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누적충전
대죄역공모
2023.09.21.
  • 총대주교
줄을 당기는 자 역시 묶여 있기에 절반은 공모자이고, 절반은 피해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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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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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那是我在苦役剧场结束后首次与牧首会面。그건 고역극장이 끝난 뒤 내가 처음으로 총대주교를 만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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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将我从睡眠中唤醒的,是层层叠叠的幻象。잠에서 나를 깨운 것은 겹겹이 포개진 환상이었다.

  • 绵延的山峦自视野尽头侵入我的知觉,浓重的血腥味似呛人烟雾般倾轧过来。끝없이 이어진 산맥이 시야의 끝에서부터 지각 속으로 파고들었고, 짙은 피비린내가 매캐한 연기처럼 밀려왔다.

  • 若将我的意识比作一汪湖水,那么此刻湖的边界正被无尽的黑色浸染。만약 나의 의식을 작은 호수에 비유한다면 지금 그 호숫가의 경계는 끝없는 검은색에 물들고 있었다.

  • 由外而内、缓慢却无法抵挡,原本的透彻和平静皆被吞食。바깥에서 안으로, 더디지만 막을 수 없이, 본래의 투명함과 고요가 모조리 삼켜지고 있었다.

  • 等我意识到时——又或者说,等我足以在这个领域中凝聚出我的形体时——世界只剩下了臂展宽的白色,将将留给我安全站立的空间。내가 알아차렸을 때——아니, 이 영역에서 내 형체를 응집할 수 있을 즈음——세상에는 팔을 벌린 너비만큼의 흰색만 남아 간신히 안전하게 설 수 있는 공간만을 허락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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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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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我屏息凝神,最终又叹了口气。숨을 죽이고 정신을 모았다가, 결국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 抬起手来,凝聚意识,就看见那柄骨剑一瞬出现在掌心。손을 들어 의식을 모으자 그 뼈검이 순식간에 손바닥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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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居然真的是牧首造的梦?정말로 총대주교가 만든 꿈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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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自上次离开牧首操控的梦境后,我尝试过再次召唤骨剑,结果发现在任何地方都无法成功。지난번 총대주교가 조종한 꿈에서 벗어난 뒤로 다시 한 번 뼈검을 소환하려 해봤지만 어디에서도 성공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 这人“送”我的武器果然是限制条件重重——一把只能在他主导的梦里召唤出的剑,对于我可以说是毫无用处。이 사람이 나에게 "선물"했다는 무기는 역시 제약투성이——그가 주도하는 꿈에서만 소환되는 검이라니, 나에게는 아무 쓸모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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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或者应该说是送礼者的恶趣味。……아니면 선물한 자의 악취미라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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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我无奈地盯着这把骨剑,抬手又放手,最终还是将它攥在手里,迈开步子。나는 할 수 없이 이 뼈검을 노려보다가, 들었다 놓았다 하다가, 결국 손에 꼭 쥐고 발을 내디뎠다.

  •  

  • 虽说是探索这个空间,但这里着实没有任何可供探索的事物。이 공간을 탐색한다지만 실은 탐색할 만한 것이 전혀 없었다.

  • 黑,比宇宙真空更加深邃和彻底的黑,仿佛要将人淹没一般笼罩着整个世界。검은빛, 우주의 진공보다 더 깊고 철저한 어둠이 사람을 삼킬 듯 온 세상을 뒤덮고 있었다.

  • 我偶尔能触碰到某些雾气,又或者听见某些呓语。但它们很快就从我指尖飘散,在被我理解之前消失为虚无。가끔 어떤 안개를 스치거나 어떤 헛소리 같은 중얼거림이 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들은 이해하기도 전에 손끝에서 흩어져 허무로 사라졌다.

  • 然而可以确定的是,这每一次感知都连带着某些画面,我看见血色,听见恸哭,却同时感到脑中有无形的铁幕正要将它们隔出视野。다만 확실한 건 매번의 지각이 어떤 장면을 동반했다는 점이다. 나는 핏빛을 보았고, 통곡을 들었으며, 동시에 머릿속에 보이지 않는 철막이 그것들을 시야 밖으로 밀어내려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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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这是某人的意识?누군가의 의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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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拥挤、割裂、疼痛又麻木的。빽빽하고, 찢겨 있고, 아프면서도 마비된.

  • 这些知觉如药水输入血液般侵入我的知觉,又或者是一杯不断被投入墨块的黑水满溢着涌入临近的清池——이 감각들은 약물이 혈액으로 주입되듯 내 지각 속으로 파고들었고, 혹은 끊임없이 먹덩이가 떨어지는 한 잔의 검은 물이 넘쳐 인근의 맑은 연못으로 흘러드는 것처럼——

  • 同时是侵略的和被动的,仿佛在抓狂地祈求某种同情共感。공격적이면서도 수동적이고, 마치 미친 듯이 어떤 동정과 공감을 구하는 듯했다.

  •  

  •  

  •  

  • 这个念头出现时,视野的边界忽然涌起一片光亮。
    它转瞬即逝,像要否认自己曾经出现。
    그 생각이 떠오르는 순간 시야의 경계에 갑자기 한 줄기 빛이 솟아올랐다.
    그건 순식간에 사라져 자신이 나타난 적 없다고 부정하려는 듯했다.

  •  

  •  

  • 你希望我去看看?내가 가서 보길 바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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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我不知道自己为何喃喃着。나도 스스로가 왜 중얼거렸는지 모른다.

  • 我握了握手中的剑,向那个地方踏去——손에 든 검을 움켜쥐고, 그곳을 향해 발을 내디뎠다——

  •  

  •  

  •  

  • 如有千钧之重的巨剑瞬间自头顶垂落。천균의 무게라도 실린 듯한 거대한 검이 머리 위에서 순식간에 수직 낙하했다.

  • 我猛然闪躲,而后才意识到它们仍是幻象。나는 급히 몸을 피했고, 그제야 그것들이 여전히 환상임을 깨달았다.

  • 这似乎是刚刚发生的事情,相比起我之前看见的,它的光与影都带着新鲜的质感。이건 방금 일어난 일인 듯 이전에 보았던 것들보다 빛과 그림자가 더 생생한 결을 띠고 있었다.

  • 那些比天更高的巨剑——数十柄巨剑——直直地坠在一片山脉上,在大地上圈出一个代表终结的圆。하늘보다 더 높은 거대한 검들——수십 자루의 거대한 검——이 한 산맥 위로 곧장 떨어져 대지 위에 종말을 의미하는 원을 그렸다.

  • 动物们惊叫奔逃,人形们绝望哀吼。짐승들은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고, 인간 형체들은 절망에 울부짖었다.

  • 但这全部毫无用处,那道由剑组成的巨壁将一切封死在了内部,只需冷眼看生灵寂灭。하지만 아무 소용도 없었다. 검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벽이 모든 것을 내부에 봉쇄했고, 그저 차갑게 생령의 소멸을 지켜볼 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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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黑色……검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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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生命体们在无数日夜间吃尽了食物和同胞,而后仍然迎来饥饿,逐渐意识涣散,最终被剑上散出的黑雾侵染。수많은 밤낮 동안 생명체들은 먹이를, 동족까지 다 먹어치웠지만 여전히 굶주림이 들이닥쳤다. 점차 의식이 흩어지며 끝내 검에서 퍼져 나온 검은 안개에 오염되었다.

  • 无边无际的黑从圆的外围向内填充,最终形成一片饱和的死亡。끝없는 어둠이 원의 바깥에서 안쪽으로 채워져, 마침내 포화된 죽음의 장을 이루었다.

  • 一切都被同化,一切都被吞食,一个巨大而无形的存在消化了一切。모든 것이 동화되고, 모든 것이 삼켜졌다. 거대하고 보이지 않는 존재가 모든 것을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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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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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我向前迈步,举剑劈开这片已成定局的黑与死。나는 앞으로 나아가, 검을 들어 이미 기정사실이 된 이 어둠과 죽음을 가르며 나아갔다.

  • 然后,就看见重重迷雾间透出一片蒙蒙的光亮。그러고서 겹겹이 쌓인 안개 사이로 희미한 빛이 스며 나오는 것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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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총대주교
    ……杀了我。……나를 죽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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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那个人垂首坐在白石砌成的阶梯上,像个痴人一般自言自语着。그 사람은 머리를 떨군 채 흰 돌로 쌓은 계단에 앉아, 바보처럼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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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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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대주교
    杀了我。나를 죽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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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他像是感知到敌人那般猛地抬起头,双眼圆睁,嘴角……그는 적을 감지한 듯 번쩍 고개를 치켜들고, 두 눈을 부릅뜬 채 입꼬리를……

  • 居然在笑。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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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꿰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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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只是牧首一抬头的时间里,十柄利刃便凭空凝结,对准我的眼、耳、喉、手脚和心脏飞来。총대주교가 고개를 들어 올린 그 짧은 사이에 열 자루의 칼날이 허공에서 응결해 내 눈, 귀, 목, 손발과 심장을 겨누며 날아왔다.

  • 我立即躲闪,却终究被密集的剑雨射中,虽未伤到要害,却也瞬间废了左臂、伤了左腿。나는 곧장 몸을 피했지만 결국 빗발치는 검우에 맞았다. 치명상은 피했어도 왼팔은 순식간에 못 쓰게 되고 왼다리도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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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陷阱?……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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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我无法理解这人的行动,只能用剑艰难支起身体,怒视着他。나는 이 사람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어 검으로 간신히 몸을 떠받치고 그를 노려보았다.

  • 对方却一瞬间怔愕了,那笑容没有褪去,只是一对红眸里的光芒似烛光扑灭一般暗了一下。그런데 상대는 잠시 넋이 나간 듯했고, 미소는 사라지지 않았지만 붉은 두 눈의 빛이 촛불이 꺼지듯 잠깐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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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총대주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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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牧首的呼吸声忽然变得很明显,他整个人雕像似的定住,仿佛从什么地方醒了过来。총대주교의 숨소리가 갑자기 또렷해지고, 그는 조각상처럼 굳어 서더니 어딘가에서 막 깨어난 듯했다.

  • 片刻后嵌入我左肩的剑便化作黑雾消散了,血液瞬间从伤口中涌了出来。잠시 후 내 왼쪽 어깨에 박힌 검이 검은 안개로 변해 흩어졌고 피가 순식간에 상처에서 솟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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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嘶——스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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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我下意识松开右手按住左肩,险些让支撑身体的骨剑跌落下去,不得不赶忙用左手勉强撑住它,引得伤口被牵得更痛。나는 무의식중에 오른손을 놓고 왼쪽 어깨를 눌렀고, 몸을 지탱하던 뼈검을 떨어뜨릴 뻔해 급히 왼손으로 간신히 떠받쳤다. 그 탓에 상처가 당겨져 더 아파졌다.

  • 于是我浑身都颤抖起来,重心也摇摇欲坠,显然只需一击就要倒了。그래서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고 중심도 위태롭게 흔들려, 분명 한 번만 더 맞아도 쓰러질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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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총대주교
    是你……?너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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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而这一切的始作俑者依然陷在茫然当中,他眼中莫名蒙上一层雾。그 모든 것의 장본인은 여전히 망연한 채였고, 그의 눈에는 이유 모를 안개가 한 겹 끼었다.

  • 仿佛刚刚才明白自己做了什么一般,他的视线跳跃着落到我身上的伤口上,最终没处去似的回到我的面部。방금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막 깨달은 듯 그의 시선이 내 상처로 튀었다가 마침내 갈 곳 잃은 듯 내 얼굴로 돌아왔다.

  •  

  •  

  • 총대주교
    ……我不知道我到了这里。……내가 여기 온 줄 몰랐어.
  •  

  •  

  • 最终他说,语气终于清醒了,目光依然直直的对着我,仿佛什么都没做错。마침내 그가 말했다. 어조는 드디어 또렷해졌지만 시선은 여전히 나를 곧게 겨누며 마치 아무 잘못도 없다는 듯했다.

  • 我一阵无名火起,又摸不清对方的底细,只得凭着刚刚适应的姿势,咬牙握剑站起来。문득 화가 치밀었지만 상대의 속을 가늠할 수 없어, 방금 겨우 적응한 자세대로 이를 악물고 검을 쥔 채 일어섰다.

  •  

  •  

  • 총대주교
    ……
  •  

  •  

  • 牧首竟默默看着我走到他面前。총대주교는 뜻밖에도 조용히 내가 그의 앞까지 걸어오는 것을 지켜보았다.

  • 我无所谓自己一瘸一拐,只是到阶梯前站直了抬起手。나는 절뚝이는 건 상관하지 않고 계단 앞에 꼿꼿이 서서 손을 들어 올렸다.

  • 白骨磨成的剑锋抵上了牧首的下颌。백골을 갈아 만든 검끝이 총대주교의 아래턱에 닿았다.

  • 这一切我都做得很慢,而对方只是抬头见证着一切。이 모든 걸 나는 아주 느리게 했고, 상대는 그저 고개를 들어 그 전부를 지켜보았다.

  •  

  •  

  • 총대주교
    你想杀了我?나를 죽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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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这人的语气彻底回到了之前第一次见面时那种淡漠的状态。이 사람의 말투는 처음 만났을 때의 그 냉담한 상태로 완전히 돌아왔다.

  • 这大概意味着他真的从什么思绪中清醒了,又能戴上那似笑非笑的面具了。아마도 그는 정말 어떤 생각에서 깨어나 다시 그 웃는 듯 웃지 않는 가면을 쓸 수 있게 됐다는 뜻일 것이다.

  •  

  •  

  • 你不是见我就说什么“杀了我”吗?那我满足你。당신은 저만 보면 "나를 죽여라"라고 했잖아요? 그럼 당신 소원을 들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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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我加重手上的力道。나는 손에 힘을 더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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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艾因”最厌恶欺骗,而你居然用同情共感来骗我受你几刀,可见你路已经偏得厉害。"아인"이 가장 혐오하는 건 속임수인데, 당신은 동정과 공감을 미끼로 날 속여 당신 칼을 몇 번이나 받게 했죠. 당신의 길이 이미 크게 빗나갔다는 증거야.

    我可不是为了什么正义或者立场来杀你,纯粹为了解这个受骗的气,毕竟我也最厌恶你这种行径。무슨 정의나 입장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속았던 울분을 풀기 위해 당신을 죽이려는 거야. 어차피 나도 이런 행태를 가장 혐오하니까.

  •  

  •  

  • 牧首沉默了,他低下头,引得喉咙上划开一条黑色痕迹,这动作就仿佛感知不到颈项上那把剑似的。총대주교는 침묵했다. 고개를 숙여 목에 검은 자국이 길게 나게 했는데, 마치 목에 얹힌 그 검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 我为此怔了一下,却不想他忽然抬起了手。나는 그에 잠시 멈칫했지만 뜻밖에도 그가 갑자기 손을 들어 올렸다.

  •  

  •  

  • 총대주교
    可以。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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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再次抬头的牧首又笑了起来。他徒手握住骨剑,全然不顾掌心被划开伤口。다시 고개를 든 총대주교가 또 웃었다. 그는 맨손으로 뼈검을 움켜쥐었고, 손바닥이 갈라져 상처가 나는 것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 他将剑尖抵着自己的胸膛一路滑下,最终引导它停在腹部。그는 검끝을 자신의 가슴에 대고 아래로 쭉 미끄러뜨려, 마침내 복부에서 멈추게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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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총대주교
    那就来“杀”我吧。그럼 와서 "죽여" 봐.
  •  

  •  

  • 这样解气了吗?이러면 분이 풀려?

     

    我想你大概还没有杀过人내 생각에 넌 아마 아직 사람을 죽여본 적이 없을 거야

    刺穿他人的感觉怎么样啊?남을 꿰뚫는 느낌은 어때?

     

    你要报仇네가 복수하려면

    就该开膛破肚배를 가르고

    把对方的脏器一点一点剥下来상대의 장기를 하나하나 벗겨내야 해

     

    不用露出这么惊恐的表情그렇게 놀란 표정 지을 필요 없어

    你面前的人就干过这个네 앞에 있는 사람은 그걸 해본 사람이야

     

    呃……하……

     

    我倒要感谢你带着剑过来오히려 네가 검을 들고 와줘서 고맙다고 해야겠네

    我经常“消化不良”나는 자주 "소화 불량" 증상이 있어

    需要切点坏的灵魂出去나쁜 영혼을 조금씩 잘라 내보내야 해

     

    但如果是我自己来切……하지만 내가 직접 자른다면……

    就会变成그러면 변해버려

    你刚开始看的那样네가 아까 처음 봤던 그 모양으로

     

    我是真有可能把自己剁碎了……나는 정말 스스로를 잘게 썰어버릴 수도 있어……

    这不取决于我이건 내게 속해있지 않아

    我的意志나의 의지로는

    控制不了它그걸 제어할 수 없어

     

    ……“它”是什么?……"그것"이 뭔데?

     

    没有什么明确的“它”딱히 분명한 "그것"은 없어

    它就是我그것이 곧 나고

    我就是它내가 곧 그것이야

     

    我是“他们”나는 "그들"이야

    是芸芸众生间的“常人”무수한 중생 가운데의 "평범한 사람"이야

    找不到具体的那一个구체적으로 어느 한 사람을 찾을 수 없지만

    但哪里都是하지만 어디에나 있지

     

    你听不懂最好네가 알아듣지 못하는 게 차라리 좋아

    那种东西没什么好讨论的그런 건 논할 가치가 없어

     

    一个巨大的他者한 명의 거대한 타자

    一种相互争斗的规则서로 다투는 어떤한 규칙

    我吞食他人나는 타인을 삼키고

    他人反抗后落败타인은 저항하다 패하고

    他人成为我的一部分타인은 나의 일부가 되고

    我又成为帝国的一部分……나는 다시 제국의 일부가 되고……

     

    ……呃!…………크윽!……

     

    不错的力道꽤 괜찮은 힘이네

     

    看来你是真的恨我啊보아하니 넌 정말 나를 미워하는구나

    终于撕下伪装不留情面了결국 위장을 벗겨내고 인정사정 봐주지 않네

     

    你恨我什么呢?넌 어째서 날 미워하지?

    我很好奇난 궁금해

    恨我草菅人命내가 사람 목숨을 하찮게 여긴 게 미워서인가

    还是恨我……아니면 내가……

    辜负了你?너를 저버렸기 때문인가?

     

    别那么看着我그렇게 보지 마

    我不该问你这个내가 이런 걸 물으면 안 됐지

     

    不用那么大反应그렇게 큰 반응 보일 필요 없어

    感谢你帮我解决这次麻烦이번의 귀찮은 일을 해결해줘서 고마워

     

    我当然脸皮厚난 당연히 낯짝이 두꺼워

    难道你第一次知道?설마 지금 처음 알았어?

     

    那种赤裸裸交心的行为그런 적나라하게 속을 털어놓는 행위는

    只存在于幸运儿身上행운아에게만 존재해

    变浑浊的水不该沟通其他地方탁해진 물은 다른 곳과 소통하면 안 돼

    除非它就是想把所到之处全都染黑그 물이 닿는 곳마다 전부 까맣게 물들이고 싶다면 모를까

    自己筑堤是一种责任스스로 제방을 쌓는 건 하나의 책임이고

    而流向更黑更低的地方더 검고 더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건

    是一种义务……일종의 의무지……

     

    或者说혹은

    是自恋자기애야

     

    好了됐어

    我也该休息了나도 쉬어야겠다

    不管怎么说어쨌든

    感谢你正好呆在네가 마침 머물러 있어줘서 고마워

    跟我任务地点相距一千光年的地方내 임무 지점과 천 광년 떨어진 곳에

     

    在这么大的宇宙里이렇게 거대한 우주에서

    存在落脚点발붙일 곳이 있다는 건

    是个让人欣慰的事사람을 안도하게 하는 일이야

    不是吗?그렇지 않아?

     

    我不是说会经常来打扰你……내가 자주 와서 너를 방해하겠다는 말은 아니야……

    大概아마도

  •  

  •  

  • 长剑从“血肉”中抽离。장검이 "혈육"에서 뽑혀 나온다.

  • 那依稀保留着尖刺与钝弧的白骨上,此刻在弯绕上缠满了黑色的雾。날카로운 가시와 무딘 곡선을 희미하게 간직한 백골 위에는, 지금 굽은 자락을 따라 검은 안개가 가득 휘감긴다.

  • 我垂眸凝视,最终又将剑垂下。
    那些雾便似雨滴似血水,沿着骨节淅淅沥沥地落到地面。
    나는 시선을 낮춰 응시하다가 결국 검을 내려뜨렸다.
    그 안개는 빗방울 같고 핏물 같은 채, 뼈마디를 따라 주르륵 바닥으로 떨어진다.

  •  

  •  

  • 你所谓的抑制疯狂就是靠这样去切?당신이 말하는 광기를 억제한다는 게 이렇게 잘라내는 걸 말하는 거야?
  •  

  •  

  • 我看着骨剑说着,说罢才抬起了头。나는 뼈검을 보며 그렇게 말하고서야 고개를 들었다.

  • 牧首却忽然不说话了,他靠坐在原来的阶梯上,垂首如同小憩。하지만 총대주교는 갑자기 말을 멈추고 원래의 계단에 기대어 앉아, 고개를 떨군 채 마치 선잠에 빠진 듯했다.

  • 同样有雾气沿着他的胸腹滴落,融入衣摆蒸发不见。마찬가지로 그의 가슴과 배를 따라 안개가 뚝뚝 떨어졌고, 옷자락에 스며들어 증발해 사라졌다.

  • 他忽然变得很安静,好像一座缄默的雕塑。그는 갑자기 아주 고요해져 마치 침묵의 조각상 같다.

  •  

  •  

  • 총대주교
    ……
  •  

  •  

  • 雕塑的沉默是将解释的权力让渡给一切观者。조각의 침묵은 해석의 권한을 모든 관람자에게 넘겨주는 것이다.

  • 此刻我站立而他蜷坐,我凝视而他闭目。이 순간 나는 서 있고 그는 웅크려 앉아 있으며, 나는 응시하고 그는 눈을 감는다.

  • 我不知道这是否是他刻意为之,又或者他真的只是累了,所以松散得将一切尖刺都放弃。이게 그가 일부러 그러는 건지, 아니면 정말 지쳐서 느슨해져 모든 가시를 내려놓은 것인지는 알 수 없다.

  • 我只是缓步上前,然后——再次将剑靠上他的下颌。나는 그저 천천히 앞으로 다가간 다음——다시 한 번 검을 그의 아래턱에 들이댔다.

  •  

  •  

  •  

  • 총대주교
    ——!
  •  

  •  

  • 真是如同幻觉的一刻,我竟然隔着骨剑感觉到他的颤抖。정말 환각 같은 한순간, 나는 뼈검을 사이에 두고도 그의 떨림을 느꼈다.

  • 他的十指同刻握紧了一下,颈项猛地僵住,头颅卡壳般抬起。그의 열 손가락이 동시에 한 번 움켜쥐어지고, 목은 갑자기 굳어버려 머리는 껍데기처럼 들렸다.

  • 这一次迎上我视线的,是一对浓得像血的红色眼睛。이번에 마주한 것은 피처럼 짙은 붉은 눈 한 쌍이었다.

  • 剥下了笑意与玩味,留下苍白的戒备与不可置信。웃음과 농담기를 벗겨 내고 창백한 경계와 믿기지 않는 감정만 남았다.

  •  

  •  

  • “我现在真的可以杀你。”"지금 나는 정말로 당신을 죽일 수 있어."

  •  

  •  

  • 我看着他的眼睛轻声说。나는 그의 눈을 바라보며 낮게 말했다.

  •  

  •  

  • “但是你怕了。所以我不杀你。”"하지만 당신은 겁먹었어. 그래서 나는 당신을 죽이지 않아."

  • “对主动卸甲者出手是下贱的羞辱之举,对吗?”"자발적으로 갑옷을 벗은 자를 향해 손을 드는 건 비열한 모욕이니까, 그렇죠?"

  • “是你在怕我辜负你,牧首大人。”"당신은 내가 자신을 저버릴까 봐 두려운 거야, 총대주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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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3. 이별의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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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随着那个人缓慢陷入沉眠,侵入我梦境的黑雾也逐渐平息。그 사람이 서서히 잠에 가라앉자 내 꿈속으로 스며든 검은 안개도 점차 가라앉았다.

  • 当他握着我的手引导我切下不洁的灵魂时,我的确看见了一片鲜活的东西从切痕处掉落,然后飞速坠入“地面”之下。그가 내 손을 잡고 불결한 영혼을 잘라내도록 이끌었을 때, 나는 정말로 생생한 무언가가 절개된 자리에서 떨어져 이내 "지면" 아래로 빠르게 추락하는 것을 보았다.

  • 那算是他的某部分自我吗,是否会牵连某些重要的思想或记忆?그게 그의 어떤 일부의 자아로 치부될까? 중요한 사상이나 기억을 끌어들이는 걸까?

  • 我不知道自己为什么会思考这些,只是缓步走在逐渐散去的黑暗当中。이런 생각을 왜 하는지 나도 모르겠다. 그저 점차 흩어지는 어둠 속을 천천히 걸었다.

  • 我感觉得到自己即将醒来,而在醒前的最后时刻,我注视着茫茫白色中的某片幻影。곧 깨어나리라는 걸 느낄 수 있었고, 깨어나기 전 마지막 순간에 아득한 백색의 한가운데에 있는 어떤 환영을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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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那似乎是神像下的祷告,被烙上罪孽之手在虚假的神明前寻求救赎。그건 신상 아래의 기도처럼 보였고, 죄의 낙인이 찍힌 손이 거짓된 신 앞에서 구원을 구하고 있었다.

  • 伪神拨动琴弦,以音高宣告罪与罚的终点。거짓 신이 현을 뜯어 음높이로 죄와 벌의 종말을 선고한다.

  • 如果灵魂能被拨动,其奏出之声参与的乐曲可以定义其本质吗?영혼이 울릴 수 있다면, 그가 연주하는 소리가 녹아드는 악곡으로 그 본질을 규정할 수 있을까?

  • 又或者……拨弦人亦是某张更大的琴上的部件。혹은…… 현을 뜯는 자 또한 어떤 거대한 현악기의 부품일지도.

  • 脑海中又浮现出先前分别时的话语。머릿속에 전에 작별하던 때의 말이 다시 떠올랐다.

  • 那个在被我以剑相抵时真真切切流露出怔愕的人,在片刻的失神后垂下了眼。내가 검을 들이댔을 때 분명히 당혹을 드러냈던 그 사람은, 잠깐 넋이 나간 뒤 시선을 떨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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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呵……하……

    我不在乎任何人辜负我나는 누가 나를 저버리든 상관하지 않아

    旅者小姐여행자 아가씨

     

    倘若那么轻易就露出软肋그렇게 쉽게 약점을 드러낸다면

    我这颗心怕是早就变成筛子了내 가슴은 벌써 체처럼 구멍이 났겠지

     

    但我知道你想用这把剑表达什么하지만 네가 이 검으로 무엇을 말하려는지 알아

    你在愤恨我너는 나를 증오하고 있어

     

    因为我是伪装成牧者的贼和强盗나는 목자로 위장한 도둑이자 강도이니까

    唯独不是真正的牧羊人다만 진짜 목자는 아니지

     

    “凡在我以先来的”"나보다 먼저 온 자들은"

    “都是贼”"다 절도요"

    “是强盗”"강도요"

    “羊却不听他们”"양들이 듣지 아니하였느니라."

     

    “我就是门”"나는 문이니"

    “凡从我进来的”"누구든지 나로 말미암아 들어오면"

    “必然得救”"구원을 얻고"

    “并且出入得草吃”"들어가며 나오며 꼴을 얻으리라."

     

    “盗贼来”"도둑이 오는 것은"

    “无非要偷窃、杀害、毁坏”"다만 도둑질하고, 죽이고, 멸망시키려 함이라."

     

    “我来了”"내가 온 것은"

    “是要叫羊得生命”"양으로 하여금 생명을 얻게 하려 함이요"

    “并且得的更丰盛”"더욱 풍성히 얻게 하려 함이니라."

     

    这就是你们文明对我的称号做的解释이것이 너희 문명이 내 칭호를 두고 내놓은 해석이야

    说得很好참 그럴싸하게 말했고

    理想又伟大이상적이고 위대하지

     

    你的眼神네 눈빛이

     

    啊……흣……

     

    我只是冠冕堂皇地念了一段而已나는 그럴싸하게 한 구절 읊었을 뿐이야

    旅者小姐여행자 아가씨

    可不要因此期待我呀그러니 그 때문에 나에게 기대하지는 마

     

    我很早以前就学会나는 훨씬 전부터 배웠어

    把所有人的期待모든 이의 기대를

    像剑锋上的尘埃一样掸走了검끝의 먼지처럼 털어내는 법을

     

    他人用目光定义我타인은 시선으로 나를 규정하고

    我用目光塑造他人나는 시선으로 타인을 빚는다

    我逃不开这个充满凝视的世界나는 이 시선으로 가득한 세계에서 벗어날 수 없어

    所有人都一样모두가 똑같아

     

    败的时候是受害者질 때는 피해자고

    赢的时候이길 때는

    是更强的暴政的同谋더 강한 폭정의 공모자야

     

    因此我造了个壳子그래서 나는 껍데기를 만들었어

    好让所有视线모든 시선이

    从身上脱开내 몸에서 떨어져 나가도록

     

    而你呢?그런데 너는?

     

    你握住剑的时候네가 검을 쥐었을 때

    在雕饰怎样的伪装?어떤 위장을 조각하고 있었지?

     

    是你先撕开假面네가 먼저 가면을 찢어 버릴까

    还是我先堂皇落败……아니면 내가 먼저 번듯하게 패배할까……

     

    我们还有很多时间우리에겐 시간이 많아

    比比看吧겨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