은 칸들이 많은 걸 보았다. 고해소 같았지만 현실보다 훨씬 빽빽했다.
大厅角落里有一条向下的台阶,艾因在这里停下了脚步。홀 구석에는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하나 있었고 아인은 거기서 걸음을 멈추었다.
袭击我的……是指刚刚被艾因解决的“鸟群”(总觉得它们不仅仅是鸟)?나를 습격한 것…… 방금 아인이 처리한 "새 떼"(왠지 그것들은 단지 새만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를 말하는 건가?
我指了指自己。나는 나를 가리켰다.

嗯。你总会想起来的。응. 너는 결국 떠올리게 될 거야.
这声应答被他放得很轻,像从喉咙深处咕哝出的呢喃。
连带着他之后的话语也变得模糊。그의 대답은 아주 낮게 흘렀고, 마치 목구멍 깊은 데서 웅얼거리는 속삭임 같았다.
그 뒤에 이어진 그의 말 또한 흐릿해졌다.

虽然也不知道,强迫你想起这些究竟是不是好事。억지로 이런 걸 떠올리게 하는 게 과연 좋은 일인지는, 나도 모르겠어.

又是梦。또 꿈이다.
我看见六岁的自己蹲在树下,用捡来的树枝在地面涂画。
勾勒一阵后站起身,招手呼唤不远处的玩伴。나는 6살의 내가 나무 아래 쭈그리고 앉아 주워 온 나뭇가지로 땅바닥에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보았다.
한동안 윤곽을 그린 뒤 일어나 멀지 않은 곳의 친구를 향해 손짓하며 불렀다.
喂——你来看看,那些看不见的东西,会不会长这样?야아——와서 봐봐, 그 보이지 않는 것들이 혹시 이런 모습일까?
……咦?……어?
没有得到回应,我拾起滚落在脚边的长笛,探身向树后望去。대답이 없자 발치에 굴러떨어진 피리를 집어 들고 몸을 기울여 나무 뒤를 내다보았다.
兜兜转转绕过院落,在一棵树下,终于见到了小小的艾因。他正捧着一本书,书本上尽是一些晦涩的内容。맴돌다 한 그루 나무 아래에서 드디어 작은 아인을 보았다. 그는 책 한 권을 들고 있었고 책에는 난해한 내용이 가득했다.

嘘!쉿!
别出声,这是异教徒的书。소리 내지 마, 이건 이교도의 책이야.
我还记得,当时的我因为能跟艾因一起触碰禁忌,心里有些紧张兴奋。但后来发现完全看不懂,就收拾东西回家了。나는 그때 아인과 함께 금기를 건드릴 수 있다는 사실에 조금 긴장되고 들떴던 게 아직도 기억난다. 하지만 나중에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걸 깨닫고 물건을 챙겨 집으로 돌아갔다.

这座教堂以前是在拜异教徒偶像的地方,后来被改建成教堂。이 교회는 예전에는 이교도의 우상을 숭배하던 곳이었고 나중에 개조되어 교회가 된 거야.
“纳克特”在异教徒的语言里,是裸露的意思。"나크트"는 이교도의 언어로 벌거벗음을 뜻해.

最初的人类不会说话,裸着身子行走在大地上,“有翼者们”从天空上带来知识……최초의 인간은 말을 하지 못했고, 벌거벗은 채 대지를 걸었으며, "날개 달린 자들"이 하늘에서 지식을 가져왔대……

不是哦,至少神认为不是。아니야, 적어도 신은 아니라고 여겼어.
异教徒的建筑被保留下来一部分,是为了展示神彻底战胜了恶魔。이교도의 건축 일부가 보존된 건 신이 악마를 완전히 이겼음을 보여 주기 위해서야.
有翼者是诱惑人类的异教恶魔,最初人类赤裸行走的状态才是好的……날개 달린 자들은 인간을 유혹하는 이교의 악마, 최초의 인간이 벌거벗고 걷던 상태가 바람직한 거였어……
梦境的最后,是从四面八方传来的,阵阵尖叫与哭嚎。꿈의 끝에는 사방에서 들려온 날카로운 비명과 울부짖음 뿐이었다.

我在一片凄厉的尖叫声中睁开眼。나는 처절한 비명 속에서 눈을 떴다.
甬道幽深望不见尽头,行动范围被数道铁质栏杆限制,身下却是柔软且温暖的床铺。복도가 깊고 끝이 보이지 않았다. 움직일 수 있는 범위는 여러 겹의 철제 난간에 의해 제한되어 있었지만 내 아래에는 부드럽고 따뜻한 침상이 있었다.
我试探着起身,观察这一方空间。나는 조심스레 일어나 이 공간을 둘러보았다.
梦里的记忆逐渐恢复,我想起了之前那些袭击我的乌鸦,还有艾因的话……꿈의 기억이 서서히 돌아왔고 전에 나를 습격했던 까마귀들, 그리고 아인의 말이 떠올랐다……
像是没料到我的突然询问,艾因低头笑了一声。내 갑작스런 물음이 예상 밖이었던지 아인은 고개를 숙여 한 번 웃었다.
발라븐(瓦尔拉文/Valravn)이란 덴마크 민담에 등장하는 요괴입니다.
기사가 저주를 받아 까마귀로 변한 존재로 등장하며, 아이의 피 혹은 심장을 마셔야만 인간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전해지곤 합니다.
민담이다 보니 여러 버전이 존재하지만 까마귀 형상임은 변하지 않습니다.
又是一个不认识的名词,不过我敏锐地捕捉到了其中的因果。또 모르는 명칭이었지만 나는 그 안의 인과를 재빨리 붙잡았다.
艾因,你把我带到这里……是因为那些叫瓦尔拉文的东西要袭击我?아인, 네가 나를 여기로 데려온 건…… 그 발라븐이라는 것들이 나를 습격하려고 해서야?
你在保护我?나를 보호하려고?
……
你饿了吧。可以先吃点。배고프지. 먼저 좀 먹어.
艾因自然地伸了个懒腰,从另一边的柜子里拿出一些食物。아인은 자연스럽게 기지개를 켜고 다른 쪽 캐비닛에서 음식을 조금 꺼냈다.
在他转移话题的同时,我检视着这个小小的“牢笼”。그가 화제를 돌리는 동안 나는 이 작은 "감옥"을 살펴보았다.
这里看似简陋狭小,但各类设施一应俱全,有我小时候用过的画笔,笔杆上刻着我的名字,还有许多攥成团的糖纸。여기는 겉보기엔 초라하고 비좁지만 각종 설비가 다 갖춰져 있었다. 내가 어릴 때 쓰던 붓이 있고, 붓대에는 내 이름이 새겨져 있었으며, 뭉쳐진 사탕 포장지도 많이 있었다.
传说中的恶魔之子正在将一块软面包一分为二,并将稍大些的那块递给我。전설 속의 악마의 아들이 부드러운 빵 한 조각을 둘로 가르더니 조금 더 큰 쪽을 내게 내밀었다.
他平静地做出叮嘱,我观察着他的脸色,思索如何发问。그는 차분히 일렀고 나는 그의 안색을 살피며 어떻게 물을지 궁리했다.
瓦尔拉文是什么?발라븐이 뭐야?
……这里又是什么地方?……여기는 또 어떤 곳이고?
瓦尔拉文就是上面那些不自量力的东西。至于这里是什么地方……발라븐은 위에 있던 그 분수도 모르는 것들. 여기가 어떤 곳이냐 하면……
这是教堂的地下室。여기는 교회의 지하실이야.
我笔直地迎上他坦荡的目光,准备继续追问时,房间正上方传来一阵奇怪的窸窣声响。나는 그의 담담한 시선을 똑바로 받아치며 계속 캐물으려던 찰나 방 정면 위쪽에서 기묘한 바스락거림이 들려왔다.
听见了吗?就是它们——已死者的灵魂。들렸지? 바로 그것들——죽은 자들의 영혼이야.
人死后会被引向天堂或地狱,这俩地方都不收的异教徒就会变成这种东西,跟着有翼者们一起飞走。사람은 죽으면 천국이나 지옥으로 이끌려 가고, 그 둘 모두가 받아 주지 않는 이교도는 이런 것들로 변해서 날개 달린 자들을 따라 함께 날아가.
在异教徒的书里,瓦尔拉文的意思是“死者的乌鸦”。이교도의 책에서 발라븐은 "죽은 자의 까마귀"라는 뜻이지.
但它们好像没能飞走……하지만 녀석들은 날아가지 못한 모양이야……
是啊,所以你也不要离开地底,免得被它们碰到。그러니 너도 지하를 떠나지 마, 녀석들에게 닿지 않게.
艾因不置可否地耸耸肩,探询似的问我。아인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어깨를 으쓱하고는 탐색하듯 물었다.
我斩钉截铁地摇了摇头。나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他丢下这句话,随即消失在地道的尽头。그는 그 말을 남기고 곧바로 지하 통로 끝으로 사라졌다.
接下来,我开始了在教堂地底的独处时光。刨除被囚禁的现状外,这里的生活其实不坏。그다음부터 나는 교회 지하에서 고독한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감금되어 있다는 사실만 빼면 여기 생활은 사실 나쁘지 않았다.
每到吃饭的时间,这里都会出现软面包,烤鸡或者烤小肋排,糖果的包装来自街角已经关门的店铺。식사 시간이 되면 여기에는 부드러운 빵이나 구운 닭, 작은 갈비 등이 나타났다. 사탕 포장은 이미 문을 닫은 길모퉁이 가게의 것이었다.
我有时会向艾因提要求——要书,要画材,要可以照一整晚的灯,几乎每次都能得到满足。나는 때때로 아인에게 요구를 했다——책, 화구, 밤새 밝힐 수 있는 등불. 거의 매번 충족되었다.
我没有答应艾因归还笛子,一方面是因为它突然出现又消失,不知道怎么还。나는 아인에게 피리를 돌려주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그것이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지니 어떻게 돌려줘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另一方面则是因为,我怕真还给他以后就无法继续留在这里。다른 한편으로는, 돌려주면 더는 여기 머무를 수 없을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艾因每天会来探视我几次,跟我闲聊几句——有时我睡一觉醒来后,发现他也在囚室里,但不知道他是什么时候回来的。아인은 하루에도 몇 번씩 나를 보러 와 몇 마디 담소를 나눴다——어쩔 때는 내가 한숨 자고 깨어나면 그도 감방 안에 와 있었지만, 언제 돌아온 건지는 알 수 없었다.
在被关在这里的第三天,我发现了“艾因睡在哪儿”的秘密。여기에 갇힌 지 사흘째 되던 날 나는 "아인이 어디서 자는지"의 비밀을 알아냈다.
房间角落里放了个木箱,我坐下打算稍作歇息。방 구석에는 나무 상자가 하나 놓여 있었고 나는 잠시 쉬려고 앉았다.
这个座位坐起来并不稳当,我的动作似乎把上方松动的箱顶按回了原处。이 자리는 앉기가 썩 안정적이지 않았고, 내 동작이 위에 느슨해진 상자 뚜껑을 제자리로 눌러 붙인 듯했다.
……
谁让你随便乱坐的?누가 마음대로 함부로 앉으랬지?

……离这个箱子远一点。……이 상자에서 좀 떨어져.
我忙不迭地答应下来。硕大的木箱传出一阵响动,箱顶一松,艾因抬手从中坐起。나는 서둘러 대답했다. 거대한 나무 상자에서 소리가 나더니 뚜껑이 느슨해지고, 아인이 손을 짚고 그 안에서 몸을 일으켰다.
……什么密道?……무슨 비밀 통로?
那是我睡觉的地方,到不了外面的。그건 내가 자는 곳이야, 밖으로 이어지지 않아.
也就是说,这几天的所谓“囚禁”他都是让我睡床,自己躺在厚重的箱子里?그러니까, 이 며칠의 이른바 "감금" 동안 그는 내가 침대에서 자게 하고 자신은 두꺼운 상자 안에 누웠다는 말인가?
像是察觉到了我表情的异样,艾因斩钉截铁地开了口。내 표정의 이상함을 눈치챘는지 아인은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
你别想太多。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
你没来的时候,我也是睡这里的。네가 오지 않았을 때도 여기서 잤어.
我观察着艾因的脸色,思索如何发问。나는 아인의 안색을 살피며 어떻게 물을지 궁리했다.
在我的注视下,周围的空间发生了奇异的延展——面前的软床垫从单人床变成了双人床,硕大的木箱也变宽了数倍。내 눈앞에서 주위 공간이 기묘하게 늘어났다——앞의 부드러운 매트리스는 싱글에서 더블로 변했고, 거대한 나무 상자도 몇 배나 넓어졌다.
几乎在肉眼注视的过程中,栏杆里的狭小区域毫无征兆地成倍扩大。육안으로 지켜보는 동안 난간 안의 비좁은 구역은 아무 예고 없이 배로 커졌다.
艾因平静坦然地看向我。아인은 평온하고 담담하게 나를 바라보았다.
我想到他前几天都在早出晚归,思付着他是不是有点过于辛苦。艾因盯着我看了一会儿,眉头皱起。며칠 동안 그가 아침 일찍 나갔다가 늦게 돌아온 게 떠오르며 혹시 너무 무리하는 건 아닌지 생각했다. 아인은 한동안 나를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不想。생각 안 해.
我更想知道如何了解瓦尔拉文——就是那些攻击我和被你驱散的东西。나는 발라븐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가 더 궁금해——나를 공격했고 네가 쫓아낸 바로 그것들 말이야.
比起从你身边逃开,我更想用自己的眼睛去看、用自己的耳朵去听、用自己的身体体验更多。네 곁에서 도망치는 것보다, 내 눈으로 보고 내 귀로 듣고 내 몸으로 더 많이 체험해 보고 싶어.
带我去地面上吧……我想更多看看你的世界。나를 지상으로 데려가 줘…… 너의 세계를 더 보고 싶어.

当天晚上,我又做了梦。그날 밤 나는 또다시 꿈을 꾸었다.
在雾气笼罩的梦境中,响起了闻所未闻的恢弘音乐。我抬起头,只看见无数飞翔的黑影在天空游荡。안개가 뒤덮은 꿈속에서 일찍이 들어 본 적 없는 장대한 음악이 울려 퍼졌다. 나는 고개를 들어 하늘에 떠도는 수없이 많은 검은 그림자만을 보았다.
而它们共同追随的——그리고 그것들이 함께 추종하던 존재는——


是蓝黑色火焰中的身影。남흑색 불길 속의 실루엣.
是艾因。아인이었다.
或者说,不仅仅是我熟悉的那个他。혹은, 내가 아는 그에만 한정되지 않는 존재였다.
他凌驾于教堂尖顶建筑之上,作为睥睨下方一切的指挥者。그는 교회의 첨탑 건물 위에 군림하며 아래 모든 것을 굽어보는 지휘자로 서 있었다.
那些黑影环绕着他,向他顶礼膜拜,就像是迷失的群鸦在追随自己的头领——그 검은 그림자들은 그를 에워싸고, 길 잃은 까마귀 떼가 우두머리를 좇듯 그에게 엎드려 숭배했다——
视野消失的时候,我看见了无数振翅欲飞的翅膀。시야가 사라지는 순간 나는 날아오르려 퍼덕이는 무수한 날개를 보았다.

我再次醒来时依然处于囚室中,面前的围栏却不知何时打开了。艾因俯下身子,额心与我的额心相距极近。다시 눈을 떴을 때 여전히 감옥 안이었지만 앞의 울타리는 어느새 열려 있었다. 아인이 몸을 굽혀 그의 이마와 내 이마가 거의 맞닿을 만큼 가까웠다.
我刚想表达喜悦,就听见手腕边咔嚓一声脆响——艾因用一个金属制的细链手铐将我扣住,另一端扣在他自己手腕上。막 기쁨을 드러내려던 참에 손목 옆에서 딱 소리가 났다——아인은 금속제 가느다란 사슬 수갑을 내 손목에 채우고 다른 한쪽을 자신의 손목에 채웠다.
他理直气壮地说道,试了试链子的长度,却又用修长的手指勾了勾我的手指。他的力度不轻不重,我也就势扣着他的手指。그는 당연하다는 듯 말하고 사슬 길이를 가늠하더니, 다시 길고 가는 손가락으로 내 손가락을 살짝 걸었다. 그의 힘은 세지도 약하지도 않았기에 나도 그대로 그의 손가락을 맞걸었다.
我小声嘀咕着。나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回到教堂后,还没来得及观察周围的环境,就看见艾因眉毛一挑,抓着我的手一起走到角落。교회로 돌아오자 주위를 둘러볼 겨를도 없이 아인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내 손을 잡고 함께 모퉁이로 걸어갔다.

来得还挺快。꽤 빨리 왔네.

进去再说话。들어가서 말하자.

艾因将我带进一旁的告解室内,在一方并不宽敞的空间里,他俯下身,凑近我耳边说道。아인은 나를 옆의 고해소로 데리고 들어갔다. 그리 넓지 않은 공간에서 그는 몸을 굽혀 내 귀에 바짝 대고 말했다.

等下就有东西要过来了。이따가 무언가가 올 거야.
如果想活命的话,就不要乱说话。살고 싶다면, 함부로 말하지 마.
紧张的情绪被带起,我压低声音询问。긴장된 감정이 고조되어 나는 목소리를 낮추어 물었다.

我?我当然要出去。나? 나는 당연히 나가야지.
不过肯定不会离你太远,想喊我的话就拉一拉。그래도 너한테서 멀리는 안 갈 거야. 나를 부르고 싶으면 살짝 당겨.
艾因钻出门帘,一只手背在身后,离我极近,长的细链分别系在我们两个的手腕上。아인은 문발을 비집고 나가며 한 손을 등 뒤에 두었고 내게서 아주 가까운 거리에 섰다. 길고 가느다란 사슬은 우리 둘의 손목에 각각 매여 있었다.
我轻轻牵拉了一下我们之间的链条,像是在确认彼此的位置。나는 서로의 위치를 확인하듯 우리 사이의 사슬을 살짝 당겼다.
艾因的声音隔着门帘传来。문발 너머로 아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你在里面的话,也可以帮我听听。네가 안에 있으니 나 대신 들어 줘도 돼.
如果等下觉得过来的人应该被原谅,就碰一下。이따가 오는 사람이 용서받아야 한다고 느끼면 한 번 건드려.
觉得罪不可赦的话,就碰两下。죄가 용서할 수 없다고 느끼면 두 번.

你很快就会知道了。곧 알게 될 거야.
屋外的脚步声已经达到我也能清晰听见的程度,我率先碰了一下艾因的手,以作回应。바깥의 발소리는 이제 나도 또렷이 들릴 정도가 되었고, 나는 먼저 아인의 손을 한 번 건드려 답했다.

说吧,为什么来这里。말해, 왜 여기로 왔지.
是一个女人的声音,并不是什么怪物或者袭击者。我将手放在门框边,时不时隔着帘布轻轻摩梭艾因的掌心。여자의 목소리였고 괴물이나 습격자는 아니었다. 나는 문틀에 손을 얹고 때때로 커튼 너머 아인의 손바닥을 살짝 쓸었다.
跟想象中的“乌鸦怪物”不同,这个瓦尔拉文的声畜像极了普通的人类,听起来甚至有些令人共情的哀伤。상상하던 "까마귀 괴물"과 달리 이 발라븐의 목소리는 평범한 인간과 너무나 비슷했고, 듣기에 공감이 일 정도로 애달팠다.

嗯。응.
所以在他出生的那天,我抱着他去了病房,换走了那个同天出生的贵族家小崽子。그래서 그 아이가 태어난 날, 저는 아이를 안고 병실로 가서 같은 날 태어난 귀족 집 아이와 바꿔치기했습니다.
为了不留下证据,我甚至悄悄处理了那个换回来的小崽子,对外说是个死婴。증거를 남기지 않으려고 바꿔치기해 데려온 아이는 몰래 처리했고, 바깥에는 사산아라고 했어요.
什么?——没料到是这样的展开,我下意识勾住艾因的手指,随即被他回握住。뭐라고?——전개가 이럴 줄은 몰라서 나는 무의식적으로 아인의 손가락을 건드렸고 곧 그가 맞잡아 주었다.
他会过上幸福、富有的生活……他应该知道感恩的。그 애는 행복하고 풍요롭게 살게 될 거예요…… 감사할 줄 알아야 하는데.
但为什么?为什么我等了六年……找到小安东的时候,他还是不肯叫我一声妈妈?그런데 왜죠? 왜 제가 여섯 해를 기다려…… 꼬마 안동을 찾아갔을 때, 그 애는 어째서 저를 "엄마"라고 부르지 않는 거죠?
明明留下了足够多的记号,他居然还是那么怕我?분명 표시를 충분히 남겨 두었는데, 그 애는 어째서 아직도 그렇게나 저를 두려워하는 거죠?

……看来是你没能得到信任。……보아하니 네가 신뢰를 얻지 못했군.
女人越说越激动,话语间伴着奇怪的窸窸窣窣声。여자는 말할수록 격해졌고 말 사이사이로 이상한 바스락거림이 섞였다.
女人发出狰狞的尖笑声,我不再犹豫,碰了两下艾因的手。여자가 험상궂은 날카로운 웃음소리를 내자 나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아인의 손을 두 번 건드렸다.
门外的女人仍在持续狞笑着,但我和艾因之间的细链却不知何时被解开。문 밖의 여자는 여전히 섬뜩하게 웃고 있었지만 나와 아인 사이의 가느다란 사슬은 어느새 풀려 있었다.
我一咬牙,索性掀起门帘,打算助他一臂之力。나는 이를 악물고 문발을 홱 젖히며 그를 도우려 밖으로 나섰다.
迎着不知从何处吹起的阵阵阴风,我终于窥见了女人的样貌。어디선가 불어오는 음산한 바람을 맞으며 나는 마침내 여자의 모습을 들여다보았다.

用“人”来形容或许井不准确——在头颅本应生长的地方,是一朵包裹着婴儿襁褓的,硕大的玫瑰花。"사람"이라 부르기엔 아마 정확하지 않을 것이다——머리가 있어야 할 자리에 아기 포대를 감싼 커다란 장미꽃이 있었다.
它不是“死者的乌鸦”,而是一种凝固在地面上,无法再生长的东西。그것은 "죽은 자의 까마귀"가 아니라, 땅에 굳어 더는 자라지 못하는 어떤 것이었다.
眼前的一幕实在过于惊悚,我僵立在原地同她对峙。
她痛苦地弯下腰,发出失控的低吼。눈앞의 광경이 너무도 섬뜩해서 나는 굳어 선 채 그녀와 마주했다.
그녀는 고통스럽게 허리를 굽히며 통제 불능의 낮은 울음을 토했다.
救我……구해 줘……
救救……我……도와…… 나를……
她用尽最后的力气,不顾一切地朝我扑来。그녀는 마지막 힘을 다해 아랑곳하지 않고 내게 달려들었다.
我不知道艾因在哪儿,也来不及去找他。在千钧一发的时刻,我只来得及喊出一句——나는 아인이 어디 있는지 몰랐고 찾을 겨를도 없었다. 일촉즉발의 순간, 나는 한마디를 외칠 시간밖에 없었다——
硕大的玫瑰在我面前不远处停下,喃喃重复。거대한 장미는 내 앞의 멀지 않은 곳에서 멈춰 서더니 중얼거리듯 되뇌었다.
硕大的花朵迟疑着,抖动着。거대한 꽃은 머뭇거리며 떨렸다.
名字……他确实抵触这个名字……이름…… 그 아이는 분명 이 이름을 거부했어……
啊啊……啊啊啊——아아…… 아아아——
我为自己争取了时间,退后打算就地取材寻找武器,却意外发现那根长笛再度出现在我口袋里。나는 시간을 벌기 위해 뒤로 물러서 주변에서 무기를 찾으려 했지만, 뜻밖에도 그 피리가 다시 내 주머니에 나타나 있었다.
尽管无人吹奏,但那根笛子居然自己发出了一声短促的哨音。아무도 불지 않았는데도 그 피리는 스스로 짧은 휘파람 같은 소리를 냈다.

呃啊——으아——

……两下,有罪。……두 번, 유죄.
像是不可违抗的判决,那朵硕大的玫瑰从中间开裂,顷刻间化为尘土。거스를 수 없는 판결처럼 거대한 장미는 가운데부터 갈라지더니 순식간에 먼지로 변했다.
艾因重新在我面前出现,他的手腕上还挂着半截铁链,就像是他从来没离开过一样。아인은 다시 내 앞에 나타났다. 그의 손목에는 여전히 반쪽짜리 쇠사슬이 걸려 있었으며 마치 아예 떠난 적이 없었던 것 같았다.
艾因看向我的目光里多了点嘉许。아인이 나를 보는 눈빛에 칭찬이 조금 더해졌다.
你比我想象的要适合做这份工作……或许你真的可以考虑把笛子保留下来,不用还给我了。너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이 일을 더 잘할지도 몰라…… 아마 정말로 그 피리를 돌려주지 않고 계속 네가 가지고 있는 걸 고려해 봐도 되겠어.
虽然我不知道这样对你来说到底是好还是坏………물론 이게 너에게 정말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我想知道,笛子到底是什么?알고 싶은 게, 피리는 도대체 뭐야?
还有刚刚的判罚……又是什么?그리고 방금의 판결…… 그건 또 뭐고?
这个嘛……그건 말이지……
算是从我记事起被收留在这个教堂时,就一直在做的工作了。내가 기억을 갖기 시작한 이후 이 교회에 거두어진 때부터 줄곧 해 오던 일이야.


是声音,先生,很多很多人的声音。소리예요, 선생님. 아주 아주 많은 사람들의 소리예요.

是,先生。네, 선생님.
先生,那些声音……它们是什么?是死人在说话吗?선생님, 그 소리들은…… 무엇인가요? 죽은 사람들이 말하는 건가요?
不要说这种胡话,死者会去天堂或者下地狱,由神来判罚。그런 헛소리는 하지 말거라. 죽은 자는 천국으로 가거나 지옥으로 가고 신께서 심판하신다.
你只要把你听到的所有声音都告诉我。너는 그저 네가 들은 모든 소리를 내게 말해 주면 된다.

我明白了。알겠어요.

今天的乌鸦告诉我,它很想飞起来,要我带着它走,或者引领他走。오늘의 까마귀는 제게 하늘로 날아오르고 싶다고, 저더러 그것을 데리고 가거나 인도해 달라고 말했어요.
……
孩子,不要跟它们说太多话。얘야, 그들과 너무 많은 말을 주고받지 말아라.

我知道的,先生。알아요, 선생님.

……嗯!……응!
多年前,偏远教区的神官收养了一个孩子,
他发现那个孩子能听到很多别人听不见的声音。수년 전, 외딴 교구의 신관이 한 아이를 거두었고,
그 아이가 남들은 듣지 못하는 많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由于那个孩子很特殊,人们说他是恶魔之子,
就说神官是一个连恶魔都想养育拯救的善人。그 아이가 특별했기에 사람들은 그를 악마의 아들이라 불렀고,
신관은 악마조차도 키워 구원하고자 하는 선인이라고들 했다.
只有孩子自己知道,神官并非纯善,
之前其他被收留的孩子就经常被送走,神官还会收一些钱。아이 자신만은 알았다, 신관이 순전히 선한 존재만은 아니라는 것을.
전에 거두었던 다른 아이들은 자주 어딘가로 보내졌고 신관은 돈을 조금씩 받곤 했다.
从他这里听到各种信息后,发生在这里的交易种类就更多了。그에게서 온갖 정보를 들은 뒤로 이곳에서 벌어지는 거래의 종류는 더욱 늘어났다.
医院的人甚至帮派的人也会对神官赔着笑脸。병원의 사람들, 심지어 조직의 사람들까지도 신관에게 아부하며 웃었다.
那个孩子并不是不懂大人的事,但他觉得——그 아이가 어른들의 일을 모르는 건 아니었지만, 그는 이렇게 믿었다——
那些更厉害的、更崇高的大人,总会拥有更神圣的背负。더 강하고, 더 고결한 어른들은 언제나 더 성스러운 짐을 짊어진다고.
至少当年,他是如此相信着的。적어도 그때의 그는 그렇게 믿었다.
艾因拉上告解室的门帘,他长舒一口气,再屈腿坐下。아인은 고해소의 문발을 내려 닫고 길게 한숨을 내쉰 뒤 다시 다리를 굽혀 앉았다.
他偏过头,判断着<小画家>在另一侧的动作——他猜她也坐了下来,再将额头贴靠在相隔的帘布上。그는 고개를 돌려 슈(이)가 반대편에서 하는 동작을 가늠했다——그녀도 앉은 다음 서로를 가르는 커튼에 이마를 가만히 기댔으리라 짐작했다.
我其实没想到你会吹响那笛子。사실 네가 그 피리를 불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
如果你再晚行动一点,当时我会赶你走的。네가 조금만 더 늦게 움직였어도, 나는 그때 너를 내보냈을 거야.
隔着门帘,艾因辨不清<小画家>话里的情绪——或者说他不敢妄下定论。他望着空气中浮动的尘埃,像在和她对话,又像在自言自语。문발을 사이에 두고 아인은 슈의 말에 담긴 감정을 분간하지 못했다——아니, 섣불리 단정할 용기가 없었다. 그는 공중에 떠다니는 먼지를 바라보며 그녀와 대화하는 듯, 또 스스로 중얼대는 듯했다.
我不知道。모르겠어.
但的确是你吹响了它,我才能把你带到这里来。하지만 네가 분명히 그것을 불었기에 내가 너를 여기로 데려올 수 있었지.
如同在告解一般,他把自己的秘密一五一十地说了出来。마치 고해하듯 그는 자신의 비밀을 하나하나 털어놓았다.
当初他能听见死者的声音,瓦尔拉文围绕着他,就像乌鸦追随有翼的异教神明。처음부터 그는 죽은 자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발라르븐이 그를 에워쌌다, 마치 까마귀가 날개 달린 이교의 신을 따르듯이.
他从未把自己当作异教的神明,只以为自己是神官收养的孩子。그는 결코 자신을 이교의 신이라 여기지 않았고 그저 신관에게 거두어진 아이일 뿐이라 여겼다.
就算再怎么说服自己,他还是有很多事想不明白,比如教会和旁边医院这样最神圣的地方为何总有哀鸣。아무리 스스로를 설득해도 그는 이해되지 않는 일이 많았다. 이를테면 교회와 옆 병원처럼 가장 성스러워야 할 곳에 왜 늘 통곡이 맴도는지.
年幼的他因此变得孤僻古怪,不跟人打交道,以至于只有<小画家>一个朋友。그 때문에 어린 그는 점점 괴팍하고 외톨이가 되어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았고, 결국 친구라 부를 이는 슈 한 사람뿐이었다.
哪怕是其他被神官收留的孩子,都跟他没什么交情。那些孩子觉得善心的神官会给他们找到好的归宿,不会像恶魔之子一样留在教会。신관에게 거두어진 다른 아이들조차 그와는 별로 친분이 없었다. 그 아이들은 선한 신관이 자신들에게 좋은 보금자리를 찾아 줄 거라 믿었고, 악마의 아들처럼 교회에 남아 있지는 않을 거라 여겼다.
——直到本应被领养离开的孩子去而复返,变成瓦尔拉文。——입양되어 떠났어야 할 아이가 되돌아와 발라븐이 되어 버릴 때까지는.
一个生前名叫珍妮的女孩顶着白兔的头颅出现在他的梦里。생전 이름이 제니였던 한 소녀가 흰 토끼의 머리를 이고 그의 꿈에 나타났다.
“告诉后面的人……”"뒤에 오는 사람들에게 전해……"
“快跑!”"도망쳐!"
那已经是很靠后的事情。그건 이미 꽤 뒤의 일이야.
最开始我没想过要破坏什么,只是想喊其他人离开……而且或多或少跟你有点关系。처음엔 무엇을 파괴할 생각은 없었어. 그저 다른 사람들에게 떠나라고 외치고 싶었을 뿐…… 그리고 어느 정도는 너와도 관련이 있어.
我没想到会听到这个说法。이런 말을 듣게 될 줄은 몰랐다.
那年男孩十二岁,从小被养在教会,展现出极高的管风琴天赋。그해 소년은 12살이었고 어려서부터 교회에서 자라 파이프 오르간에 뛰어난 재능을 드러냈다.
给<小画家>演奏、看她画画的那段时光,是他生命里最平静的一段时间。슈(이)에게 연주하고 그녀가 그림 그리는 모습을 보던 그 시간은 그의 삶에서 가장 평온한 때였다.
听说她跟着家人一起搬走时,他找到了神官,想知道自己是否有可能离开。그녀가 가족과 함께 이사 간다는 말을 듣자 그는 신관을 찾아가 자신도 떠날 수 있을지 물었다.
那天的神官的脸色阴沉得吓人。그날 신관의 안색은 무서울 만큼 어두웠다.


我只是……전 그냥……
是什么东西在教唆你?那是魔鬼的言词!누가 너를 부추기는 거냐? 그건 악마의 말이다!
忘掉这种荒唐话吧,不然你一定会受惩罚。그런 허튼소리는 잊어라,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벌을 받을 것이다.
他沉默了一段时间,悄悄联络了教会里寄养的其他孩子,尤其是跟那个兔子脑袋的女孩生前亲密的那些。그는 한동안 침묵하다가 교회에 위탁되어 있던 다른 아이들, 특히 그 "토끼 머리" 소녀와 생전에 가까웠던 아이들에게 몰래 연락했다.

珍妮已经死了。제니는 이미 죽었어.
她让我告诉你们,快逃。그녀가 너희에게 전하래, 어서 도망치라고.
他说出真相或许是因为想尝试,或许是因为<小画家>已经离开,他不至于连累谁。그가 진실을 털어놓은 건 아마도 한 번 시도해 보고 싶어서였거나, 또는 슈가 이미 떠났기에 누구를 연루시키지 않을 거라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我听得心揪了起来,隔着帘幕伸手过去,轻轻搭在艾因的手背上。나는 가슴이 저려 와 커튼 너머로 손을 뻗어 아인의 손등 위에 살짝 얹었다.

后来就是你看见的样子了。그다음은 네가 본 그대로야.
该死的人都死了,无人生还;无辜的人都被救下,去了别处。죽어 마땅한 자들은 모두 죽었고 살아남은 이는 없었어; 무고한 이들은 모두 구해져 다른 곳으로 갔고.
艾因!你知道我想问的不是这个……아인! 내가 묻고 싶은 건 이게 아니란 거 알잖아……
我想问的是,五年前的那一把火,你自己——내가 묻고 싶은 건, 5년 전 그 화재에서 너 자신은——
艾因接口说道,依然是漫不经心的语调。아인은 말을 이어받아 여전히 무심한 어조로 말했다.

如你所见,我没能逃出来,毕竟我被关起来了。보다시피 나는 빠져나오지 못했어. 애초에 갇혀 있었으니까.
——出卖他的是最早那批孩子中的人,“珍妮的朋友们”。——그를 팔아넘긴 건 가장 먼저 거두어졌던 아이들 중 몇 명, "제니의 친구들"이었다.

艾因虚弱地倚靠在地下室的角落,四肢皆被僚铸禁锢,喉咙塞着封口的枷锁。아인은 지하실 구석에 힘없이 기대었고, 사지는 쇠사슬과 족쇄에 묶였으며, 목에는 입을 막는 구속구가 채워져 있었다.
站在牢笼外的神官将他介绍给下一批少年少女。감옥 밖에 선 신관은 그를 다음 차례의 소년소녀들에게 소개했다.
孩子们,你们都是有同情心的好孩子……别被这场面吓到,这可是满口谎言的恶魔之子。얘들아, 너희는 모두 동정심 많은 착한 아이들이야…… 이 광경에 겁먹지 마, 저것은 입만 열면 거짓말을 뱉는 악마의 아들이다.
……他会编出很多迷惑人心的话,大家千万不要信他。……저 녀석은 사람 마음을 미혹시키는 말을 많이 지어낼 것이니 절대로 믿지 마라.
曾经和蔼而循循善诱的神官,对他采取了跟以前截然相反的态度。한때 온화하고 친절히 타일러 주던 신관은 그에게 이전과는 정반대의 태도를 취했다.
不再哄骗他说出各种信息,而是需要时直接施以枷锁逼问——甚至可以作为不听话的典型,警示后续的少年少女。더는 달래서 온갖 정보를 말하게 하지 않고, 필요할 때면 곧장 구속구를 씌워 심문했으며——말을 듣지 않으면 저렇게 된다는 본보기로 삼아 뒤따르는 아이들을 겁주었다.
艾因对每个谎言都一清二楚,毕竟部分出卖过他的孩子也变成了瓦尔拉文,还回来哀哭、忏悔、乞求他的宽恕。아인은 그 모든 거짓말을 훤히 꿰뚫고 있었다. 결국 그를 팔아넘겼던 아이들 중 일부도 발라븐이 되어 돌아와 울부짖고 참회하며 그의 용서를 구했기 때문이다.
那个男人或许觉得,只要彻底控制这个少年,就能按自己想法掌控一切。그 남자는 아마, 이 소년을 완전히 통제하기만 하면 모든 것을 자기 뜻대로 쥘 수 있다고 여겼을 것이다.
只是他没想到,有的人是不可能被锁链关住的——只要他还能发出声音。다만 그는 몰랐다, 어떤 사람은 사슬로 가둘 수 없다는 것을——그가 아직 소리를 낼 수만 있다면.

他封住了我的嘴,但他总得让我吃东西……毕竟那时候我还是人类。그가 내 입을 막았지만 그래도 먹을 것은 먹여야 했지…… 어쨌든 그때의 나는 아직 인간이었으니까.
这样一来,我用勺子去敲铁栏,总能敲出声音。그 덕에 나는 숟가락으로 쇠창살을 두드려 언제든 소리를 낼 수 있었어.
木勺敲栏杆的信号对旁人来说毫无意义,但对艾因而言足够了——他不需要说给其他人类,只要能说给瓦尔拉文。나무숟가락으로 내는 신호는 남들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었지만 아인에게는 족했다——그는 다른 인간에게 말할 필요가 없었고 발라븐에게만 전하면 되었으니까.
死者的乌鸦收到了指令,油灯翻倒,烛火骤燃,大火将这里燃烧殆尽。죽은 자의 까마귀들이 명령을 받자 유등이 넘어지고, 촛불이 치솟으며, 큰불이 이곳을 모조리 태워 버렸다.
后续调查的工作人员只在牢房里见到了一些物品残骸,并得知了被关在这里的是所谓的“恶魔之子”。사후 조사를 나온 이들은 감방에서 몇몇 물건의 잔해만을 보았고, 여기에 갇혀 있던 이가 소위 "악마의 아들"이었다는 사실만을 알게 되었다.
是异端之举招来了天罚?还是恶魔之子引发了灾难?调查人员各有猜测,并决定将这个火灾事件以意外结案,就此封存。이단의 행위가 천벌을 부른 것인가? 아니면 악마의 아들이 재앙을 일으킨 것인가? 조사자들은 제각기 추측을 내놓았고 이 화재 사건을 사고로 종결해 봉인하기로 했다.

艾因看着我的眼睛,一字一句地说道。아인은 내 눈을 똑바로 보며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했다.

我与艾因对视着,半天说不出话来。나는 아인과 마주 보며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现在我终于知道,为什么这里有这么多瓦尔拉文了——这本就是属于它们的领域,在生与死的边界,我才是无意中被卷入的过客。이제야 알겠다, 왜 여기에 발라븐이 이렇게 많은지——여기는 본래 그들의 영역이고 삶과 죽음의 경계 위에서 나는 우연히 휘말린 나그네일 뿐이다.


不过这不是坏事。그래도 그게 나쁜 일만은 아니야.
艾因轻描淡写地说。아인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比起死亡,我更愿意认为这只是换了生命的形态。我变得更自由,音乐也不拘泥于固定的形态。죽음이라기보다는 생의 형태가 바뀌었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싶어. 나는 더 자유로워졌고 음악도 정해진 형태에 매이지 않아.
我现在不需要乐器也可以演奏。이젠 악기가 없어도 연주할 수 있어.
这话应该是实情,我想起艾因在荒原上指挥灵魂的那个梦,如今的他可以演奏灵魂的乐章。이 말은 사실일 것이다. 황야에서 영혼을 지휘하던 아인의 꿈이 떠올랐다. 지금의 그는 영혼의 악장을 연주할 수 있다.

从外人的角度来看,他们也不用费心思考如何处理一个纵火犯,算是皆大欢喜。외부인의 관점에서 보면 그들도 방화범을 어떻게 처리할지 골치 앓을 필요가 없으니 모두에게 좋은 일이지.
当初我是个小孩的时候,提供的信息也帮那老家伙做了不少坏事。처음에 내가 아이였을 때 제공한 정보가, 그 늙은이가 나쁜 짓을 하는 데도 꽤 도움이 되었고.
他说得仿佛一把火救走所有孩子只留下自己的行为,是对过去时日的赎罪。그의 말투는 아이들을 모두 구하고 자신만 남긴 그 불길이 과거의 세월에 대한 속죄인 듯했다.
但他那些年明明是被伤害和利用的……하지만 그해 내내 그는 분명 상처받고 이용당했는데……
何罪之有?무슨 죄가 있다는 말인가?

要不要你来判断?네가 판단해 줄래?
老样子,一下无罪释放,两下有罪判罚……언제나처럼. 한 번이면 무죄 석방, 두 번이면 유죄 판결……
我隔着帘幕捏了捏艾因的肩——不是按照他的说法判罚,也没有去碰他的手。나는 커튼을 사이에 두고 아인의 어깨를 살짝 눌렀다——그의 말대로 판결하지도, 그의 손을 건드리지도 않았다.

这么轻易就原谅我了吗?明明是我把你扯进来的。그렇게 쉽게 나를 용서하는 거야? 분명 내가 너를 끌어들였는데.
我本来就没有生你的气,你说的那些真相,其中的错误根本就不是你造成的。나는 원래부터 너에게 화나지 않았어. 네가 말한 진실들 속의 잘못은 애초에 네가 만든 것이 아니야.
能把门帘拉开吗?我想看看你。커튼을 걷어 줄래? 너를 보고 싶어.

当然。물론이지.

你随时都可以过来。넌 언제든 내게 올 수 있어.
门帘甫一拉开,我便扑进了艾因的怀里。明明是在废墟中构建的虚幻世界,投到身边的却仿佛有外界的暖阳。커튼이 걷히자마자 나는 아인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비록 폐허 속에 구축된 허구의 세계지만, 곁으로 스며드는 건 바깥의 따뜻한 햇살 같았다.
他体温比小时候要低,衣衫下能捏到坚实的肌肉。艾因回应着我的拥抱,手指插进了我的发丝间。그의 체온은 어릴 적보다 낮았고 옷자락 아래로 단단한 근육이 손끝에 잡혔다. 아인은 내 포옹에 응하며 손가락을 내 머릿결 사이로 찔러 넣었다.

需要我把体温升高一点吗?我能做到的。내 체온을 조금 올려 줄까? 그건 할 수 있어.
艾因笑着眨了眨眼睛,说得平淡轻巧。아인은 웃으며 눈을 한 번 깜빡이더니 담담하고 가볍게 말했다.
我知道他有改写此地的权柄,于是又捏了捏他的肩膀以示抗议,他的声音在我耳畔的发丝间放轻。그가 이곳을 고쳐 쓸 권능을 가졌다는 걸 알기에 나는 항의의 뜻으로 그의 어깨를 다시 눌렀고, 그의 목소리는 내 귓가의 머리칼 사이에서 낮아졌다.

或者说……你想要别的样子?你想要什么模样,我都可以有。혹은…… 다른 모습이 좋겠어? 네가 원하는 모습이라면 무엇이든 될 수 있어.
我把脑袋靠到他胸前,用力拱了一下。나는 그의 가슴에 이마를 기대고 꾹 밀어 넣듯 비볐다.
艾因笑了笑,轻轻捏了捏我的手指。아인은 미소를 짓고 내 손가락을 가볍게 집었다.
跟艾因确认过后,我才知道他最初把笛子给我只是为了叙个旧,然后再找个借口把我赶走。아인에게 확인하고서야 알았다. 그가 처음 피리를 내게 준 건 그저 옛정을 나눈 뒤, 구실을 대고 나를 돌려보내려 했기 때문이었다.
——他并不认为应该把我这个生者彻底带到死后世界。——그는 나 같은 산 자를 완전히 사후의 세계로 데려오는 것이 옳지 않다고 여겼다.
结果我不管不顾地闯入这里,不知道该拿我怎么办的艾因只得来了场囚禁,用直接粗犷的方式确保我的安全。그런데 내가 아랑곳하지 않고 여기로 뛰어들자 어찌해야 할지 몰랐던 아인은 어쩔 수 없이 나를 가두는 쪽을 택했고, 직설적이고 거친 방식으로 내 안전을 확보했다.
事到如今,这些最初的担忧反而被解决了。지금에 와서는 그 처음의 걱정들이 오히려 해결되었다.
这就是艾因最开始希望我做的,归还长笛后我就会离开此地,从此跟他不再有交集。이게 아인이 처음에 바라던 바였다. 피리를 돌려주면 나는 이곳을 떠나고 그와는 이후로 인연이 닿지 않게 된다.
我接着说道。나는 말을 이었다.
跟艾因一起见证瓦尔拉文的判罚并有自保之力,意味着我拥有了留在这里的资格。아인과 함께 발라븐의 판결을 목도하고 스스로 지킬 힘을 가진다는 건 내가 이곳에 남을 자격을 얻는다는 뜻이다.
我暂时没有给出直接回答,小声喊他的名字。나는 당장 대답하지 않고 작은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音乐是权柄。음악은 권능이다.
——我小时候和艾因一起看过异端的手抄本。——어릴 적 나는 아인과 함께 이단의 필사본을 본 적이 있다.
有翼者们来到人间,教给了裸露的人类穿衣、绘画、弹奏,人类逐渐学会了创造,继而可以飞到天上。날개 달린 자들이 인간 세상에 와서 벌거벗은 인간에게 옷 입는 법, 그림 그리는 법, 연주하는 법을 가르쳤다. 이로 인해 인류는 점차 창조를 배우고, 마침내 하늘로 날아갈 수 있게 되었다.
艾因打算把这魔神般的力量分享给我。아인은 이 마신 같은 힘을 나와 나누려 한다.
我握着长笛的手渗出汗来,比起紧张,更多的是担心。피리를 쥔 손에 땀이 배어 나왔고 긴장보다는 걱정이 더 컸다.
我怕自己会对艾因有害,毕竟艾因的力量最初来源于他的音乐,若是被分担稀释,属于亡者和异族的意志会不会占据上风?내가 아인에게 해가 될까 봐 두려웠다. 어쨌든 아인의 힘은 처음엔 그의 음악에서 비롯되었으니, 만약 그것이 나뉘어 희석되면 망자와 이종족의 의지가 우위를 점하지 않을까?
说到底,一直以来都是艾因在自己控制这些力量……他统御生死的界限,却比很多普通人更像是真正的人类。결국 내내 이 힘들을 스스로 다스려 온 건 아인이었다…… 그는 생사의 경계를 주재하면서도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보다 더 진짜 인간 같았다.
我也想试一试。나도 한번 해 보고 싶어.
我想试试……有没有第三种办法。시험해 보고 싶어…… 세 번째 방법이 있는지.
我向艾因索要了画笔和颜料,这一次,我提出想去教堂穹顶上作画。나는 아인에게 붓과 물감을 청했고, 이번에는 교회 돔에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
艾因没有反对,他点点头,凭空造出团团黑色雾气,承托着我直抵教堂穹顶的边缘。아인은 반대하지 않았다. 고개를 끄덕이며 허공에서 덩어리진 검은 안개를 만들어, 나를 받쳐 교회의 돔 가장자리까지 곧장 이르게 했다.

就是这里吗?여기 맞아?
我稳稳地坐在艾因创造的黑雾枝桠上,扭过头对他说道。나는 아인이 만들어 낸 검은 안개 가지에 침착하게 앉아 고개를 돌려 그에게 말했다.

我倒是无所谓,反正不会让你摔下来。난 상관없어, 어차피 널 떨어지게 두지 않을 거니까.
画你想画的就好,<小画家>。그리고 싶은 걸 그리면 돼, 슈.
一缕黑烟鼓励似地缠绕上我的手臂,我抬起手,郑重地在空白的穹顶上落下第一笔。검은 연기 한 가닥이 격려하듯 내 팔을 휘감았고, 나는 손을 들어 빈 돔 위에 엄숙히 첫 획을 그었다.

颜料自我笔下流淌而出,五色的华彩在落笔后就溶于空气之中,变为闪烁着华光的溪流。물감이 붓끝에서 흘러나왔고 오색의 찬란함이 붓질 뒤 공기 속에 스며들어 반짝이는 광채의 시냇물로 변했다.
而我引导着那些色彩攀附向穹顶,让它们形成受我灵感意志控制的图像。그리고 나는 그 색들을 돔을 향해 오르게 이끌어 그것들이 내 영감과 의지에 따르는 형상을 이루게 했다.
我利用着这个空间的权柄——但不仅止于此,我没有片面地去依赖艾因的力量,而是加入了属于我自己的内容。나는 이 공간의 권능을 활용했지만——거기서 그치지 않고, 아인의 힘에만 일방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내 몫의 내용을 더했다.
我清晰地知道自己要画什么……我在画艾因。나는 무엇을 그려야 하는지 또렷이 알았다…… 나는 아인을 그리고 있었다.
不是凡尘俗世的他,而是我所见到的梦境里的他。
他手执长笛,驻守在灵魂漫舞的深渊中。속세의 그가 아니라, 내가 꿈에서 본 그를.
그는 피리를 손에 들고 영혼이 춤추는 심연을 지키고 있었다.
或许是因为他在演奏,才能稳住深渊里的魔神,让灵魂得以前往荒原彼岸,又或许他才是那个魔神本身。아마 그가 연주하고 있었기에 심연의 마신을 붙들어 영혼들이 황야의 건너편으로 갈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가 바로 그 마신 그 자체인지도.
我用自己的方式描绘他、塑造他、颂唱他——那些色彩和线条若是放到常人面前,恐怕不能被人直视。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그를 그리고, 빚고, 찬양했다——그 색과 선은 보통 사람 앞에 놓인다면 차마 똑바로 쳐다보지 못할 것들이었다.

你再这么画下去,我都要以为我多了一位祭司了。네가 계속 그렇게 그리면 내가 제사장을 하나 더 얻은 줄 알겠는걸.
不好吗?是你说过喜欢我画画的。나쁘지 않은데? 넌 내가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한다고 했잖아.
所以我一直想着回来画给你看。그래서 줄곧 돌아와서 너에게 보여 주고 싶었어.

……嗯,我是很喜欢。……응, 나는 정말 좋아해.
在外面感到迷茫的时候有很多,但想到艾因曾给我的曲调,我比以往任何时候更清楚地知道自己想要的是什么。바깥에서 방황하던 때가 많았지만 아인이 내게 주었던 선율을 떠올리면 나는 어느 때보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렷이 알 수 있었다.
我绘制着统御荒原的魔神,心头却是前所未有的平静。나는 황야를 주재하는 마신을 그리면서도 마음속은 전례 없이 평온했다.

所以不要有任何犹豫……그러니 어떤 망설임도 갖지 마……
你只要一直画下去就好了。너는 계속 그려가기만 하면 돼.
仿佛被温暖的黑暗包裹,极轻柔的触觉落到了我眼皮上,让我配合地闭上眼。따스한 어둠에 감싸인 듯, 아주 부드러운 촉감이 내 눈꺼풀에 내려앉아 나는 자연스레 눈을 감았다.
周身仿佛被温柔的黑色火舌包裹,原本被我拥住的身躯开始变得轻盈。온몸이 온화한 검은 불길에 감싸인 듯했고 내가 끌어안고 있던 몸이 점차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当我再度睁开眼睛时,穹顶和教堂内部都荡然无存,眼前只剩下这一场长梦开始前的废墟。다시 눈을 떴을 때 돔과 교회 내부는 자취를 감추고 긴 꿈이 시작되기 전의 폐허만이 눈앞에 남아 있었다.
艾因的声音再度从我耳畔响起。아인의 목소리가 다시 내 귓가에서 울렸다.

要成为祭司的话可得行走于人间……在你的一生结束前,记得多走点地方。제사장이 되려면 인간 세상을 거닐어야 해…… 네 생이 끝나기 전까지 많은 곳을 두루 다니는 걸 잊지 마.
我愕然抬头,环视四周,唯有他的声音提醒我一切并非梦境。나는 놀라 고개를 들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오직 그의 목소리만이 모든 것이 꿈이 아님을 일깨워 주었다.

迈开步子向前走吧,我的画家小姐。발걸음을 떼고 앞으로 걸어가, 나의 화가 아가씨.
我低下头,看见某样熟悉的物品。나는 고개를 숙여 익숙한 물건 하나를 보았다.
那是一张草稿画,画着吹笛引导亡魂的艾因,纸张卷着一根犹带温热的长笛。그것은 초안 그림 한 장. 피리를 불어 망혼을 인도하는 아인을 그린 것이었고, 종이에는 아직 온기가 남은 피리 한 자루가 말려 있었다.

等你这一生走到尽头,我们再见不迟。네가 이 생을 다 걸어 간 뒤에 우리가 다시 만난대도 늦지 않아.
有风自黄昏尽头吹来。바람이 황혼의 끝에서부터 불어왔다.
带来生与死遥远交汇处,独自奏响的乐曲。삶과 죽음이 아득히 맞닿는 곳에서, 홀로 울려 퍼지는 악곡을 데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