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화외
타버린 가지에도 감각은 있다
2024.07.11.
  • 아인
온 땅에 흩어진 백골이 산 가득한 녹음에 덮여, 만 송이의 꽃이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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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꽃을 다 피워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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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午后,阳光直射在院落的花丛间,是一天中最热的时刻。오후, 햇살이 뜰의 꽃무리 사이로 곧게 내리쬐어 하루 중 가장 더운 때다.

  • 细看似乎还能瞧见空气中蒸腾的白烟,将这十足的暑气化为实体。
    尽管如此,我仍旧穿着厚重的道袍,一个不留神,额角沁出的汗水流入眼中,引起一阵刺痛。
    자세히 보면 공기 중에 피어오르는 흰 아지랑이가 보여 이 짙은 더위를 실체로 만든 듯하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두터운 도포를 입고 있었고, 한순간 방심하자 이마에 배어난 땀이 눈으로 흘러 들어와 따끔거림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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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那些花……会不会被晒蔫?그 꽃들…… 햇볕에 시들어 버리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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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我放下毛笔,抬手揉了揉眼睛。나는 붓을 내려놓고 손을 들어 눈을 비볐다.

  • 这份担心大抵是多余的,院里的各色牡丹生得极好,阳光更像是天然的雕琢。이 걱정은 대체로 쓸데없었고, 뜰의 갖가지 모란은 무척 잘 자라 햇빛은 오히려 천연의 조각처럼 느껴졌다.

  • 我已在这座道观生活半月有多,对这一院牡丹,我乐于去观察,再细细描摹。나는 이 도관에서 보름 남짓 지내며 이 뜰의 모란을 기꺼이 관찰하고 다시 세밀히 묘사했다.

  • 每日作画时,它们的形态也不尽相同……除了在这片花团锦簇中,最醒目的那一朵。매일 그림을 그릴 때마다 그것들의 모습은 똑같지 않았다…… 이 화려한 꽃무리 속에서 가장 눈에 띄는 그 한 송이를 빼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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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它到底什么时候才会开花?그건 도대체 언제 피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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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想到这里,我索性从屋檐下的阴凉处起身,径直去到院子中央。그렇게 생각하고는, 나는 처마 그늘에서 자리에서 일어나 곧장 뜰 한가운데로 갔다.

  •  

  • 盛放的牡丹花丛间,有一朵含苞待放的白牡丹显得尤为突出。
    它生得高挑,圆润的花苞始终紧闭,不曾有过变化。
    만개한 모란 무리 사이에 봉오리만 맺힌 흰 모란 한 송이가 유난히 도드라졌다.
    그것은 키가 곧았고, 둥근 꽃봉오리는 줄곧 굳게 다물린 채 변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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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真想瞧瞧啊。정말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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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我半蹲下来凑近,虽说素净的白色总会被作为陪衬,但在这姹紫嫣红间,反而成为惹眼的存在。나는 반쯤 쪼그려 가까이 다가갔다. 수수한 흰색은 흔히 배경이 되지만 이 갖가지 색채 사이에서는 오히려 눈길을 잡아끈다.

  • 更何况,它本身就生得极为漂亮。하물며 그것 자체가 무척 고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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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开花后,你一定会变得更美吧。개화하면 너는 분명 더 아름다워지겠지.

    等到那时,我再给你好好画上几幅。그때가 되면, 너를 위해 제대로 몇 점 더 그려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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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一边想着,我一边抚摸它洁白柔软的花瓣,花朵娇嫩,是浅尝辄止的轻柔动作。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그 흰고운 꽃잎을 쓸어 보았다. 꽃은 여리기에 살짝 맛보듯 가볍게 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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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而且还很香…………嗯?게다가 향기도 좋아…………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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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未曾想到,原本闭合的花瓣竟在我的触碰下,微微敞开一丝缝隙。미처 생각 못 했는데, 닫혀 있던 꽃잎이 내 손길에 아주 살짝 틈을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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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莫非它通人性?혹시 이 아이, 사람의 정을 아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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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我不禁又拨弄几下,始终控制着力道。
    这行为着实有些怪异,幸好四下无人。
    나도 모르게 몇 번 더 만지작거렸고, 내내 힘을 조절했다.
    이 행동은 참으로 조금 기묘했지만 다행히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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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就这样,我亲眼看着那枚娇艳欲滴的花苞,彻底完成了它的绽放。——그렇게 해서, 나는 그 탐스러운 꽃봉오리가 완전히 만개하는 것을 두 눈으로 지켜보았다.

  • 白玉如脂的花瓣肆意向外舒展,在日光下近乎透明,藏于其中的金黄色花蕊溢出阵阵清香。옥처럼 뽀얀 꽃잎이 한껏 바깥으로 펼쳐지고, 햇빛 아래 거의 비칠 지경이었으며, 그 속의 금빛 수술에서 은은한 향이 흘러나왔다.

  •  

  •  

  • 原来……会是这幅模样。원래…… 이런 모습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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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我不由自主地望着它出神,手指在花叶间摩挲,
    盛放的花朵似乎又涨大一圈,开得更为灿烂。
    나는 자기도 모르게 넋을 잃고 바라보았고 손가락은 꽃잎 사이를 매만졌다.
    만개한 꽃은 다시금 한 치 더 부풀어 한층 더 찬란히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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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恰逢道长外出云游,我不知疲倦地在院子里画了一个下午,直到入夜才回屋休息。마침 도장이 밖으로 운유를 나가 있어 나는 한낮 내내 뜰에서 지치지도 않고 그림을 그렸고, 밤이 되어 돌아가 쉬었다.

  • 再三确认房门紧闭后,我方才脱下宽大的袍子,露出藏于其下的,紧裹的中衣,如释重负般呼出一口气。문이 단단히 닫혔는지 몇 번이고 확인한 뒤에서야 넉넉한 겉옷을 벗고 꼭 여민 속옷을 드러내 홀가분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  

  •  

  • 近来天气越来越热,再这样一直靠衣服遮着,也不是个办法。요즘 날씨가 점점 더워져 이렇게 계속 옷으로만 가리는 것도 방도가 아니야.

    不过……也差不多该离开了。하지만…… 이제 슬슬 떠날 때이기도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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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终于得以披散下来的头发也被汗水浸透了,我望向一旁的铜镜——上面朦胧映照出女子的模样,是我刻意瞒下的秘密。겨우 풀어 내린 머리칼도 땀에 젖어 있었다. 나는 옆의 놋거울을 바라보았다——그 위에는 희미하게 여인의 모습이 비쳤으며, 내가 일부러 숨겨 온 비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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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毕竟,当初为这一院牡丹在道观门前驻足时,我已经在以男子的身份示人。
    那时我离开平日生活的村庄,独自在山间游历。
    애초에 이 뜰의 모란들에 이끌려 도관 앞에 발을 멈추었을 때, 나는 남자의 신분으로 사람들 앞에 섰으니까.
    그때 나는 평소 살던 마을을 떠나 홀로 산중을 유람하고 있었다.

  • 临行前,我特意换上村中男子常见的装扮。길을 나서기 전 나는 일부러 마을 남자들이 흔히 입는 차림으로 갈아입었다.

  • 原本只是觉得裤装更加方便行动,至于是否会被认成男子,我本就打算独来独往,没有太放在心上。본래는 바지차림이 움직이기 편할 뿐이라 여겼을 뿐, 남자로 보일지 어떨지는 원래부터 홀로 다닐 작정이라 크게 마음에 두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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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某天我沿着山路,寻见了这座道观。院内姹紫嫣红的景象让我心生向住,尤其是那朵含苞待放的白牡丹。어느 날 산길을 따라 이 도관을 발견했다. 뜰 안의 화려한 꽃 풍경이 나로 하여금 머물고 싶게 했고, 특히 봉오리만 맺힌 그 흰 모란이 그러했다.

  • 我想要上前细细端详,又担心是私人领地不好擅自闯入,便只在门外观望。더 가까이 가서 자세히 보고 싶었지만 사유지일까 봐 함부로 들어가긴 꺼려져 문밖에서 바라보기만 했다.

  • 直到道观的道长发现了我。그러다 도관의 도장이 나를 발견했다.

  •  

  •  

  • 두상
    도장

    这位兄台,可是想入内赏花?이보게 형제, 안으로 들어와 꽃을 감상하고 싶은가?

  • 嗯?嗯……
    我……确有此意。
    응? 네……
    저…… 그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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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突然被长者问话,我第一时间不是反驳,而是下意识将声音压低。갑자기 연장자가 말을 건네자 나는 반박하기보다 무의식적으로 목소리를 낮췄다.

  • 心觉这样过于刻意,但他看起来并不在意,我被引入院中,发现此处修道的皆是男丁,他们也自然地将我同等看待。스스로 지나치게 의도적이라고 느꼈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 듯했고 나는 뜰 안으로 인도되었다. 이곳에서 도를 닦는 이들은 모두 사내였고, 그들 또한 나를 자연스레 동등하게 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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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道长邀我于此留宿、修道,我犹豫一番后应下,不为别的,我实在好奇那朵白牡丹盛放后的模样。도장은 여기 머물며 수련하자고 권했고 나는 잠시 망설이다 승낙했다. 다른 이유는 없었다, 그 흰 모란이 만개했을 때의 모습이 몹시 궁금했기 때문이다.

  • 错过了最初阐明身份的机会,道观内众人皆与我称兄道弟,久久不见花开,我便一直瞒到今日。처음 신분을 밝힐 기회를 놓친 뒤로 도관 사람들과는 서로 형제로 불렀고, 오랫동안 꽃이 피지 않자 나는 오늘까지 줄곧 숨겨 왔다.

  •  

  •  

  •  

  • 而今,我终于得以画出心心念念的画面,正是离开的最好时机,但思及此事,心中却泛起阵阵不舍。이제야 마침내 그토록 그리던 장면을 그릴 수 있었으니 떠나기에 가장 좋은 때였지만, 막상 떠올리니 마음속에 연연함이 일렁였다.

  •  

  •  

  • 它总归有自己的花期,或许……或许我可以在这里多待些日子……
    直到……
    저것도 결국 자기 꽃철이 있으니, 어쩌면…… 어쩌면 여기서 며칠 더 머물러도 되지 않을까……
    그러다가……

    ……?!

  •  

  •  

  • 我沉浸在思绪里,中衣解到一半,余光瞥见窗边一闪而过的人影。
    此时已是夜半三更,本不应有人在外走动。
    생각에 잠겨 속옷을 절반쯤 풀던 중 곁눈질로 창가를 스쳐 지나가는 인영을 보았다.
    때는 이미 한밤중, 바깥에 사람이 다닐 리 없었다.

  •  

  •  

  • 谁在那里?!거기 누구야?!
  •  

  •  

  • 我披回衣服,警惕地冲门外询问。나는 옷을 다시 걸치고 경계하며 문 밖을 향해 물었다.

  •  

  •  

  • ??
    ……
  •  

  •  

  • 无人回话,晚风将闭合的纸窗吹开一丝缝隙,轻笑声随之响起。
    那笑声很快随风消散了,我听得并不真切。
    대답은 없었고, 밤바람이 닫힌 종이창을 살짝 벌리자 희미한 웃음소리가 따라들었다.
    그 웃음은 곧 바람에 흩어져 나는 또렷이 듣지 못했다.

  • 于是我壮起胆子去到窗边,顺着缝隙往外看去。그래서 나는 용기를 내 창가로 가 그 틈을 따라 밖을 내다보았다.

  •  

  • ——我看见一道修长身影,他披着月色,徐徐向牡丹花丛中走去。——나는 한 길고 늘씬한 그림자를 보았고, 그는 달빛을 걸친 채 천천히 모란꽃 무리 속으로 걸어갔다.

  • 再眨眨眼,那道身影不见了。
    唯有白牡丹迎向清冷月光,兀自盛开着。
    다시 눈을 깜박이니 그 그림자는 사라졌다.
    오직 흰 모란만이 서늘한 달빛을 마주하며 홀로 만개해 있었다.

  •  

  •  

  •  

  •  

  • 2. 한낮에 물에서 꽃이 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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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忧心那人还会再度归来,我一夜无眠,直到天色拂晓才勉强闭上眼。그 사람이 다시 올까 걱정되어 밤새 한숨도 못 자고, 새벽빛이 스칠 무렵에야 겨우 눈을 감았다.

  • 这份平静不多时便被打破,同门道友敲响我的房门,说道长云游归来,唤我们去院子集中。이 잠깐의 고요는 곧 깨졌고, 도반이 방문을 두드려 도장이 운유에서 돌아왔으니 뜰로 모이라고 했다.

  •  

  •  

  •  

  • 我赶去院中,恰好听见道长在问责先于我到来的同门。나는 서둘러 뜰로 가서 나보다 먼저 온 도반들을 도장이 추궁하는 소리를 들었다.

  •  

  •  

  • 두상
    도장

    你们,谁动过院子里那株白牡丹?너희 가운데, 뜰의 그 흰 모란을 건드린 사람이 누구지?

  • 여러 사람
    …………
  •  

  •  

  • 众人你看看我,我看看你,皆是面露不解。모두가 서로를 보고 또 바라보며, 하나같이 어리둥절한 기색을 띠었다.

  •  

  •  

  • 두상
    도장

    都不承认是自己,那可曾见过旁人对它动手脚?스스로가 아니라고만 한다면, 다른 누가 손댄 걸 본 자는 있는가?

    再不交代,若是等我亲自查出来,就算包庇了。더 말하지 않으면 내가 직접 밝혀낼 때는 서로 감싼 것으로 치겠다.

  • 是……是我。저…… 저예요.
  •  

  •  

  • 不愿有他人替我担责,我推开挡在身前的人群,举手承认道。남에게 책임을 떠넘기기 싫어 앞을 가로막은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손을 들어 자백했다.

  •  

  •  

  • 道长没有再说什么,厉声罚我打扫院子几天。
    又是正午,我顶着烈日开始在院中忙碌,不敢怠慢。
    도장은 더 묻지 않고 엄한 목소리로 며칠간 뜰을 쓸라 벌을 내렸다.
    다시 정오, 나는 작열하는 볕을 감수하고 뜰에서 부지런히 움직였다.

  • 泼洒在石板路上的清水,很快就被暑气蒸发了,我认真忙活了一阵,也觉得有些头晕脑胀。돌길에 뿌린 맑은 물은 금세 더위에 증발했고, 한참 부지런히 움직이다 보니 머리가 지끈거렸다.

  •  

  •  

  • 其他人……是不是都在室内避暑了?다른 사람들은…… 다 실내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는 걸까?
  •  

  •  

  • 我在花丛边蹲下,与那朵白牡丹隔着一段距离相望,用手指蘸取盆中的清水,以石板路做画布描摹。꽃무리 곁에 쭈그려 앉아 그 흰 모란과 거리를 두고 마주 보며, 대야의 맑은 물을 손가락에 찍어 돌길을 화폭 삼아 그렸다.

  •  

  •  

  • ??
    你在干什么?너, 무엇을 하고 있지?
  •  

  •  

  • 头顶强烈的日光蓦地黯淡下来,一道阴影将我半蹲下来的身形笼罩。
    抬起头,我猝不及防地望见一张陌生面孔。
    머리 위 강렬한 햇살이 갑자기 어두워지고 한줄기 그늘이 반쯤 쪼그린 내 몸을 덮었다.
    고개를 들자 뜻밖에도 낯선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  

  •  

  •  

  • 来人身披一席薄纱,布料以金线绣满花纹,衣袍的领口此刻随意地敞开着,露出下方的白皙肌肤。온몸에 얇은 베일을 걸치고, 옷감에는 금실로 무늬가 가득 수놓였고, 갓깃은 느슨히 열려 아래의 희디흰 살갗을 드러냈다.

  • 细看他的胸前以乎还有水墨般的纹路——但我不敢细看,很快移开目光。那双红眸微微眯起,向我施以不加掩饰的打量。가슴께에는 수묵 같은 문양도 있는 듯했으나——감히 오래 보지 못하고 곧 시선을 거두었다. 붉은 눈동자는 가늘게 좁혀 숨김없는 시선으로 나를 훑었다.

  •  

  •  

  • ??
    这是……이건……
  •  

  •  

  • 他俯身凑近了些,本就松动的袍子也垂坠下来,在他进一步动作前,我连忙开口。그가 몸을 숙여 더 가까이 다가오자 느슨하던 옷자락도 드리워졌다. 그가 더 움직이기 전에 나는 급히 입을 열었다.

  •  

  •  

  • 这……这位道友,可是有事相求?저…… 저기 도반, 무슨 부탁이라도?
  • 아인
    我不修道,你叫我艾因便是。나는 도를 닦지 않아. 그냥 아인이라 부르면 돼.
  •  

  •  

  • 他继续问道。그는 이어 물었다.

  •  

  •  

  • 아인
    你又叫什么?너는 뭐라고 불려?
  • ……我叫<小画家>。……난 슈라고 해.
  •  

  •  

  • 我逐渐恢复镇定,得以直视艾因的眼睛。
    他是悄无声息出现在身旁的存在,我试图读懂他的来意。
    점차 마음을 가다듬고 아인의 눈을 똑바로 볼 수 있었다.
    그는 소리 없이 곁에 나타난 존재, 나는 그의 의중을 읽어 보려 했다.

  • 比起别有用心的试探,他的眼神更像是纯粹的探究与好奇。
    虽说我道行不深,也鲜少怀疑自己的直觉。
    꿍꿍이를 품은 시험이라기보다, 순수한 탐구와 호기심이 비치는 눈빛이었다.
    비록 수행이 깊지는 않지만 스스로의 직감을 의심하는 일은 드물다.

  •  

  •  

  • 아인
    你还没有回答我的问题,<小画家>。아직 내 질문에 답하지 않았어, 슈.
  •  

  •  

  • ——哪怕在我这般沉默、长久的注视下,他也只是执着地追问着。——이렇게 내가 오래 침묵하며 바라보아도, 그는 집요하게 되물었다.

  •  

  •  

  • 我……난……
  •  

  •  

  • 我暂时放下戒心,同样平静地作答。나는 잠시 경계를 내려놓고 똑같이 담담히 대답했다.

  •  

  •  

  • 我打扫院子有一阵了,打算歇息一番再继续。뜰을 좀 치웠고, 잠깐 쉬었다가 계속하려 했어.
  • 아인
    你们都是这般歇息?너희는 다 이렇게 쉬는 거야?
  •  

  •  

  • 他抬手指向我画于石板路上的牡丹花。그가 돌길 위에 내가 그려 둔 모란을 가리켰다.

  •  

  •  

  • 你是说道士?
    ……倒也不是,这不过是我个人的一些趣味。
    도사들 얘기를 하는 거니?
    ……그건 아니고, 그저 내 개인적인 취향일 뿐이야.
  • 아인
    ……
  •  

  •  

  • 闻言他眉头微蹙,我以为他不满意这个回答,却听他继续说道。그 말에 그는 미간을 살짝 좁혔다. 답이 마음에 들지 않은 줄 알았는데 이내 말을 이었다.

  •  

  •  

  • 아인
    ……不见了。……사라졌네.
  • 什么不见了……?뭐가 사라졌다는 거야……?
  •  

  •  

  • 我顺着他所指的方向看去——那里空无一物,以清水画出的牡丹花被烈日蒸发殆尽。그가 가리킨 곳을 보니——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맑은 물로 그린 모란은 한낮의 볕에 온데간데없어졌다.

  •  

  •  

  • 아인
    为什么它会那么快消失?왜 그렇게 빨리 사라지는 거지?
  • ——无妨,我再给你画!——괜찮아, 내가 다시 그려 줄게!
  •  

  •  

  • 在他清秀的眉目皱成一团前,我忙不迭地在地面上涂抹,仿若场与日光竞逐的博戏。그의 고운 눈썹이 엉키기 전에 나는 서둘러 바닥을 문지르며 그렸다. 마치 햇빛과 겨루는 놀이처럼.

  •  

  •  

  • 아인
    呵……허……
  •  

  •  

  • 艾因笑了,那笑声似乎有些熟悉,但在回忆起来前,思绪被他的话语打断了。아인이 웃었다. 어디서 익숙한 웃음 같았지만, 떠올리기도 전에 그의 말이 생각을 끊었다.

  •  

  •  

  • 아인
    你喜欢花。너, 꽃을 좋아하는구나.
  •  

  •  

  • 他语气笃定,并非发问,像是已经做出不容质疑的结论。어조는 단호했다. 질문이 아니라 이미 반박할 수 없는 결론 같았다.

  •  

  •  

  • 毕竟它们都很好看。어쨌든 다 예쁘니까.
  •  

  •  

  • 诚然,我也不会故意反驳,真情实感道。맞는 말이라 굳이 부정하지 않고 진심을 담아 말했다.

  •  

  •  

  • 아인

    可是,它们也很脆弱。하지만, 그것들은 아주 연약해.

    只要轻轻一折……就什么都没有了。가볍게 한 번만 꺾어도…… 아무것도 남지 않지.

  •  

  •  

  • 说话间艾因抬起手,对着虚空弯折手指,指尖的皮肤像是快要被这刺目的日光穿破。말하면서 아인은 손을 들어 허공을 향해 손가락을 굽혔다. 손끝의 피부가 이 눈부신 햇빛에라도 뚫릴 듯했다.

  •  

  •  

  • 就是因为这份美丽易逝,才值得去珍惜吧。바로 그 덧없음 때문에 더 아껴야 하는 거겠지.
  •  

  •  

  • 我顺着艾因的话感慨,又觉得这人着实有些悲观,抬头瞥他一眼。그의 말을 따라 감상에 젖다가도, 이 사람이 제법 비관적이란 생각이 들어 고개를 들어 흘끗 보았다.

  •  

  •  

  • 莫非,你是专程来赏花的?혹시 일부러 꽃 보러 온 거야?

    可是遇到了什么烦心……아니면 무슨 속상한 일이……

  • 아인
    没有。아니.
  •  

  •  

  • 艾因反应很快地驳回我,他别过脸,又小声嘟囔一句。아인은 재빨리 내 말을 잘랐고 고개를 돌린 채 낮게 중얼거렸다.

  •  

  •  

  • 아인
    ……花没什么好看的。……꽃은 볼 것도 없어.
  • ……?
  •  

  •  

  • ——倘若我没看错的话,说这句话时,他的脸上突然泛起了一丝,不易察觉的薄红。——내 착각이 아니라면, 그 말을 할 때 그의 얼굴에 알아차리기 힘든 옅은 붉은 기가 스쳤다.

  •  

  •  

  • 那你是……그럼 너는……
  • ??
    <小画家>,你那边忙活完的话,能不能过来……슈, 거기 일 끝났으면 이리 와 줄 수 있겠니……
  • ——什么?——무슨 일이야?
  •  

  •  

  • 正准备追问,我听见屋内其他人的呼唤,扭头应了一句。
    再回过头,院内已寻不见艾因的身影。
    막 더 물어보려던 찰나, 집 안에서 다른 이의 부름이 들려 고개를 돌려 대답했다.
    다시 돌아보니 뜰에는 아인의 자취가 이미 보이지 않았다.

  •  

  •  

  • 怎么消失得这么快……어쩜 이렇게 빨리 사라지지……
  •  

  •  

  • 我站起身,疑惑地环顾四周,盛放的白牡丹随风摇曳,有露水从花蕊滚落。나는 일어나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만개한 흰 모란이 바람에 흔들렸고, 꽃술에서 이슬이 또르르 흘러내렸다.

  •  

  •  

  •  

  •  

  • 3. 홀로 얻은 비밀

  •  

  •  

  •  

  • 出现和离开都悄无声息的少年,尽管相处的时间不长,我仍对他的来历充满好奇。나타남과 사라짐이 모두 소리 없이 이루어지는 소년, 교류한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나는 여전히 그의 내력에 큰 호기심이 일었다.

  • 我试图向旁人打听,描述他的样子,却无法得到确切的答案,像是这一号人物从未进出过道观。나는 다른 이들에게 물으며 그의 생김새를 묘사했지만 확답을 얻지 못했다, 마치 그 인물은 이 도관을 드나든 적이 없던 것처럼.

  • 疑问横亘在心头,半天过去也未能得到解答,起初单纯的好奇逐渐演变成某种执念,让我躺在床榻上,翻来覆去。의문이 가슴에 가로놓여 반나절이 지나도 풀리지 않았고, 처음의 단순한 호기심은 점차 일종의 집착으로 변하여 침상에 누워 몸을 뒤척이게 했다.

  •  

  •  

  • 他以后还会出现吗?그가 이후에도 다시 나타날까?

    若是能再见面,定是要抓住他,好好问个清楚。다시 만날 수 있다면, 반드시 붙잡아 제대로 캐묻고야 말겠어.

    除了他的名字,我好像什么也不知道……그의 이름 말고는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아……

  •  

  •  

  • 想到一半我又自觉好笑——他或许只是个过客,何必如此记挂。생각하다가도 스스로 우습게 느껴졌다——그는 어쩌면 그저 스쳐 간 나그네일 뿐인데 뭐하러 이렇게 마음에 걸어 두는가.

  •  

  • 整天劳作下来,身心俱疲之时,困意也适时造访。
    阖上双眼前,我最后看向摆在一旁的画稿。
    하루 내내 일하고 나니 몸과 마음이 지친 때에 졸음이 때맞춰 찾아왔다.
    눈을 감기 전, 마지막으로 곁에 놓인 화고를 바라보았다.

  • 置于顶层的那幅,恰好描绘了两日前盛开的白牡丹。맨 위에 올려 둔 그 한 폭에는 이틀 전 만개한 흰 모란이 그려져 있었다.

  • 艾因是在花开后出现的——我在清醒与沉睡的边界沉浮,最后抓住这丝念头。아인은 꽃이 핀 뒤에 나타났다——나는 각성과 잠의 경계에서 부유하며, 끝내 그 생각을 붙잡았다。

  •  

  • …………

  • 这一觉睡得不算深,我被呼啸的风声吵醒,正想起身关窗,却在意识到某件事后,周身动弹不得。잠이 그리 깊지 않아 휘몰아치는 바람 소리에 깨어 창을 닫으려 일어나려 했으나, 어떤 사실을 깨닫는 순간 온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 ……进门后,我分明将门窗一一关上了,因为担心被旁人窥见真实身份,这是我每晚都会确认的事情。……들어온 뒤 나는 분명 문과 창을 하나하나 닫아 두었다. 신분이 들킬까 염려되어 매일 밤 확인하는 일이었으니까.

  • 更何况,醒来后空气里浮动着浅淡香气,夹杂另一个人的气息,在我身旁流连。더구나 깨어 보니 공기 중엔 옅은 향기가 떠돌았고, 다른 누군가의 숨결이 섞여 내 곁을 맴돌고 있었다.

  • 不敢轻举妄动,我没有睁开眼,佯装入睡的模样,等待那人的进一步动作。섣불리 움직이지 못해 눈을 뜨지 않은 채 자는 척하며 그 사람의 다음 행동을 기다렸다.

  •  

  •  

  • ??
    嗯……음……
  •  

  •  

  • 来人似乎是俯身靠近了,呼吸间的热意扑在我鼻尖,那感觉……并不陌生。그는 몸을 숙여 가까이 다가온 듯했고 호흡의 열기가 내 콧끝에 닿았다. 그 느낌은…… 낯설지 않았다.

  •  

  •  

  • (会是谁……难道是前几日来到我房门前的人?)(누구지…… 설마 며칠 전 내 방문 앞에 왔던 그 사람?)
  •  

  •  

  • 就连那闭着眼也不容忽视的注视,也像是我不久前曾体验过的。눈을 감고서도 무시하기 어려운 그 시선마저 얼마 전 내가 겪었던 것과 닮아 있었다.

  •  

  •  

  • (还是……)(아니면……)
  •  

  •  

  • 那人的吐息从脸边撤离,再逐渐向下,往我的脖颈、锁骨肆意喷洒。
    ——这样下去,我难以维持装睡的姿态。
    그의 숨결은 내 얼굴에서 물러나더니 점차 아래로, 내 목덜미와 쇄골로 제멋대로 흩뿌려졌다.
    ——이러다간 잠든 척을 유지할 수 없겠다.

  •  

  •  

  • 唔……으음……
  •  

  •  

  • 我心生一计,假装在睡梦中翻了个身,手在不经意间按住他垂在床榻上的衣袖,一手丝滑的触感。나는 꾀를 내어 잠결에 몸을 뒤집는 척하며 침상에 드리운 그의 옷소매를 무심코 눌렀다. 손에는 매끈한 감촉이 전해졌다.

  •  

  •  

  • ??
    ……!
  •  

  •  

  • 我听见他短促地倒吸一口气,随即手下一空。
    连同一起消失的,是那扰人心神的气息。
    그가 짧게 숨을 들이쉬는 소리가 들렸고, 곧 손아래가 텅 비었다.
    함께 사라진 것은 사람 마음을 어지럽히던 그 기척이었다.

  •  

  •  

  • (走了?)(간 걸까?)
  •  

  •  

  • 我睁开眼,屋内空无一人,惟有睡前摆放整齐的画稿被风吹散,其中几张落在床尾。나는 눈을 떴다. 방 안에는 아무도 없었고, 잠들기 전 가지런히 두었던 화고만 바람에 흩어져 몇 장이 침상 끝에 떨어져 있었다.

  • 再低下头,我缓慢松开攥紧的掌心,白色花瓣自指尖飘零。
    证实方才发生的一切,并非我臆想的梦境。
    다시 고개를 숙여 꼭 쥐고 있던 손바닥을 천천히 펴자 흰 꽃잎이 손끝에서 흩날렸다.
    방금 일어난 모든 일이 나의 망상 속 꿈이 아니었음을 입증하는 셈이었다.

  •  

  •  

  •  

  • 花,又是花。今日是我受罚的第二天,去到牡丹花丛边,我已经失去了完全欣赏的心情。꽃, 또 꽃. 오늘은 벌을 받는 이튿날, 모란꽃 무리 곁으로 가면서도 나는 온전히 감상할 마음을 잃고 있었다.

  • ——所有异状,皆是从我让那朵白牡丹盛开后开始的。——모든 이상은 내가 그 흰 모란을 만개시킨 뒤로 시작되었다.

  • 再联系回它通人性的举动,以及它盛开后道长紧张的模样,有一件事已经变得明晰:它绝非普通的牡丹花。그 꽃의 인성을 아는 듯한 행동과, 만개한 뒤 도장이 보인 긴장된 모습까지 떠올려 보니 한 가지 사실이 분명해졌다: 그것은 결코 평범한 모란이 아니다.

  •  

  •  

  • 要是这么想……真能从里面变出个人来,好像也不稀奇。그렇게 생각하면…… 그 속에서 정말로 사람이 나와도, 그리 놀랄 일은 아닐 거야.

    如何让他现身才好?어떻게 해야 그가 모습을 드러낼까?

  •  

  •  

  • 身后是众人在屋中念经的声响,我走近白牡丹,它比前几日生得更为张扬。뒤에서는 사람들이 집 안에서 경을 외는 소리가 났고 나는 흰 모란에 다가갔다. 며칠 전보다 한층 더 화려하게 자라 있었다.

  •  

  •  

  • 呼——후——
  •  

  •  

  • 为了验证自己的猜测,我对着花蕊,轻轻吹出一口气。
    它颤了颤,没有其他变化。
    내 추측을 확인하려 나는 꽃술을 향해 가볍게 한숨을 불었다.
    그것은 살짝 떨렸을 뿐, 다른 변화는 없었다.

  •  

  •  

  • 呼呼——후후——
  •  

  •  

  • 我不甘心地重复动作,手指也配合着,轻触娇嫩的花瓣。나는 아쉬운 마음에 동작을 반복했고, 손가락으로도 살짝 여린 꽃잎을 건드렸다.

  •  

  •  

  • ??
    ……痒。……간지러워.
  • 什么?뭐라고?
  •  

  •  

  • 没有太多意外,我抬起头,与又一次出现在花丛旁的艾因对视一眼。
    他紧抿双唇,一副难耐的模样。
    크게 놀랍지도 않게 나는 고개를 들어 다시 꽃무리 곁에 나타난 아인과 눈을 맞췄다.
    그는 입술을 꼭 다문 채 견디기 힘든 표정이었다.

  •  

  •  

  • 你看起来好像不太好受。상태가 썩 편하지 않아 보이네.
  •  

  •  

  • 我故作关心道。나는 일부러 걱정하는 척하며 말했다.

  •  

  •  

  • 还好吗?是身体有哪里不舒服吗?괜찮아? 어디가 불편한 데라도 있어?
  • 아인
    ……没有。……아니.
  •  

  •  

  • 他克制地作答,眼神变得飘忽。그는 절제하며 대답하더니 눈길이 흔들렸다.

  •  

  •  

  • 哦,那就好。오, 그럼 다행이고.
  •  

  •  

  • 我笑了出来,一边摆弄花朵,继续和他搭话。나는 웃음을 터뜨리며 꽃을 만지작거렸고, 그와 대화를 이어 갔다.

  •  

  •  

  • 你说花没什么好看的,但你今天还是来了。네가 꽃은 볼 게 없다고 했는데, 오늘도 역시 왔네.

    那你到底是来看花的,还是——그럼 넌 꽃을 보러 온 거야, 아니면——

  •  

  •  

  • 说到一半,我顿了顿,指尖直抵脆弱的花芯,轻轻一挠。말을 하다 말고 잠시 멈추어 손끝으로 연약한 꽃심까지 닿아 살짝 긁었다.

  •  

  •  

  • 还是说,你是想来看我?아니면, 나를 보러 온 거야?
  • 아인
    你……너……
  •  

  •  

  • 艾因再开口时,话语间已经带上了不自然的喘气。아인이 다시 입을 열었을 때 말 사이사이에 부자연스러운 숨이 섞였다.

  •  

  •  

  • 아인
    够了。그만.
  •  

  •  

  • 成了——我暗自窃喜,却见艾因以掩耳不及盗铃之势,按住我的手。
    然后他引着我,将手放入他自己的衣袍下方。
    됐다——속으로 쾌재를 불렀지만 아인은 번개같이 내 손을 눌러 멈추게 했다.
    그리고는 내 손을 이끌어 그의 옷자락 아래로 들여보냈다.

  •  

  •  

  • 아인

    你说得对,我确实觉得身子不太爽利,但又不知道是哪里。네 말이 맞아. 분명 몸이 좀 불편한데 어디가 그런지 모르겠어.

    不然,你替我看看好了。그렇지, 네가 대신 봐 주는 게 좋겠네.

  • 我……난……
  •  

  •  

  • 我一时语塞,没想到他竟会如此主动,这下,像是我被他反客为主地玩弄于股掌之中。나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그가 이렇게까지 적극적일 줄은 몰랐다. 이젠 마치 내가 그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는 꼴이었다.

  •  

  •  

  • 아인
    嗯?你怎么了?응? 왜 그래?
  •  

  •  

  • 我们靠得极近,他笑得张扬,皮肤泛着凉意,却不能纾解我体内瞬间升腾的热度。우리는 극히 가까웠고, 그는 웃으며 살갗에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지만, 내 몸속에 단숨에 치솟는 열기를 식히지는 못했다.

  • 见我一动不动,他甚至开始得寸进尺。내가 꿈쩍도 하지 않자 그는 심지어 점점 더 선을 넘기기 시작했다.

  •  

  •  

  • 아인

    是难为情了?我的身体和你的,应该也没有什么区别。부끄러운 거야? 내 몸이랑 네 몸이랑 별 다를 것도 없을 텐데.

    反正都是男子,你应该很熟悉才是。어차피 둘 다 사내잖아, 네가 잘 알겠지.

  • 都……都怪你太突然……다…… 다 네가 너무 갑작스러워서……
  •  

  •  

  • 事已至此,我只得僵硬地应下,手指也开始有所动作。이 지경이니 나는 굳은 채로 수긍할 수밖에 없었고, 손가락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 在他的注视下,我逐一抚过他坚实的手臂,再到脖颈、喉结……그의 시선 아래 나는 그의 단단한 팔을 차례로 쓸고, 이어 목과 목젖을 더듬었고……

  • 去到左胸时,手下是平稳的起伏,而我的心跳声早已乱作一团。왼쪽 가슴께에 닿자 손끝에는 고른 오르내림만 전해졌으며, 내 심장 소리는 이미 엉망으로 뒤섞여 있었다.

  •  

  •  

  • 아인

    怎么又不动了?왜 또 멈췄어?

    是哪里出了问题吗?어디 문제가 있는 거야?

  •  

  •  

  • 他绝对是故意这么问的——但我没有立场揭穿,便强作镇定。그가 일부러 묻고 있음이 분명했지만——내가 그것을 들추어낼 처지도 아니어서 애써 태연한 척했다.

  •  

  •  

  • 没有,你……身子倒还挺硬朗。아니, 너…… 몸은 꽤 단단한걸.
  •  

  •  

  • 这个形容用在少年身上似乎不太恰当,艾因却不甚在意,反而将身体往前送了送。소년에게 쓸 표현은 아닌 듯했으나 아인은 개의치 않고 오히려 몸을 더 가까이 밀어왔다.

  •  

  •  

  • 아인
    这可说不准,你的检查,应该再全面一点。그건 장담 못 하지, 네 검사는 좀 더 전면적이어야 해.
  • 嗯?嗯……응? 응……
  •  

  •  

  • 我硬着头皮往下摸,手逐渐去到他的腰侧。
    感觉自己找到了报复的机会,我装作不经意地一拧。
    나는 이를 악물고 더 아래로 더듬었고, 손은 점차 그의 허리 옆으로 갔다.
    복수의 기회를 찾은 듯해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살짝 비틀었다.

  •  

  •  

  • 这样,会痛吗?이렇게 하면, 아프니?
  •  

  •  

  • 那层平直的肌肤不能给我太多发挥空间,艾因发出一声闷哼。매끈하게 뻗은 그 피부는 내가 장난칠 여지를 많이 주지 않았고, 아인은 낮게 신음을 냈다.

  •  

  •  

  • 아인
    嗯……읏……
  • 那还好,你应该没什么大碍。그럼 됐어, 별일은 없는 것 같아.
  •  

  •  

  • 我迫不及待想要将手从他的身子上抽离,却在离开的瞬间,发现手下产生了异样的变化。나는 서둘러 손을 떼려 했지만 막 떠나는 순간 손아래에서 이상한 변화가 일어나는 걸 느꼈다.

  •  

  •  

  • 等等……这又是什么?잠깐…… 이건 또 뭐지?
  •  

  •  

  • 像是新叶破开泥土抽芽,有某种柔软的造物自艾因腰间生长,从我的指缝间绽放。막 새잎이 흙을 뚫고 돋아나듯, 어떤 부드러운 것이 아인의 허리께에서 자라나 내 손가락 사이로 피어올랐다.

  •  

  •  

  • 아인
    ……
  •  

  •  

  • 我这才低头,从他敞开的领口处看下去——
    他的腰侧,竟是开出了一朵白色的小花。
    그제야 나는 고개를 숙여 그의 느슨한 옷깃 아래로 내려다보았다——
    그의 허리 옆에서 새하얀 작은 꽃 한 송이가 피어 있었던 것이다.

  •  

  • 因为突然发生的状况,我和艾因沉默地在花丛旁对坐。갑작스러운 상황 때문에 나와 아인은 꽃무리 곁에 마주 앉아 잠자코 있었다.

  • 明明是他逼迫我对自己“上下其手”在先,现在他却裹紧身上的衣物,一副受害者的做派。분명 먼저 나에게 자신을 "이래저래 더듬게" 만든 쪽은 그였는데, 지금은 오히려 옷을 꼭 여며 피해자처럼 굴고 있었다.

  •  

  •  

  • 好了……됐어……
  •  

  •  

  • 最终,还是我先无奈地开了口。결국 체념한 쪽은 나였고 먼저 입을 열었다.

  •  

  •  

  • 所以,你会开花。그러니까, 너는 꽃이 피는구나.

    你是从白牡丹里变出来的?흰 모란에서 변화한 거지?

  • 아인
    ——住口。——그만해.
  •  

  •  

  • 他别过脸,那朵白牡丹就在他的身旁,他不容许我进一步靠近。그는 고개를 돌렸고 그의 곁에는 흰 모란이 있었다. 그는 내가 더 다가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 这就算是默认了。이쯤이면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  

  •  

  • 这没什么大不了的,其实我早就猜到了。대수로운 일 아니야, 사실 진작 짐작했거든.

    我知道那朵白牡丹是特殊的,只是没想到……그 흰 모란이 특별하다는 건 알았지만, 다만 이렇게까지는……

  • 아인
    你觉得很好玩,是么?재미있다고 느끼는 거지, 그렇지?
  •  

  •  

  • 他的目光如箭矢一般扫了过来,像是对我的控诉。그의 시선이 화살처럼 스치며 나를 고발하는 듯했다.

  •  

  •  

  • 아인
    如果不是因为你,我也不会变成这样。네가 아니었더라면, 나도 이렇게 되지 않았을 거야.
  • 要是你被人碰到就会开花的话,那还是……네가 남에게 닿기만 해도 꽃이 핀다면, 그건 아무래도……
  • 아인
    我才没那么随便。나는 그렇게 아무 데나 피지 않아.
  •  

  •  

  • 那道扫射过来的目光变得更为锐利了,我连忙解释。사납게 쏘아오던 눈길이 더 날카로워져 나는 급히 해명했다.

  •  

  •  

  • 我是想说……那你现身的时候,还是要多注意安全。내 말은…… 그러니 네가 모습을 드러낼 때 안전에 더 유의하라는 거야.

    不是谁都能像我一样,能轻易接受一朵花里面,可以变出一个人类的。나처럼 쉽게, 꽃 속에서 사람이 나온다는 걸 받아들일 수 있는 이만 있는 건 아니니까.

  • 아인
    为什么?왜?
  • 因为……왜냐하면……
  •  

  •  

  • 其实早就应该想到的,无论是他总锲而不舍的追问,还是那些夜半出现的行径,都不像是人类所为。사실 진작 떠올렸어야 했다. 그의 집요한 질문도, 한밤중에 나타나는 그 행동도, 인간의 소행으로 보이지 않았다.

  • 他在观察,学习——或许是把我当做了效仿的对象。그는 관찰하고 배우고 있었다——아마 나를 본보기로 삼은 모양이었다.

  •  

  •  

  • 因为会觉得你和他们不一样,有可能就会因此而疏离你,甚至是伤害你。그들은 네가 자신들과 다르다고 느끼면, 그 때문에 너를 멀리하거나 심지어 해칠 수도 있어.

    但既然我已经知道了你的身份,以后我们就是互相照应的……兄弟了。하지만 내가 이미 네 정체를 알았으니 앞으로 우리는 서로 돌보는…… 형제가 되는 거야.

    以后你有什么不明白的,都可以来问我,不必偷偷摸摸。앞으로 모르는 게 있으면 뭐든 나에게 물어, 몰래 훔쳐볼 필요 없어.

  •  

  •  

  • 我仗义地拍拍胸脯,艾因紧绷的神情终于松弛下来,变作不明显的笑容。나는 의협심 있게 가슴을 두드렸고, 아인의 굳어 있던 표정은 마침내 풀리며 엷은 미소로 바뀌었다.

  •  

  •  

  • 아인

    反正,你能接受就行。어차피 네가 받아들일 수 있으면 그걸로 돼.

    以后都只变给你看,兄弟。앞으로는 너에게만 변해 보일게, 형제.

  •  

  •  

  • 他好像很喜欢这个称呼,我干笑着应下,心头说不清道不明的情绪,不知是遗憾还是愧疚。그는 이 호칭을 무척 마음에 들어 하는 듯했고 나는 건성으로 웃으며 받아들였다. 마음속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 일렁였다. 아쉬움인지, 죄책감인지 알 수 없었다.

  • ……他如此毫无保留地对待我,现在,我才成了无法坦荡面对他的人。……그가 이렇게 아무것도 숨기지 않고 나를 대하는데, 정작 지금 내가 그를 당당히 마주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  

  •  

  •  

  •  

  • 4. 진솔히 마주하다

  •  

  •  

  •  

  • 和艾因道别后的夜晚,屋外大雨磅礴。
    我在屋内听着雨水拍打地面的杂乱声响,不免有些担心。
    아인과 작별한 그 밤, 밖에는 장대비가 퍼부었다.
    방 안에서 빗물이 땅을 두드리는 뒤섞인 소리를 들으며 나도 모르게 걱정이 됐다.

  •  

  •  

  • 艾因应该……不要紧吧。아인은…… 괜찮겠지.
  •  

  •  

  • 早些时候我刚告诉他,随意进入他人房间是不好的事情,
    但是现在……现在如果他需要的话,我不会拒绝他的来访。
    조금 전 나는 그에게 함부로 남의 방에 들어오는 건 좋지 않다고 막 일렀다,
    하지만 지금은…… 지금 그가 필요로 한다면 그의 방문을 거절하지 않을 거다.

  •  

  •  

  • 或者我放把伞去花丛边遮一下……?아니면 우산을 꽃무리 곁에 놔서 좀 가려 둘까……?
  •  

  •  

  • 叩,叩。
    我正想着,屋外响起了敲门声。
    똑, 똑.
    막 그렇게 생각하던 찰나, 문 두드리는 소리가 밖에서 났다.

  •  

  •  

  • 是谁?누구죠?
  •  

  •  

  • 我反应极快地束起头发,披上道袍,又变回男子的模样。나는 재빨리 머리를 묶고 도포를 걸쳐, 다시 남자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  

  •  

  • ??
    我。나야.
  • ……艾因?……아인?
  •  

  •  

  • 我打开门,果不其然看见了全身湿透的艾因。
    濡湿的长发在往下淌水,衣物也紧贴着勾勒出身形。
    문을 열자 아니나 다를까 온몸이 흠뻑 젖은 아인이 보였다.
    젖은 긴 머리카락에서는 물이 뚝뚝 떨어졌고, 옷은 몸매에 바짝 달라붙어 윤곽을 드러냈다.

  •  

  •  

  • 아인
    躲雨,借宿。비 피하려고, 하룻밤만 신세 질게.
  •  

  •  

  • 他简明扼要地表达,见我迟迟不邀请他进门,又补充一句。그가 간단명료하게 표현했고, 내가 좀처럼 들이지 않자 한마디를 덧붙였다.

  •  

  •  

  • 아인
    ……我敲门了,没有直接闯进来。……문은 두드렸어, 바로 들이닥치진 않았어.
  • ……请进,请进。……어서 들어와, 들어와.
  •  

  •  

  • 我努力忽视他沾水后近乎透明的衣物,让出一个身位,邀他进门나는 물에 젖어 거의 비칠 듯한 그의 옷차림을 애써 못 본 척하며 비켜 서서 그를 들였다.

  •  

  • 我为艾因递去帕子,他只是不甚在意地抖抖身体,不多时就恢复干爽。나는 아인에게 손수건을 건넸지만 그는 대수롭지 않게 몸을 한번 털더니 금세 보송해졌다.

  •  

  •  

  • 아인
    无妨,这样就可以,只要不用一直在外面淋雨。괜찮아, 이 정도면 돼. 밖에서 내내 비만 안 맞으면 돼.
  • 还挺……方便的。꽤…… 편리하네.
  •  

  •  

  • 比起一朵花,他刚才的动作让我想起了某种更常见的动物。
    艾因自觉地走去床边坐下。
    꽃보다는, 방금 동작이 더 흔한 어떤 동물을 떠올리게 했다.
    아인은 자발적으로 침대 곁으로 가 앉았다.

  •  

  •  

  • 아인
    接下来,是不是该睡觉了?이제 자야 하는 거지?
  •  

  •  

  • 他拍了拍身下松软的床铺,枕头倒是有多余的,可被子只有一床。그는 푹신한 침상을 툭툭 두드렸고, 베개는 여분이 있었지만 이불은 하나뿐이었다.

  • 见我还在一旁站着,他投来询问的目光。내가 여전히 옆에 서 있자 그는 묻는 눈길을 보냈다.

  •  

  •  

  • 아인
    你们不是躺在这里睡觉的吗?너희는 여기 누워 자는 거 아니야?
  • 是……不过……맞아…… 다만……
  •  

  •  

  • 我还从未和男子同床共枕过——这种话我说不出口,会将自己编造已久的谎言揭穿。나는 아직 남자와 한자리를 써 본 적이 없다——라고는 차마 말할 수 없었다, 오래 지어낸 거짓이 들통날 테니까.

  •  

  •  

  • 아인
    那,你怎么还不过来?그럼, 왜 안 오는 거야?
  • ……
  •  

  •  

  • 想了很多借口,总觉得都过于牵强,最后我还是走了过去,小心翼翼地在床的最边缘处躺下。별별 핑곗거리를 떠올렸지만 다 억지 같아, 결국 나는 걸어가 조심스레 침대 맨 끝자락에 누웠다.

  •  

  •  

  • 아인
    你还真是……너도 참……
  • 我怎么了?내가 왜?
  •  

  •  

  • 我用被子将双眼捂住,努力忽视身旁的存在,可床铺下陷的感觉是如此真实,我又被阵阵花香萦绕。나는 이불로 눈을 가리고 곁의 존재를 애써 무시했다. 하지만 침상이 꺼지는 감각은 너무도 생생했고, 꽃향기가 잇따라 감돌았다.

  • 所幸他也只是规矩地躺好,没有多余的动作。다행히 그도 얌전히 누워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  

  •  

  • 두상
    아인

    没什么,只是觉得……人类很有趣。아무것도 아냐, 다만…… 인간은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어.

    天色不早了,快些安歇吧,兄弟。밤이 깊었네. 어서 쉬자, 형제.

  • ……嗯。……응.
  •  

  •  

  • 烛灯灭了,只能听见淅淅沥沥的雨声,还有近在咫尺的,艾因的呼吸声。촛불이 꺼지고, 졸졸 내리는 빗소리와 지척에서 들리는 아인의 숨소리만이 들렸다.

  • 无论如何都无法入睡,我从被子里探出头,正欲翻身,又听见艾因开口。도무지 잠이 오지 않아 이불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막 몸을 돌리려는데, 아인이 다시 입을 열었다.

  •  

  •  

  • 두상
    아인

    你……在想什么?너…… 무슨 생각을 해?

    怎么还不睡觉?왜 아직 안 자?

  • 我……나……
  •  

  •  

    • 眼前是漆黑一片,原本狂跳的心却因此感到安定。앞은 캄캄했지만, 미친 듯 뛰던 심장은 그 덕분에 고요해졌다.

    • 我对着虚空,模棱两可地将心事阐明。나는 허공을 향해 에둘러 마음속 말을 꺼냈다.

    •  

    •  

    • 老实说……我不太适应,像这样和别人睡在一起。솔직히…… 이렇게 남과 함께 자는 데는 익숙하지 않아.
    • 두상
      아인

      我也是第一次。나도 처음이야.

    • 明明你也没睡着——我没有说出口,只是翻过身,对着艾因的方向询问。너도 잠들지 않았으면서——그 말은 하지 않고, 몸을 돌려 아인 쪽을 향해 물었다.

    •  

    •  

    • 你睡得还习惯吗?之前,有像这样睡在床上吗?잘 자고 있어? 전에는 이렇게 침대에서 자 본 적 있어?
    • 두상
      아인

      没有,是第一次。아니, 처음이야.

      以前,我有别的休息的方法。예전엔 다른 식으로 쉬었거든.

  •  

  •  

  • 这院子里的花,都会像你这样吗?이 뜰의 꽃들도 다 너처럼 그런가?
  •  

  •  

  • 既然两人都尚未入睡,我索性同他攀谈起来。
    反正黑夜模糊了彼此的神色,他也不能随便消失。
    둘 다 아직 잠들지 못했으니 차라리 그와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어차피 밤은 서로의 표정을 흐리게 했고, 그도 함부로 사라질 수 없었다.

  •  

  •  

  • 두상
    아인

    ……要是那样的话,未免太聒噪了。……만약 그렇다면, 너무 시끄럽겠지.

  • 所以说只有你是不一样的,为什么?그럼 너만 다른 거네, 왜지?
  • 두상
    아인

    这又有什么不好?그게 뭐가 문제야?

  •  

  •  

  • 艾因语气平淡地反问道,我思索应该如何回应。아인은 담담하게 되물었고, 나는 뭐라 답해야 할지 생각했다.

  •  

  •  

  • 唔……倘若你不会觉得孤独,其实也没什么大不了的。음…… 네가 외롭지 않다면 사실 대수로울 건 없지.

    但很多时候——尤其是人类,都会希望自己能拥有伙伴,或者说同类。하지만 많은 때——특히 인간은, 곁에 동반자 아니면 같은 부류가 있기를 바라거든.

  • 두상
    아인

    那,你想成为我的同类吗,<小画家>?그럼, 너는 내 동류가 되고 싶은 걸까, 슈?

  • 嗯?응?
  •  

  •  

  • 我侧目看向身旁,看不清他的表情,但我能感知到他对视的目光。나는 곁눈질로 그를 보았다. 표정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마주 보는 시선은 분명 느껴졌다.

  •  

  •  

  • 두상
    아인

    我若是被人摘下,离开了士地,便会失去生气。내가 누군가에게 꺾여 땅을 떠나면, 곧 생기를 잃게 돼.

    只是一个人的话,确实做不了很多事。혼자서는 확실히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아.

  • 别轻易泄气嘛……
    如果你需要我的话,当然可以。
    쉽게 기죽지 마……
    네가 나를 필요로 한다면, 물론이지.
  •  

  •  

  • 听出艾因突然的低落,我从被褥间拍了拍他的手,当做承诺。아인의 갑작스런 가라앉음을 느끼고 나는 이불 속에서 그의 손을 토닥여 약속 삼았다.

  • 想要抽回手时,尾指被艾因勾住。손을 거두려 하자 약지가 아인에게 걸렸다.

  •  

  •  

  • 두상
    아인

    你也和那些人都不一样,<小画家>。너도 그 사람들과는 달라, 슈.

  • 因为我比他们有趣?내가 그들보다 더 재미있어서?
  •  

  •  

  • 我回想起他睡前所说的话语。나는 잠들기 전 그가 한 말을 떠올렸다.

  •  

  •  

  • 두상
    아인

    嗯……不止。
    但他们确实都很无聊。
    음…… 그것만은 아니야.
    하지만 그들은 확실히 모두 지루해.

    在你出现前,他们总是日复一日地,做着同样的事情。네가 나타나기 전, 그들은 날마다 똑같은 일만 반복했지.

  • 두상
    아인

    你来了之后……一切都变得不一样了……네가 온 뒤로는…… 모든 게 달라졌어……

  •  

  •  

  • 艾因的声音逐渐低了下去,变作平稳的呼吸。아인의 목소리는 차츰 낮아지더니 고른 숨소리로 바뀌었다.

  • 我们的手依旧牵着,我没有立刻闭上眼。우리의 손은 여전히 맞잡은 채였고 나는 곧장 눈을 감지 않았다.

  • ——艾因应该是被人有意栽植在此处的,莫非是道长?
    那他的目的又是什么,不可能只是用来观赏,总会有别的原因。
    ——아인은 누군가의 의도로 이곳에 심어진 게 분명하다, 혹시 도장인가?
    그렇다면 목적은 또 무엇일까. 감상만을 위해서일 리는 없다, 분명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  

  • 我思来想去,直到睡意终于来袭。나는 이리저리 생각을 굴리다가 마침내 잠이 밀려왔다.

  • ……至少艾因现在仍睡在我身旁,不会被那些俗事侵扰。……적어도 지금 아인은 내 곁에서 자고 있으니, 그런 속된 일들로부터는 벗어나 있겠지.

  •  

  •  

  • 이튿날

  •  

  •  

  •  

  • 因为担心艾因被发现,我醒得很早。
    他不情不愿地被叫醒,又被我带出门。
    아인이 들킬까 걱정되어 나는 아주 일찍 깨어났다.
    그는 마지못해 깨어났고, 나는 그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  

  •  

  • 두상
    아인

    这是什么见不得人的事情吗?이게 뭐 그렇게 남에게 보이면 안 될 일이야?

  • 还是小心为上好,趁其他人都还没醒……!조심해서 나쁠 건 없어, 다른 사람들이 아직 깨기 전에……!
  •  

  •  

  • 我话还没说完,就看见道长出现在道观外的山路上。
    他身后的人我也并不陌生——竟是我原先生活的村中的村长。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도장이 도관 밖 산길에 나타나는 게 보였다.
    그의 뒤에 선 이도 낯설지 않았다——내가 살던 마을의 촌장이었다.

  • 我在村中向来不会隐藏自己的女子身份,现在若是被他喊出口,怕是要解释不清了。나는 마을에서 여자인 걸 숨기지 않았으니, 지금 그가 입 밖에 내버리면 도저히 설명이 어려울 것이다.

  •  

  •  

  • 你快些回去,我们改日再聊。어서 돌아가, 다른 날에 다시 얘기하자.
  •  

  •  

  • 我有些急促地对艾因吩咐,方才还睡眼朦胧的人不悦地蹙起眉头,扣住我的手腕。나는 다급히 아인에게 일렀고, 방금까지 잠기운이 남아 있던 그는 못마땅한 듯 미간을 찌푸리며 내 손목을 움켜쥐었다.

  •  

  •  

  • 아인
    睡了一觉就想赶我走?한숨 자고 나니 바로 날 내쫓고 싶어?
  • 不是——是我突然想起来有件急事!아니——갑자기 급한 일이 떠올라서 그래!
  •  

  •  

  • 我尝试挣脱无果,远处的交谈声愈发清晰,艾因回头看了一眼,了然道。나는 손을 빼려 했지만 소용없었고, 멀리서 대화 소리가 점점 또렷해졌다. 아인은 뒤돌아 한 번 보더니 알아차린 듯 말했다.

  •  

  •  

  • 아인
    你不想被他们看见。넌 그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구나.
  • ……是。……맞아.

    所以,可以放开我了吗?그러니, 이제 놔 줄래?

  •  

  •  

  • 我小声向他讨饶,艾因却拉着我向自己靠近,他贴在我耳边,低声说道。나는 조용히 부탁했지만 아인은 오히려 나를 자기 쪽으로 끌어 당겼다. 그는 내 귀에 대고 낮게 속삭였다.

  •  

  •  

  • 아인
    跟我来,我知道一个地方。날 따라와, 아는 곳이 있어.
  •  

  •  

  • 眼前弥漫起缥缈白雾,我辨不清方向,不敢随意走动,直到感觉有温热的液体没过脚踝。눈앞에 아지랑이 같은 흰 안개가 퍼졌고 방향을 분간할 수 없어 함부로 움직이지 못했다, 따뜻한 액체가 발목을 덮는 게 느껴질 때까지.

  •  

  •  

  • ……水?……물?
  • 두상
    아인

    不,是花。아니, 꽃이야.

    不过,你不躺下来的话,也是有可能被发现的。다만, 네가 누워 주지 않으면 들킬 수도 있어.

  • 我要怎么做?어떻게 하면 돼?
  •  

  •  

  • 不知不觉间,我已经完全向艾因交付信任,既然他说是花,那就是了。나도 모르게 이미 아인에게 전적으로 신뢰를 맡겼다. 그가 꽃이라면, 꽃인 것이다.

  •  

  •  

  • 두상
    아인

    再靠过来一点就好。조금만 더 다가오면 돼.

  •  

  •  

  • 我放心地向前迈出一步,但是没有触碰到地面,反而是脚下一空,身体也跟着落入水中。나는 안심하고 한 걸음 내디뎠지만 땅에 닿지 않았고, 발 아래가 휙 비며 온몸이 물 속으로 빠졌다.

  •  

  •  

  • 두상
    아인

    怎么这么心急……
    我在这里啊,<小画家>。
    왜 이렇게 성급해……
    나 여기 있어, 슈.

  •  

  •  

  • 他从另一侧展臂将我环住。그가 반대편에서 팔을 뻗어 나를 감쌌다.

  •  

  •  

  •  

  • 我在艾因的怀中找到平衡,在水泽中卧倒。
    视觉恢复后,才发现我们竟是躺在那朵白色的牡丹花里。
    나는 아인의 품에서 균형을 잡고 물결 속에 몸을 뉘었다.
    시야가 돌아오고서야 우리가 그 흰 모란꽃 속에 누워 있음을 알아챘다.

  • 曾数次描摹的花瓣在眼前被放大,娇嫩的花蕊也化作坚实的支撑,
    艾因一手撑于脸侧,笑着看向我。
    여러 번 그려 온 꽃잎이 눈앞에서 커져 있었고, 여린 꽃술도 단단한 받침으로 변해 있었다.
    아인은 한 손을 뺨 옆에 괴고 웃으며 나를 보았다.

  •  

  •  

  • 아인
    这就是我平时生活的地方,不会被打扰。여기가 내가 평소 지내는 곳이야,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아.
  • 很……漂亮。정말…… 예쁘다.
  •  

  •  

  • 这是真心实意的夸赞,但艾因似乎误会了什么。
    我们相握的双手间滋生翠绿的新芽,很快又绽出一朵花。
    이는 진심 어린 칭찬이었지만 아인은 뭔가를 오해한 듯했다.
    맞잡은 두 손 사이에서 푸른 새싹이 돋더니 곧 꽃 한 송이가 피어났다.

  •  

  •  

  • 아인

    你在看哪里?我们现在都泡在温汤里,脱点衣服很正常。어디를 보고 있어? 우린 지금 온탕에 잠겨 있는데, 옷을 좀 벗는 건 당연하지.

    倒是你,怎么不脱?오히려 너는, 왜 안 벗어?

  • 我……난……
  •  

  •  

  • 湿透的衣裳黏在身上确实不太好受,艾因已经无所谓地敞开衣襟,我将他身上牡丹花状的纹路看了个透彻。젖은 옷이 몸에 달라붙어 확실히 거슬렸다. 아인은 이미 개의치 않고 옷깃을 열어 그의 몸에 핀 모란 모양의 무늬가 훤히 보였다.

  • 在他一次次的逼问,试探下,我原本死守的防线大有分崩离析的趋势。그가 거듭 다그치고 떠보는 사이, 내가 굳게 지켜 온 방어선은 금 가기 시작했다.

  •  

  •  

  • 아인
    是不敢脱,还是……못 벗는 거야, 아니면……
  • 确实不太方便,毕竟男女有别。확실히 좀 불편해, 남녀가 다르니까.
  •  

  •  

  • 没办法,我最终还是承认了,这方空间里只有我和艾因,没有比这更好的时机。어쩔 수 없다, 나는 결국 인정했다. 이 공간엔 나와 아인뿐이니 이보다 나은 때도 없다.

  • 说出口后我感到一身轻松,却又在看向艾因的眼睛时,顿悟些事情。입 밖에 내고 나자 한결 가벼워졌지만, 아인의 눈을 바라보는 순간 몇 가지를 깨달았다.

  •  

  •  

  • 아인
    我本来还想看看,你到底能坚持多久。원래는, 네가 대체 얼마나 버티나 보고 싶었거든.
  • ……你早就知道了。……처음부터 알고 있었구나.
  •  

  •  

  • 他眼中透着的,分明就是得逞的笑意,那些搜身、同床,顺着我的意思以兄弟相称,都是他故意的把戏。그의 눈에는 성공한 미소가 또렷했다. 몸을 수색하고, 잠자리를 함께 쓰고, 내 뜻에 맞춰 형제라 부르기——모두 일부러 꾸민 장난이었다.

  •  

  •  

  • 아인
    当然,我又不是没见过。
    虽然只是看了个大概,还是能分出差别的。
    물론이지, 내가 못 본 것도 아닌데.
    대충만 봐도 차이는 알아볼 수 있어.
  • 你怎么能——너 어떻게 그럴——
  •  

  •  

  • 我大概是露出了相当愤怒的表情,艾因眼中的笑意却加深了。내 표정이 꽤나 성났던 모양인데 아인의 눈웃음은 도리어 더 짙어졌다.

  •  

  •  

  • 아인

    别怪我,没人教过我那是不好的事情,以后不会再有了。나를 탓하진 마, 그게 나쁜 일이라고 가르쳐 준 사람은 없었어. 앞으로는 없을 거야.

    我给过你机会的,你自己不承认罢了。기회는 줬지. 네가 스스로 인정하지 않았을 뿐.

  • 姑且原凉你这一次……이번 한 번은 좋게 넘어가 줄게……
  • 두상
    도장

    它在这里。여기에 있군.

  •  

  •  

  • 正想抬起拳头象征性地捶艾因几下,我听见道长的声音,立马止住动作。막 주먹을 들어 상징적으로 아인을 몇 대 툭툭 치려던 찰나, 도장의 목소리가 들려 나는 곧장 동작을 멈췄다.

  •  

  •  

  • 두상
    아인

    ……

  •  

  •  

  • 艾因的笑容也收敛了,另一道声音在近处响起,是我熟悉的村长。아인의 웃음도 거두어졌고 가까운 곳에서 또 다른 목소리가 났다. 익숙한, 우리 마을 촌장이었다.

  •  

  •  

  • 두상
    촌장

    你是说,前些日子,它开花了?그 말은, 며칠 전 그것이 꽃을 피웠다는 건가?

  • 두상
    도장

    正是如此。바로 그렇다네.

  •  

  •  

  • 他们想干什么?我紧张地侧耳聆听着,直到艾因轻唤一声,才发现自己快要将他手上的新芽折断了。그들은 무엇을 하려는 걸까? 나는 긴장해 귀를 기울이다가, 아인이 낮게 부르는 소리에 내가 그의 손에 돋은 새싹을 꺾을 뻔했음을 알아차렸다.

  •  

  •  

  • 두상
    촌장

    这是什么原因导致的?무슨 까닭으로 그런 일이 생겼나?

  • 두상
    도장

    尚不明朗,在这之前,曾有位道友,无意中触碰过它。아직 분명치 않아. 그 이전에, 한 도우가 무심코 그것을 건드린 적이 있지.

    但这本不应造成什么影响……否则我们之前费过的心力,都像是在做无用功了。하지만 그것이 본디 영향을 줄 일은 아니었네……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들인 공이 모조리 허사가 되는 셈이야.

  • 두상
    촌장

    无妨,现在还不是时候。괜찮다, 아직 때가 아닐세.

    你再好生观察着,过些日子若是再生出变故,我们一同将它拿下便是。더욱 면밀히 살피도록. 며칠 뒤 다시 변고가 생기면, 함께 그것을 거두면 될 일.

    也不知道,它会生出怎样的模样。그것이 어떤 모습으로 날지는 알 수 없지.

  • 두상
    도장

    是……到时,也有劳您费心了。예…… 그때도 신세를 지겠소.

  •  

  •  

  • 说完两人远去,转而谈起别的事宜,我担忧地扭头看向艾因。말을 마친 둘은 멀어져 가며 다른 일을 논했다. 나는 걱정스레 고개를 돌려 아인을 보았다.

  • 说到底,他也只是依花而生的造物,花朵若是离开土地,他自然也会失去生机。결국 그 역시 꽃에 의지해 생겨난 존재, 꽃이 땅을 떠나면 그도 자연히 생기를 잃을 것이다.

  •  

  • 这对他来说明明是生死攸关之事,他看起来却异常平静。그에게는 분명 생사가 달린 일인데, 그는 유난히도 담담해 보였다.

  •  

  •  

  • 아인
    你很意外吗?花总有一天会枯萎,和人类的寿命相比,确实是短了些。의외야? 꽃은 언젠가 시들어. 인간의 수명에 비하면 확실히 좀 짧지.
  • 比起任人随意采撷,你就不曾想过,去争取些什么吗?남들이 멋대로 꺾어 가게 두기보다, 네가 무엇이라도 쟁취해 보겠다는 생각은 안 해 봤어?
  • 아인

    那我是不是应该再多依赖你一些,<小画家>?그럼 내가 너에게 좀 더 의지해야 할까, 슈?

    现在看来,好像只有你能救我了。이제 보니, 나를 구할 수 있는 건 너뿐인 것 같네.

  •  

  •  

  • 是打趣的口吻,在我听来却觉得他实在有些可怜,随即保证道。농담처럼 말했지만 내게는 꽤 애처롭게 들려 곧장 약속했다.

  •  

  •  

  • 你放心好了,我会想法子的。걱정 마, 내가 방법을 생각해 볼게.

    在他们动手前,就由我来保护你。그들이 손대기 전에 내가 널 지킬 거야.

  • 아인
    保护吗?지킨다고?
  •  

  •  

  • 艾因勾起嘴角,像是被我逗笑了。아인은 입꼬리를 올려, 내가 우습다는 듯했다.

  •  

  •  

  • 아인
    好啊,那你想怎么保护我?좋아, 그럼 넌 어떻게 날 지키고 싶은데?
  •  

  •  

  •  

  •  

  • 5. 가지 또한 꺾을 만하다

  •  

  •  

  • 那两人始终没有离开道观,我和艾因继续躲在牡丹花里,商量对策。그 두 사람은 끝내 도관을 떠나지 않았고, 나와 아인은 모란꽃 속에 계속 숨어 대책을 의논했다.

  • 说是商量,主要是我在绞尽脑汁寻找方法,艾因更多是在随意地应和。말이 의논이지, 주로 내가 머리를 짜내며 방법을 찾았고 아인은 대충 맞장구칠 뿐이었다.

  • 直到我自觉无法再想出更多,不满地盯着艾因。더는 떠올릴 수 없다고 느낄 즈음, 나는 못마땅하게 아인을 노려보았다.

  •  

  •  

  • 怎么感觉我比你还要上心?왜 내가 너보다 더 신경 쓰는 것 같지?
  • 아인
    因为我没有睡够,需要补觉。나는 잠을 덜 자서 보충 수면이 필요하거든.
  •  

  •  

  • 说完,他当真眯起眼,作出小憩状。말을 마치더니 그는 정말로 눈을 내리깔고 선잠 드는 듯한 모습을 했다.

  •  

  •  

  • 喂……怎么真的说睡就睡……야…… 어째 정말 잔다고 하더니 바로 자……
  • 아인
    ……
  •  

  •  

  • 他没有回应我的控诉,就这样百无聊赖地盯了他一阵,我不禁也打了一个哈欠。그는 내 투덜거림에 답하지 않았다. 그렇게 무료하게 그를 한참 바라보다가, 나도 모르게 하품을 했다.

  •  

  •  

  • 困……졸려……
  •  

  •  

  • 当花的生活与人类相比,确实显得有些无趣。
    我本打算稍作歇息,没想到真的睡了过去。
    꽃으로서의 삶은 인간과 견주면 확실히 좀 심심해 보인다.
    원래는 잠깐만 쉬려 했는데 뜻밖에도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

  •  

  •  

  • ??
    ……
  •  

  •  

  • 我睡得并不安稳,梦中尽是一些潮湿、黏腻的物质将我纠缠。
    本以为是身下的池水,却发现他开始自行移动着。
    잠은 그리 편치 않았고, 꿈속에서는 축축하고 끈적한 것들이 나를 휘감았다.
    밑의 연못물인 줄 알았는데 그것이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걸 깨달았다.

  •  

  •  

  • 嘶……스읍……
  •  

  •  

  • ——然后,在我脖颈最脆弱的部位,施以一记不知轻重的啃咬。——그러고는 내 목덜미 가장 연약한 곳을 눈치 없이 콱 물어 왔다.

  •  

  •  

  • 别闹了,艾因。그만해, 아인.
  •  

  •  

  • 我一把抓住艾因作乱的手,他吐舌舔舐一番自己咬下的牙印,才恋恋不舍地松口。나는 장난치던 아인의 손을 탁 붙잡았다. 그는 혀를 내밀어 스스로 남긴 이자국을 한 번 핥더니, 아쉬운 듯 입을 뗐다.

  •  

  •  

  • 아인
    ……我饿了。……배고파.
  • ……什么意思,你这是把我当成食物了?……무슨 소리야, 나를 음식으로 아는 거야?
  • 아인

    这也不对吗?그것도 안 돼?

    可是……你真的很好吃。하지만…… 너는 정말 맛있는데.

  • 哎,你到底有没有在听?아, 너 내 말 듣고는 있니?

    你不能把人类当食物,也不可以随便说这种话。
    就算是饿了,也不能乱吃人。
    사람을 음식으로 여겨서는 안 되고, 이런 말도 함부로 하면 안 돼.
    배가 고파도 제멋대로 사람을 먹을 순 없어.

  • 아인
    算了,我不想听你说教。그만해, 훈계는 듣고 싶지 않아.
  •  

  •  

  • 艾因抬眸看我,眼底一片清明,仿佛刚才的恍惚只是我的错觉。아인은 눈을 들어 나를 보았고 눈동자는 맑았다. 방금의 흐릿함은 내 착각이었던 듯했다.

  •  

  •  

  • 아인
    某些人还说想保护我,却这么没有戒心。
    看来,不过是说说而已。
    어떤 사람은 날 지킨다더니, 경계심이 이렇게 없네.
    보아하니 말뿐이었나 보지.
  • 对你有什么好防备的。너를 상대로 뭘 경계하겠어.
  • 아인

    ……还是小心一点好。……그래도 조심하는 게 좋아.

    我也没那么不谙世事,尤其是在面对你的时候。나도 세상 물정 모를 만큼은 아니야, 특히 너를 대할 때는.

    只要我想,甚至可以在你身上播种。내가 마음만 먹으면 너의 몸에 씨앗을 심을 수도 있어.

  • 什么……?뭐……?
  •  

  •  

  • 手被艾因牵住,那株原本在他指间生出的新芽,竟是缠绕在我的无名指上。손이 아인에게 이끌리더니 그의 손가락에서 돋아났던 새싹이 내 약지에 감겨 들었다.

  • 它的根系隐没于我的指缝间,仿佛与身体融合一般,却没有任何不适的感觉。그 뿌리는 내 손가락 사이로 스며들어 몸과 하나가 된 듯했으나, 불편함은 전혀 없었다.

  •  

  •  

  • 这是你的种子种在我身上了?네 씨앗을 내 몸에 심은 거야?
  • 아인

    这没有什么难的,你只要记得每天给它浇水就行。어려울 것 없어. 너는 매일 물을 주는 것만 기억하면 돼.

    现在你也和我一样,变成花的一部分了。이제 너도 나와 같아, 꽃의 한 부분이 된 거지.

  • 那要是把你种在我身上,能活吗?그럼 너를 내 몸에 심으면 살 수 있어?
  • 아인
    ……哪有这种事。……그런 게 어디 있어.
  •  

  •  

  • 他刚说完,汤池里的水汽又化作白雾在我眼前交织,艾因消失在雾气之后。말이 끝나자 탕 속의 수증기가 다시 흰 안개로 엉켜 눈앞을 가렸고, 아인은 그 너머로 사라졌다.

  •  

  •  

  •  

  • 转眼间,我又回到了院子里,指节上的新芽默默抽条,又缠紧了一圈。눈 깜짝할 사이 나는 다시 뜰로 돌아와 있었고, 손마디의 새싹은 소리 없이 줄기를 뻗어 한 바퀴 더 단단히 감겼다.

  • 我将无名指凑到唇边,轻声开口。나는 약지를 입가에 가져가 조용히 말했다.

  •  

  •  

  • ……方才那是玩笑话,你当真生气了?……아까 그건 농담이었어. 정말 화난 거야?
  •  

  •  

  • 过了一会儿,那嫩叶不明显地抖了抖,像是在摇头。잠시 뒤, 그 어린 잎이 미세하게 떨리며 고개를 젓는 듯 보였다.

  •  

  • 我开始翻阅各类古籍,试图寻找能让艾因生活不再受限的方法。나는 갖가지 고서를 뒤적이며 아인의 삶이 더 이상 제약받지 않을 방법을 찾고자 했다.

  • 我寻到很多药方,在确认对鲜花无毒害后,逐一尝试。
    有时浇在牡丹花根部,有时让艾因亲自服用,效果都不算显著。
    나는 여러 처방을 찾아 생화에 무해함을 확인한 뒤 하나씩 시도했다.
    때로는 모란 뿌리에 붓고, 때로는 아인에게 직접 먹이기도 했지만 효과는 두드러지지 않았다.

  •  

  •  

  •  

  • 等等,我又寻到一个新方子……
    白丁香是什么?也是一种花吗?
    잠깐, 또 다른 새 처방을 찾았어……
    백정향은 뭐지? 그것도 꽃의 한 종류야?
  • 아인
    这个肯定不会管用。이건 분명 소용없어.
  • 不试试怎么知道……해 보지 않으면 어떻게 알아……
  •  

  •  

  • 艾因拒绝得干脆,我沮丧地拨弄身下的池水,最近道长一直守在道观中,对这花丛也重视了不少,我只能偷偷和他相见。아인은 단칼에 거절했고 나는 낙담해 발밑의 물을 휘저었다. 근래 도장은 줄곧 도관을 지키며 이 꽃무리를 꽤 중히 여겨, 나는 몰래 그와 만날 수밖에 없었다.

  •  

  •  

  • 아인

    ……其实,你若是能将我带出去,我说不定就能想起些什么。……사실 네가 나를 데리고 나갈 수만 있다면, 어쩌면 무언가를 떠올릴 수 있을지도 몰라.

    我对人世的记忆仅与这座道观有关,但直觉告诉我,应该不止于此。내가 세상에 대해 기억하는 건 이 도관하고만 관련되어 있지만, 직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고 말해.

  •  

  •  

  • 艾因掬起一捧水,浇在我身上——这牡丹花近日长势极好,我不喜反忧,将这当成他随时会被人采撷的预兆。아인은 두 손으로 물을 떠 내게 끼얹었다——이 모란꽃은 요즘 성장세가 무척 좋아 나는 기쁘기보다 오히려 걱정이 앞섰다. 언제든 누군가에게 꺾일 징조로 여겼다.

  •  

  •  

  • 带出去只需要将你装在花盆里,但最近道长盯你盯得紧……让你消失,恐怕并不容易。데리고 나가려면 너를 화분에 옮기면 될 뿐이지만 요즘 도장이 너를 바짝 주시해서…… 너를 사라지게 하긴 쉽지 않을 거야.

    不过,你这么说,莫非是想起什么了?그런데, 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 혹시 뭔가 떠오른 거야?

  • 아인
    ……
  •  

  •  

  • 艾因闭口不答,我将他溅落在我身上的水撩拨回去,他才有些冷淡地开口。아인은 입을 굳게 다물었고, 나는 그가 내게 튀긴 물을 되튕겨 주었다. 그제야 그는 다소 차갑게 입을 열었다.

  •  

  •  

  • 아인

    算了,没什么,大抵也不是什么好事,每次我试图回忆起来,就觉得头疼得紧。그만하자. 별거 아니야, 대체로 좋은 일도 아닐 거야. 매번 떠올리려 들면 머리가 지끈 아파.

    你若是为难的话,当我从未提起就好。네가 곤란하다면 내가 아예 말하지 않은 걸로 해.

  • ——先让我想想办法!——우선 내가 방법을 생각해 볼게!
  •  

  •  

  •  

  • 艾因没有再多说什么,今日的会面结束得有些压抑。
    一个人回到屋内,我始终无法忘记他最后的神情。
    아인은 더 말하지 않았고 오늘의 만남은 다소 답답하게 끝났다.
    혼자 방으로 돌아와서도 그의 마지막 표정을 잊을 수가 없었다.

  •  

  •  

  • 要如何才能让他离开道观……且不让道长发现……그를 도관에서 어떻게 내보내지…… 게다가 도장에게 들키지 않게……
  •  

  •  

  • 我苦恼地在房间里踱步——直到看见一旁桌上摆放的,洁白的宣纸,一个大胆的念头在脑海中成形。나는 방 안을 오가며 애가 탔다——그러다 곁의 탁자 위에 놓인 새하얀 선지를 보고 대담한 생각이 머릿속에 형체를 갖췄다.

  •  

  •  

  • 다음 날

  •  

  •  

  •  

  • 我起了个大早,迫不及待地见到艾因时,他才刚悠悠转醒。이른 새벽에 일어나 성급히 아인을 만나러 갔을 때 그는 막 느릿하게 깨어났다.

  •  

  •  

  • 두상
    아인

    你怎么……这么早……너 왜…… 이렇게 일찍……

  • 我想到法子了!방법을 떠올렸어!
  •  

  •  

  • 他习惯性地向我伸出手,我没有像往常一样将他拉起来,而是将手藏在背后,担心被水贱湿。그는 습관처럼 내게 손을 내밀었지만 나는 평소처럼 그를 일으키지 않고 손을 등 뒤로 감췄다. 물이 튈까 걱정되어서였다.

  •  

  •  

  • 두상
    아인

    ……什么?……뭐?

  •  

  •  

  • 艾因不情愿地撑起身子,醒来后低沉的气压更胜以往。아인은 마지못해 몸을 일으켰고, 깨어난 뒤의 저기압은 여느 때보다 더했다.

  •  

  •  

  • 你看这个——이걸 봐——
  •  

  •  

  • 我捧起双手,向艾因展示——是我花了一个晚上时间,用宣纸折出的白色牡丹花,混进花丛中,或许能达到以假乱真的效果。나는 두 손에 받쳐 아인에게 보여 주었다——하룻밤을 들여 선지로 접어 만든 흰 모란꽃이었다. 꽃무리에 섞어 두면 어쩌면 진짜처럼 속일 수 있을 것이다.

  •  

  •  

  • 是不是还挺像的?只要不被人触碰的话,应该不会出什么差错!꽤 비슷하지 않아? 사람 손만 타지 않으면, 별 탈 없을 거야!
  • 아인
    嗯……?흠……?
  •  

  •  

  • 相较于我的激动,艾因反应不大,他眯起眼端详一番,作出评价。내 흥분과 달리 아인의 반응은 크지 않았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한참 살피더니 평을 내렸다.

  •  

  •  

  • 아인
    原来你觉得我长这样。너는 내가 이렇게 생겼다고 생각했구나.
  • 不是已经画过很多张了么……你是觉得我有哪里出现了偏差?이미 여러 장이나 그렸잖아…… 내가 어디를 잘못 본 것 같아?
  • 아인

    不,要是完全还原的话,那还有什么意思?用来掩人耳目倒是足够了。아니, 완벽히 재현하면 무슨 재미가 있겠어? 사람들 눈속임엔 충분하네.

    只是每次看到你眼中的我自己,都实在觉得有趣。다만 네 눈에 비친 나를 볼 때마다 정말 재미있어.

  •  

  •  

  •  

  • 我将那朵白牡丹连带泥土一同转移进身后的竹篓里,再将那朵宣纸花放进花丛中。나는 그 흰 모란을 흙째로 등에 멘 대나무 광주리에 옮기고, 선지꽃을 꽃무리에 꽂아 두었다.

  • 做完这一切,趁众人还未醒,我背起竹篓,马不停蹄地离开了道观。모든 걸 마치고 사람들이 아직 깨기 전에 나는 광주리를 메고 곧장 도관을 떠났다.

  •  

  •  

  •  

  • 初初去到山林间,脚下只有一条笔直的、方向明确的道路,我在第一个分叉口停下脚步,一时不知该去向何方。처음 산림으로 들어서자 발 아래에는 똑바로 뻗은 길 하나뿐이었다. 첫 갈림길에서 나는 발을 멈추고 잠시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몰랐다.

  • ——直到被我装在竹篓里的艾因突然开口。——등의 광주리에 담긴 아인이 불쑥 입을 열기 전까지는.

  •  

  •  

  • 두상
    아인

    走左边。왼쪽으로 가.

  • 嗯?你怎么知道?응? 어떻게 알아?

    难得出门一趟,难道你就不想变成人形,下地走走吗?간만에 밖에 나왔는데, 사람 모습으로 내려와 좀 걷고 싶지는 않아?

  • 두상
    아인

    ……无妨,我怕是会拖累你。……괜찮아, 내가 널 오히려 걸리적거리게 할까 봐.

    快些赶路吧,我好像……知道应该怎么走。서둘러 가자. 나는…… 어떻게 가야 할지 아는 것 같아.

  • ……好吧好吧。……알았어, 알았어.
  •  

  •  

  • 至少看起来,艾因关于过去的记忆在逐渐复苏,这总归是好事。적어도 보아하니 아인의 과거 기억이 서서히 되살아나는 듯했고, 그건 분명 좋은 징조였다.

  •  

  •  

  •  

  • 在艾因的指点下,我一路走走停停,不多时便去到我从未到达的地方。아인의 길 안내에 따라 나는 걷고 쉬기를 반복하며 이내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곳에 닿았다.

  •  

  •  

  •  

  • 爬上另一座山头,天色突然转暗,一场突如其来的瓢泼大雨阻挡我的去路。다른 산마루에 오르자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졌고 들이닥친 폭우가 내 길을 막았다.

  •  

  •  

  • 时候也不早了……或者先找个地方避雨?시간도 꽤 늦었어…… 먼저 비부터 피할까?
  •  

  •  

  • 我正想同艾因商量,便听见他说道。아인과 상의하려던 참에 그가 말했다.

  •  

  •  

  • 두상
    아인

    <小画家>……슈……

  • 두상
    아인

    前面拐个弯,就能去到了。앞에서 한 번만 꺾으면, 곧 도착해.

  • ……!
  •  

  •  

  • 顾不得一脚的泥泞,我匆忙赶向艾因所说的方向。발에 진창이 튀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는 아인이 말한 방향으로 서둘러 달려갔다.

  • 我跑得急,背后传出艾因粗重的呼吸声,猜是颠簸让他感到不适应,但想到即将到达目的地,我没有停下。급히 달리자 등 뒤에서 아인의 거친 숨이 들려왔다. 흔들림에 적응이 안 되는 듯했지만 곧 목적지에 닿는다고 생각하니 멈추지 않았다.

  • 最后让我霎时间止住脚步的,是眼前突然呈现出的光景。그리고 마침내 내 발걸음을 순식간에 멈추게 한 것은 눈앞에 돌연 펼쳐진 광경이었다.

  •  

  •  

  • 你……确定是这里吗?너…… 정말 여기가 맞아?
  •  

  •  

  • 我听见自己的声音,带着努力克制也无法压抑的颤抖,我没有听见艾因回话,或者说,我满心满眼都已经被别的事物占据。내 목소리는 애써 누르려 해도 감춰지지 않는 떨림을 머금고 있었다. 아인의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아니, 내 눈과 마음이 이미 다른 장면에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  

  •  

  •  

  • ——这哪里是能让花朵恣意生长的庭院。——여긴 꽃이 마음껏 자랄 수 있는 뜰이 아니었다.

  •  

  •  

  •  

  • 眼前的大地,徒留荒芜的残垣,还有零落的森然白骨。눈앞의 대지는, 황량한 잔해만 남았고 여기저기 흩어진 섬뜩한 백골뿐이었다.

  •  

  •  

  •  

  •  

  • 6. 꽃이 지고 다시 새로 피다

  •  

  •  

  • 두상
    아인

    不……안 돼……

  •  

  •  

  • 我感到一阵颤栗,不知是来源于自己,还是身后的艾因。나는 한 차례 전율을 느꼈다. 그것이 내게서인지, 아니면 뒤에 선 아인에게서인지는 알 수 없었다.

  • 我听见他喑哑地开口,随后,有更多声音,不由分说地灌入脑中。그가 쉰 목소리로 말을 뗐고, 이내 더 많은 목소리들이 가리지도 않고 내 머릿속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  

  •  

  • “好痛……好痛啊……”"아파…… 너무 아파……"

    “不要……根本……逃不掉”"안 돼…… 도저히…… 도망칠 수 없어"

     

    “他看起来只是个孩子……”"그 애는 보기엔 그냥 아이처럼 보이는데……"

    “你没看见吗?他是从那朵花里变出来的!”"못 봤어? 그가 저 꽃에서 변해 나온 거야!"

     

    “我不好吃的……求求你……不要吃掉我……”"난 맛없어…… 제발…… 날 먹지 마……"

     

    “是他害了我们……这个吃人的怪物!”"우리를 해친 건 그야…… 이 사람을 먹는 괴물!"

  • “不……不要……”"안 돼…… 그러지 마……"

  • “我不想……你和他们变得一样……”"난 원치 않아…… 네가 그들과 똑같아지는 걸……"

  •  

  •  

  •  

  • 强烈的痛楚从无名指蔓延至全身,缠在指上的枝叶突然疯狂挣扎着,试图从我的身体深处汲取养分。강렬한 통증이 약지에서 온몸으로 번졌고, 손가락에 감긴 가지와 잎이 미친 듯이 몸부림치며 내 몸 깊숙한 곳에서 영양분을 빨아들이려 들었다.

  • 我双膝一软,跪倒在地,身后的竹篓也随之倾倒,白牡丹落向脚边,汇入潮湿的洼地,瞬间涨大了几倍。두 무릎이 맥없이 꺾여 바닥에 엎어졌고 등의 대바구니도 함께 넘어졌다. 흰 모란이 발치로 굴러 젖은 웅덩이에 스며들더니 순식간에 몇 배로 불어났다.

  •  

  •  

  • 두상
    아인

    走……가……

  • ……艾因?你还好吗?……아인? 괜찮아?
  • 두상
    아인

    <小画家>……슈……

    ……走啊!……어서 가!

  •  

  •  

  • 雨水模糊了我的视线,朦胧间我看见艾因的身影。
    像是用尽最后一丝力气,他将我往外推。
    빗물이 시야를 흐리게 했고 아련히 아인의 모습이 보였다.
    마지막 한 줄기 힘까지 짜내는 듯 그는 나를 밖으로 밀쳤다.

  •  

  •  

  •  

  • 想要上前却无法,我被一股力量生生按倒在原地。
    视线所及范围内,只能看见从地面冒出的白骨。
    다가서고 싶어도 그러지 못했다, 어떤 힘이 나를 억지로 이 자리에 눌러 앉혔다.
    눈에 들어오는 건 땅에서 솟아오르는 백골뿐이었다.

  • 那些惨白的尸骨,像是拥有了生命力,挣扎着将艾因簇拥,他也不抗拒,任凭它们将自己覆没。그 창백한 뼈들은 생명을 얻은 듯 몸부림치며 아인을 에워쌌고, 그는 저항하지 않은 채 그들에게 자신을 파묻히게 두었다.

  •  

  •  

  •  

  • 아인

    我全都……想起来了……<小画家>……
    这里就是我出生的地方,我是自血泊中开出来的花。
    나는 전부…… 떠올렸어…… 슈……
    여기가 내가 태어난 곳이야, 나는 피웅덩이에서 피어난 꽃이었어.

    若不是那道长将我收服,恐怕我会一直待在此处,攫取任何所见之物,当做自己的养料。그 도장이 나를 제압해 거둬 들이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 계속 이곳에 머물며 보이는 모든 것을 내 양분으로 낚아챘을 거야.

    ……因为我天性如此。……그게 내 본성이니까.

  •  

  •  

  •  

  • 我艰难地挪动目光,艾因的双眼被血色浸透,又像是快要被这灰暗的雨幕淹没。나는 겨우 시선을 옮겼다. 아인의 두 눈은 핏빛에 젖어 있었고, 곧 이 잿빛 비막에 잠길 듯했다.

  • 对视时,他竟还能分神挤出一丝笑容。눈이 마주쳤을 때 그는 놀랍게도 정신을 가다듬어 옅은 미소를 짓기까지 했다.

  •  

  •  

  • 아인

    直到我遇见了你,发现除了生存之外,还有更为重要,更为值得我去珍惜的事物。너를 만나고서야 알았어. 살아남는 것 말고도 더 중요하고, 내가 아껴야 할 것들이 있다는 걸.

    所以……我不愿你跟他们一样,变得没有生气,只能被困在这里。그래서…… 난 네가 그들과 같아져서, 생기를 잃고 여기 갇히는 걸 원치 않아.

    如果你也变成这样,我宁愿让自己,彻底命丧此处……네가 이렇게 변한다면 차라리 내가 여기서 완전히 생을 끝내겠어……

  • 艾因……아인……
  •  

  •  

  • 我跌跌撞撞地向前,直到去到艾因身边。
    他的生命力在消散,再难制住我的动作。
    나는 비틀거리며 앞으로 나아가 마침내 아인 곁에 닿았다.
    그의 생명력은 흩어지고 있었고 더는 내 움직임을 막지 못했다.

  • 终于,我展臂环住艾因,他浑身颤抖,并未挣脱。마침내 나는 팔을 벌려 아인을 끌어안았다. 그는 온몸을 떨었지만 벗어나려 하지는 않았다.

  •  

  •  

  • 아인
    你……怎么不逃……
    哪有食物还亲自送上门的道理?
    너…… 왜 도망치지 않아……
    먹이가 스스로 문앞에 찾아오는 법이 어딨어?
  •  

  •  

  • 因为我不是你的食物,你明明也很清楚这一点。나는 네 먹이가 아니니까. 너도 그건 분명히 알고 있잖아.

    没事……没事的……괜찮아…… 괜찮아……

  •  

  •  

  • 言语在此刻变得杯水车薪,力度过重的抓握在我身上留下血痕,
    又被艾因躬身近乎虔诚地舔舐,尖牙即将突破肌肤。
    이 순간 말은 사막의 물 한 방울 같았고, 너무 세게 움켜쥔 손길이 내 몸에 피자국을 남겼다,
    그리고 아인은 몸을 굽혀 경건하게 그것을 핥았다. 날선 이가 곧 살을 뚫을 듯했다.

  • 我勉力抬起手,抚摸他绷紧的脊柱,感觉在驯服一头随时能将我撕碎的野兽。나는 애써 손을 들어 팽팽히 긴장한 그의 척추를 어루만졌다. 언제든 나를 찢어 버릴 수 있는 짐승을 길들이는 기분이었다.

  • 可他不是野兽,他是艾因,我见过他暴戾之外的模样,他也曾赠予我以秉性浇灌出的,不染世间尘埃的花。하지만 그는 짐승이 아니다, 그는 아인이다. 나는 그의 폭렬함 너머의 얼굴을 보았고, 그가 본성으로 길러 내게 준, 세상의 먼지 한 점 묻지 않은 꽃을 받았었다.

  •  

  •  

  • 我知道你不喜欢听说教,但反正你现在也不能躲。네가 훈계 듣는 걸 싫어한다는 걸 알아, 그래도 지금은 피할 수 없지.

    我其实不觉得你做错过什么……艾因。
    你是在遵从本心做事,你向来如此。
    사실 난 네가 뭘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아…… 아인.
    넌 늘 본심을 따랐을 뿐이야, 예나 지금이나 그래 왔고.

    就好像你在开满鲜花的地方遇见我,会去好奇,去探索……无论染上什么样的颜色,都可以畅快去活。만개한 꽃 사이에서 나를 만났을 때처럼 궁금해하고, 탐색하고…… 어떤 색에 물들든, 기꺼이 살아가면 돼.

    我们都不应该被困在这里,我还想……带你去领略更多。우리는 누구도 여기에 갇혀선 안 돼, 나는 아직도…… 너를 더 많은 곳으로 데려가 보고 싶어.

  • 아인

    可按人类的标准,我是该赎罪的……하지만 인간의 기준으로라면, 나는 속죄해야 해……

    你也应该拥有,更好看的花。너 역시 더 아름다운 꽃을 가질 자격이 있어.

  •  

  •  

  • 生于我无名指处的嫩芽应声而落,它生出偌大的花瓣,将我们团团围住。내 약지에서 자라난 새싹이 응답하듯 떨어졌고, 그것이 큰 꽃잎을 피워 우리를 빙 둘러쌌다.

  • 花瓣支撑住艾因的身形,我听见他伏在我耳边,低声说道。꽃잎이 아인의 몸을 떠받쳤고, 그는 내 귀에 입을 대고 낮게 속삭였다.

  •  

  •  

  • 아인

    还好我给你留下了那颗种子。
    还好……它跟我一样喜欢你。
    다행히 그 씨앗을 네게 남겨 두었어.
    다행히…… 그것도 나처럼 너를 좋아하니까.

    我应该留在这里,偿还我的过错,这也是你教会我的事情。나는 여기 남아 내 과오를 갚아야 해. 그 또한 네가 내게 가르쳐 준 일이니까.

    我也不知道,这朵花到底会长成什么样子……
    但如果有你在,好像也不需要担心了。
    이 꽃이 결국 어떤 모습으로 자랄지는 나도 몰라……
    하지만 네가 있다면 굳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 你这是想让我将你重新养一次……这可不是什么容易的差事,艾因。나더러 너를 다시 한 번 키우라는 거지…… 이거 쉬운 일이 아니야, 아인.
  •  

  •  

  • 我故作控诉状,开口却不由自主地带上哭腔。나는 일부러 투정을 부리듯 말했지만, 목소리에는 저절로 울음기가 묻었다.

  •  

  •  

  • 아인
    是啊……그러게……
  •  

  •  

  • 艾因虚弱地笑了,现在他将身体的重量全然依靠在我身上,却也是轻飘飘的,像是失去根系的花朵,在随风飘摇。아인은 힘없이 웃었다. 지금 그는 온몸의 무게를 전부 내게 의지했지만 동시에 한없이 가벼웠다, 뿌리를 잃고 바람에 흔들리는 꽃처럼.

  •  

  •  

  • 아인

    那在下一次见面之后……그럼 다음에 다시 만난 뒤에는……

    请让我,正式成为你的同类吧。부디 나를, 정식으로 너와 같은 존재로 받아 줘.

  •  

  •  

  •  

  • 我的怀抱落空了,细碎干枯的枝叶落在我肩头,被雨后的山风吹散。내 품은 허공을 안았고, 가늘고 마른 가지와 잎사귀가 어깨에 내려앉았다가 비 갠 산바람에 흩어졌다.

  • 遍地的白骨被满山绿植覆盖,生出各色不知名的野花。온 들판의 백골은 산 가득한 초록빛에 덮였고, 갖가지 이름 모를 들꽃이 피어났다.

  • 我珍而视之地捧起脚边的泥土,连同其中生出的嫩芽。나는 발치의 흙을, 그 속에서 돋아난 새싹과 함께 귀히 떠 받들었다.

  •  

  •  

  • ……走吧。……가자.

    我带你回家。집에 데려다 줄게.

  •  

  •  

  • 시간이 흐른 뒤

  •  

  •  

  •  

  • 我挑着担子,推开院门,迎上放在院子角落的几盆鲜花。나는 짐을 멘 채 뜰문을 밀고 들어가 모퉁이에 놓인 몇 화분의 꽃을 마주했다.

  •  

  •  

  • 这是新鲜的——山泉水……이건 갓 길어온——산샘물……
  •  

  •  

  • 我说到一半,自顾自收敛了语气,默默开始浇花。말을 하다 말고 스스로 목소리를 낮추고는, 말없이 물을 주기 시작했다.

  • 浇完花后,又是画了几幅画,将成品拿去院子的屋檐下,给坐在那里的人欣赏。꽃에 물을 준 뒤 나는 또 몇 장의 그림을 그리고, 완성한 것을 처마 아래 앉은 이에게 가져가 보였다.

  •  

  •  

  • 你看,这是我新画的。이거 봐, 내가 새로 그린 거야.

    跟前些日子比,确实又长大了一点。며칠 전보다 확실히 또 조금 자랐지.

  •  

  •  

  • …………
    无人回话。
    …………
    대답이 없다.

  •  

  •  

  • 喂……别吓我。야…… 놀래키지 마.
  •  

  •  

  • 我只好放下画纸,蹭了蹭那人的脑袋。하는 수 없이 그림을 내려놓고 그 사람의 머리를 살짝 비볐다.

  •  

  •  

  • 두상
    아인

    ……

  •  

  •  

  • 艾因缓缓转醒,抬手摁下几根被睡乱的发丝,有些迷糊地作答。아인은 서서히 깨어나 몇 가닥 흐트러진 머리칼을 손으로 눌렀고, 약간 몽롱하게 대답했다.

  •  

  •  

  • 아인

    没吓你,是真的睡着了。놀래킨 건 아니야, 진짜로 잠들었어.

    你种的那些花太香了,闻着闻着就困了。네가 기른 꽃들이 너무 향기로워서 맡다 보니 졸려졌어.

  • 你这算什么?争风吃醋?그건 뭐야? 질투하는 거야?
  • 아인
    我才不会在意这些。그런 건 신경 쓰지 않아.
  • 更何况——게다가——
  •  

  •  

  • 我顿了顿,嘴角勾出一个明显的弧度,伸手摇晃艾因的衣摆。나는 잠시 말을 멈추고 입꼬리를 또렷이 올리며 손으로 아인의 옷자락을 흔들었다.

  •  

  •  

  • 我觉得,明明是你比较香。내가 보기엔, 분명 네가 더 향기로운걸.
  • 아인

    ……也别拿我作比较。……나를 그런 데 비유하진 마.

    很快,我就要和它们不一样了。곧, 나는 그들과는 달라질 테니까.

  •  

  •  

  • 艾因恢复人形,是在一周前发生的事情。아인이 인간의 형체를 되찾은 건 일주일 전의 일이다.

  • 虽然目前每日都只能维持一小段时间,但在那簇白牡丹里又一次看见他的身影,我还是感觉鼻头一酸,不禁落下泪来。아직은 매일 잠깐밖에 유지하지 못하지만, 그 흰 모란 속에서 다시 그의 모습을 보았을 때, 코끝이 시큰해져 저도 몰래 눈물이 흘렀다.

  • 在此之前,我返回道观向道长阐明事情的经过,又在深山里寻了一处不会被人打扰的院落,亲手烧制了一个花盆。그 전에는 도관으로 돌아가 도장에게 자초지종을 밝히고 깊은 산중에 사람의 방해를 받지 않을 뜰을 찾아 손수 화분을 구워 냈다.

  • 这样一来,我的牡丹花就有属于自己的便携居所了。이렇게 해서, 내 모란은 자신만의 휴대용 거처를 갖게 되었다.

  • 现在只要带上花盆一起,艾因还是能去到院子之外的地方。
    能够不受任何束缚和他一起游历的将来,我每天都在期盼着。
    이제 화분만 함께 들고 나가면 아인은 뜰 밖으로도 갈 수 있다.
    어떠한 구속도 없이 그와 함께 유람할 미래를, 나는 날마다 고대하고 있다.

  •  

  •  

  •  

  • 今日就待在这里吧。오늘은 여기 머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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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行了一段山路,我们寻到一片溪流,便在水边坐下。산길을 한동안 걸어 우리는 개울가를 찾아 물가에 앉았다.

  • 甫一安坐,就看见对岸的树丛间窜出一只野狼,它口中衔着将死的山鸡,又很快消失不见。막 자리를 잡자 건너편 숲 사이로 들늑대 한 마리가 튀어나와 죽어 가는 꿩 한 마리를 물고는 이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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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你现在……还会有那种想法吗?지금은…… 아직 그런 생각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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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艾因想必也看见了那一幕,这具新生的身体虽然从未尝过血液的滋味,也具有过去的记忆。아인도 분명 그 장면을 보았을 것이다. 이 새로이 얻은 몸은 피의 맛을 모른다 해도 과거의 기억은 품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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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인
    我不会去想了。이젠 그러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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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他拿起我一同带出门的糕点,慢条斯理地咽下后,露出释怀的笑容。그는 내가 함께 들고 나온 과자를 집어 천천히 삼킨 뒤 홀가분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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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인

    就算真的会想起,那我也只要……설령 정말 떠오른다 해도 나는 그저……

    只要像这样,看着你就好了。이렇게, 너를 바라보기만 하면 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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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我本想俯身去拿糕点,却迎上艾因的唇,收获一个蜻蜓点水般的吻。나는 몸을 굽혀 과자를 집으려다 아인의 입술과 마주쳐, 잠깐 스치는 입맞춤을 받았다.

  • 嘴角一时间溢满花朵的清香,似乎不止来自于糕点,还残留零星的花瓣。입가에는 한순간 꽃의 향이 가득 번졌고, 과자 때문만은 아닌 듯 드문드문 꽃잎이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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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这可是第一次……你让我先准备一下。이건 처음인데…… 나도 준비할 시간을 좀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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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我将花瓣从唇边拂落,看见艾因别过脸,用宽大的衣袖把口鼻捂住。나는 입가의 꽃잎을 털어 내며 아인이 고개를 돌려 넉넉한 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는 것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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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인
    ……咳,咳。……콜록, 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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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他轻咳两声,竟是有更多的花瓣从口中溢出,飘散至地面。그가 두어 번 가볍게 기침하자 입에서 더 많은 꽃잎이 흘러 나와 땅으로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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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这又是怎么了?!身体不适应?이건 또 왜 그래?! 몸이 적응이 안 되는 거야?
  • 아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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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原本旖旎的氛围被我紧张的问话打破,艾因瞥了我一眼,身形消失在白牡丹深处。본래 아름답던 분위기는 내 다급한 물음에 깨졌고, 아인은 나를 흘끗 보더니 흰 모란 깊숙한 곳으로 몸을 감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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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难道是害羞了?……혹시 부끄러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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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我又做出一种猜测,见艾因不回应,试图用手指戳弄修长的花杆,他终于开口。나는 다른 추측을 보탰고, 아인이 대꾸하지 않자 길게 뻗은 꽃줄기를 손가락으로 쿡쿡 찔러 보았다. 마침내 그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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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상
    아인

    ……是后面那一种。……방금 그 뒤쪽의 그거야.

  • 두상
    아인

    我也不曾,对其他人这么做过。그리고 나도, 다른 누구에게 이렇게 해 본 적 없어.

  • 好啦,我自然知晓的。알아, 당연히 알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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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我抱起花盆,踏上归家的路。
    一路上艾因时不时指认方向,我虽心知肚明,却也笑着应和。
    나는 화분을 안아 들고 집으로 가는 길에 올랐다.
    길 내내 아인은 이따금 방향을 짚어 주었고, 나는 속으로 다 알면서도 웃으며 맞장구쳤다.

  • 形单影只的白牡丹随我的动作摇曳,不必再担心因弯折而失去生机。
    原本在既定命数里随波逐流的花朵,已然长出最稳固的根脚。
    외로이 하나뿐인 흰 모란은 내 걸음에 맞춰 흔들렸고, 더는 꺾여 생기를 잃을까 염려하지 않아도 되었다.
    본래 정해진 운명 속에 떠밀리던 꽃은 이미 가장 단단한 뿌리를 틔웠다.

  • 山高水长,物象万千,前路也必然繁花似锦,只因我们始终根系相牵,魂梦相依。산은 높고 물은 길어, 만물은 천변만화하고, 앞길 역시 분명 꽃비단 같으리라. 우리 뿌리는 끝내 서로 얽혀 있고, 혼과 꿈 또한 서로 기대니.

  • 如此深信,矢志不渝。나는 이를 깊이 믿고, 뜻을 굽히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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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书中所记책 속에 적힌 것

  •  “……你还会开花吗,艾因?” "……당신도 꽃을 피우나요, 아인?"

  •  “你做噩梦了吗?怎么突然想起这种事?” "악몽 꿨어?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을 떠올렸어?"

  • 少年在半梦半醒间收紧了自己的怀抱。소년은 반쯤 잠든 채 자신의 품을 더 꼭 조였다.

  •  “我想起了那个书生写的诗。” "그 선비가 쓴 시가 떠올랐어요."

  •  “——山院黄昏雨,垂帘坐小窗。相思人不见,中夜泪双双。” "——산뜰의 해질녘 비, 늘어진 발을 드리운 작은 창가에 앉는다. 그리운 사람은 보이지 않고, 한밤중에 눈물이 쌍쌍이 흐른다."

  •  “不开了,我不会被人抢走的,更不会让你哭。” "피지 않을게. 나는 누가 빼앗아 가지도 못하게 할 거고, 더는 너를 울게 하지도 않을 거야."

  •  “明天醒来后,你还能看见我,至于现在……” "내일 눈을 뜨면, 넌 여전히 나를 볼 수 있을 거야. 지금은……"

  • 吻在额头落下,像花瓣一般轻盈。입맞춤이 이마에 내려앉았다, 꽃잎처럼 가볍게.

  •  “和我一起闭上眼睛,然后,睡觉。” "나와 함께 눈을 감아. 그리고, 자자."